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고

언론기고
이전 목록 다음

[이태경] 고령자에 종부세 부과는 가혹? 혹세무민 말라

작성자 : 관리자 (211.227.108.***)

조회 : 14 / 등록일 : 20-02-08 14:24



고령자에 종부세 부과는 가혹? 혹세무민 말라
보유세에 쏟아지는 거짓말들을 논박한다

 


이태경 / 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


문재인 정부가 12.16부동산종합대책에 종부세 강화를 포함시키니 대부분의 미디어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해괴한 논리로 보유세를 공격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 몇 개만 짚어 논박하려 한다. 기실 대부분의 미디어들에 의해 추진되는 보유세에 대한 곡학아세와 침소봉대는 참여정부 당시부터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던 것이라 새로울 것도 없다.
  

① 소득 없는 고령자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가렴주구다?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공시가격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보유한 은퇴자 중에 소득이 없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드물다는 점이다. 대체로 자산이 많은 사람이 소득도 많다. 소득이 없어 종부세를 낼 형편이 되지 못하는 고령자의 경우에는 보유세를 낼 시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소득이 없다고 하더라도 종부세를 부담할 수 있는 고령자가 있고 그렇지 않을 수가 있는데, 만약 후자라면 납기를 유예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일종의 과세이연제도인데 상속, 증여, 매매 등 소유권 이전이 발생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유예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고령층이라고 해서 종부세 면세나 감세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수혜가 노령층이라고 해서 빗겨가지 않은 것처럼, 공평과세의 원칙에서 노령층도 예외일 수는 없다. 게다가 종부세는 소득세가 아니라 재산세다. 고가의 고급차를 소득 없는 고령자가 몬다고 해서 자동차세를 감면해 주지 않는 이치를 생각해 보라. '소득 없는 고령자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논리는 종부세를 부당하게 공격하기 위해 미디어들이 만든 혹세무민에 불과하다.
  

② 보유세를 높이면 매수인 혹은 임차인에게 전가되어 오히려 서민들만 피해를 입는다?

  
이 주장은 '보유세 전가론'인데 대부분의 미디어들이 보유세를 음해할 때 흔히 사용하는 논리다.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의 메커니즘을 통해 이 주장의 허구성을 살펴보자.
  

매매시장에서 보유세는 전가되지 않기 때문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들어가는 주거비용을 올리지 못한다. 세금 전가는 공급자가 공급량을 가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재화에서나 가능하다. 일반 재화의 경우 가격 변화에 따른 공급량과 수요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쪽이 세금을 상대편에 전가한다. 그러나 토지는 공급이 완전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공급자가 가격에 따라서 그 양을 조절할 수 없다. 따라서 보유세는 소유자가 모두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매매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보유세가 강화되면 투기적 목적으로 가지고 있던 주택들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가격이 하향 안정화됨으로써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된다. 참여정부 당시 이른바 '종부세 회피 매물'이 강남권에서 봇물을 이루고, 그 때문에 가격이 내려간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는데 종부세의 효과를 생생히 보여 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임대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일각에서는 보유세가 인상되면 소유자가 인상분을 바로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주택 소유자가 전능한 존재라고 전제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주택 소유자들은 보유세가 인상되기 전이라도 전세금을 인상하는 것이 마땅한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주택시장의 임대료는 보유세의 전가를 통해서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말해서 소유자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주택임대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이루어진다. 보유세가 하락하면 투기적 수요가 증가하고, 투기 목적으로 사 놓은 주택이 전세나 임대시장에 나오게 되어 임대주택 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전세금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반대로 보유세 강화가 현실화되고 그것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시장참가자들이 믿게 되면, 매매 물량이 많아져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경향이 있고, 잠재적인 매수자도 가격이 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상당기간 전세나 임대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세 및 임대 수요가 증가해서 전세 값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고 적정 공급량이 유지되면 임대시장은 정상을 되찾게 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임대시장은 실수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임차인은 투기 때문에 올라 있는 임대료를 지불하면서까지 거주하려 하지 않는다. 


임차인은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자신이 그곳에 거주하면서 누리는 편익을 고려해 임차 여부를 결정한다. 요컨대 보유세는 임대시장에서 임차인에게 전가되지 않고, 임대시장의 임대료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더 정확히 말하면 임차된 부동산의 사용가치에 의해서 결정된다.
  

참여정부 당시의 경험을 복기해 보더라도 주택소유자들이 늘어난 보유세를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현상은 목격되지 않았다. 또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패키지로 도입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힘의 비대칭성을 완화하고,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면 임대인들이 보유세를 임차인에게 전가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오른다. 또한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부터 시세변동률을 공시가격에 모두 반영하고 특히 고가 주택 등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먼저 높인다고 밝혔다 

 
③ 1가구1주택자에게도 보유세를 중과하는 것은 징벌적 세금이다?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소득세처럼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고, 개인이나 법인이 사회와 공공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혜택과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사용요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1주택자라 하더라도 토지라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받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1주택자이건, 다주택자이건, 투기 목적이건, 실수요 목적이건 구분할 필요 없이 종합부동산세에서 예외일 수 없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에 불과한데(예컨대 실거래가 10억짜리 아파트의 보유세가 년간 150만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보유세가 이렇게 낮다보니 투기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부동산 소유자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서비스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적은 대가를 지불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보유세 강화는 이를 정상화시키는 작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1주택자들을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시키면 다주택자들과의 형평성 논란뿐만 아니라, 대형 주택의 증가라는 부동산시장의 왜곡을 발생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1주택자는 실수요자'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1주택자 종부세 면세'를 주장하고 있지만, 고가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1주택자들의 경우에도 얼마든지 투기목적(예컨대 근래 부는 똘똘한 집 한 채 열풍을 생각해 보라!)이 있을 수 있다. 


만일 1주택자들에게만 종합부동산세 면세 조치를 취한다면, 30억 원짜리 1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5억 원짜리 주택 2채를 소유한 경우는 포함되는데, 이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이렇게 되면 고가 주택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폭증할 것이고 이는 다시 부동산투기를 불붙일 도화선이 될 것이 분명하다. 요컨대, 1주택자에게도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④ 보유세를 높이면 양도세는 낮춰줘야 시장에 매물이 나온다? 
  

보유세가 재산을 '보유하는 데 대한' 사회적 책무라고 한다면, 양도세는 '소득이 발생한 데 대한 세금'이다. 부동산을 양도했을 때 이익이 없다면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양도차익이 있다 하더라도, 주택은 가장 기본적인 자산일 뿐 아니라 팔고 다른 주택을 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득세와는 차이를 둔다.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따라서 보유세가 강화될 때 문제가 되는 건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과세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보유세가 현저히 낮다는 점, 부동산 양도차익은 악성의 양도차익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하는 건 불가하다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이다. 오히려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보유세 강화 로드맵 발표 + 유예기간을 준 후 양도세 중과' 패키지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위에서 살핀 것처럼 종부세를 포함한 보유세에 대해 퍼부어지고 있는 미디어들의 공격은 전적으로 곡학아세이며 참주선동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는 미디어들의 혹세무민에 동요하지 말고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통해 보유세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오마이뉴스 2019년 12월 26일> 령자에 종부세 부과는 가혹? 혹세무민 말라  

목록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 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 됨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SITE MAP

팀뷰어 설치파일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