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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with 치킨' 시즌3-2] 1주차 – 왜 사회적경제인가? 오늘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나?(신동민 참석자)

작성자 : 관리자 (211.227.108.***)

조회 : 1,127 / 등록일 : 20-02-10 16:06

오랜만에 찾은 헨리조지센터는 홍대로 이사를 했더군요. 좀 더 쾌적하게 느껴지는 동네(?), 건물, 그리고 널찍한 공간 안에 테이블, 투박한 십자가와 함께 치킨, 콜라, 맥주, 그리고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첫 모임에는 18명이나 참석했습니다'책읽기 with 치킨'을 시작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지원하고 동시에 지원한 모두가 출석한 첫 모임은 없었다고 합니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분투하면서 밥 먹듯이 야근을 하는 우리의 직장인들이 왜 이곳까지 찾아올까? 토익 공부에 전공 공부하느라고 바쁜 대학생들은 왜 이곳으로 올까? 사실 공부라면 초•중•고도 모자라 대학까지 꼬박 16년이나 한사람들이 또 공부하겠다고 이곳으로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잠시 고민이 되더라고요. 사람냄새가 나는 곳이라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사람냄새 나는 공부를 하는 곳이라 모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적경제' 요즘 들어 여기저기서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입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적경제 섹터에서 종사하고 있어서 너무도 많이 말하고 들은 단어이지만 정작 누군가 저에게 '그럼 사회적경제가 뭔데?' 라고 질문을 한다면, 이런저런 장황한 설명은 늘어놓을 수 있어도 명쾌하게 '이거다!' 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개념정리도 확실히 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네트워크도 하고 싶어서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첫 시간은 강수돌 교수님의 논문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별히 토지정의시민연대의 이성영 정책팀장님의 강의로 시작했습니다. 칼 폴라니는 <거대한 전환>에서 ‘사회 속에 깃들어 있던 경제가 오히려 사회 위에 군림하게 되는’ 과정을 자본주의의 탄생으로 봅니다. 말한 것처럼 사회 안의 모든 가치가 경제적 가치로 환원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럽식 자본주의와 한국의 자본주의는 양상이 다른데 그래도 유럽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논의를 거쳐 복지국가, 사회적경제 등을 통해 경제가 다시 사회 속에 깃들게 된 형태이지만 한국식 자본주의는 경제가 사회 위에 군림하여 사회를 압살하는 소위 천민자본주의의 형태라는 것이 현실입니다. 찬바람 쌩쌩 부는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안에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사회적경제이며 사례로는 사회적기업, 마이크로크레딧, 공정무역, 지역화폐, 사회주택, 등이 있습니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사회적경제가 복지국가를 지양한다는 사실입니다. 복지국가 하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했던 저에게는 약간의 충격이었습니다. 복지국가는 결국 한 나라 안에서 다루어지는 담론이기 때문에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한 나라가 한 나라를 착취하는 구조 자체는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지국가는 한 나라 안에서 부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전 세계적인 경제적 불평등을 먹고 사는 나쁜 놈이라는 것이죠. 또한, 복지국가는 결국 국가가 주도하기 때문에 전체주의로 흐를 수 있는 위험성이 있고 아무래도 시민들의 풀뿌리 자발성 및 자율성이 억압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굉장히 설득력 있는 논리인데 언뜻 동의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여하튼 사회적경제란 국가가 만든 제도도 아니며 대기업이 만든 착한 일도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야 생명력이 있고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정부 주도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물론 그냥 두었다면 이런 운동이 일어날 수나 있었을까에 대해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기의 사회적기업들이 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인건비를 먹고 연명하다 지원이 끊기자마자 도산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혁신적인 사회적기업은 별로 없다고 말하는 지금의 현실이 이런 부작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협동조합 붐이 일어나서 여기저기 협동조합을 설립하지만 90% 이상이 허수라는 의견도 나왔고요. 그렇다고 정부 주도의 사회적경제 운동이 필요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시민주도의 알맹이 있는 운동을 만들기 위한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속에서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에 찌들 수 없는 팔딱팔딱 뛰는 생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이런저런 담론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공부해야 할 이론과 논리들이 많구나! 새삼 느낀 모임이었습니다. 사회적경제가 이 시대의 폭력적이지 않은 신사적인 대안이 되길, 그리고 남북한의 통합된 경제논리를 만들어내는 통로가 되어 통일의 기초를 쌓는 담론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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