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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실수요 1주택자’ 프레임을 넘어라

작성자 : 관리자 (220.88.188.***)

조회 : 1,785 / 등록일 : 20-04-30 16:54

 

 

‘실수요 1주택자’ 프레임을 넘어라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하나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실수요 1주택자’라는 프레임이 그것이다. 이 프레임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고 싶으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된다. 민주당은 총선 전 강남벨트(강남·서초·송파)의 표를 얻기 위해 실수요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추가 인하를 공약한 바 있으며, 강남벨트의 유권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당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실수요 1주택자’프레임이 집권여당 뿐 아니라 다수의 시민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1주택자는 투기꾼이 아니고 실수요자이니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실수요 1주택자’ 프레임이 기각되어야 하는 이유들


하지만 ‘실수요 1주택자’프레임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기각되어야 마땅하다.

 

첫째, 종부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사회적 편익에 대한 대가이다. 보유세는 징벌적 과세도 아니고 부유세도 아니다. 보유세의 본령이자 핵심성격은 위치로 요약되는 사회적 서비스를 누리는 자가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1주택자라고 해서, 실수요 목적이라고 해서 혜택을 누리는 것이 부당함을 금방 알 수 있다. 양도소득세에 대한 1주택자 감면혜택도 부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다주택자건, 1주택자건 부동산 불로소득을 얻었으면 그 중 일부를 세금으로 납부하는 것이 지극히 정당하다 할 것이다.


둘째, 1주택자에 대한 갖은 혜택(종부세 부과시 공시가격 9억원 공제혜택,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양도세 감면혜택 등)이 똘똘한 1채 수요를 폭증시켜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고 교란하고 있다. 근년 들어 두드러진 서울의 똘똘한 1채 선호는 1주택자에 대한 중첩된 특혜가 낳은 결과다.


똘똘한 1채 수요 폭증은 똘똘한 1채가 집중된 서울의 아파트 가격만 상승시키는데 그치지 않는다. 서울과 서울 인근 경기도의 아파트 시장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정점으로 피라미드 식으로 줄을 선다. 예컨대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강남의 신축 아파트→강남의 구축 아파트→마용성광(마포·용산·성동·광진구)의 신축 아파트→마용성광의 일반 아파트→서울 타지역의 신축 아파트→서울 타지역의 구축 아파트→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신도시의 신축 아파트→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신도시의 구축 아파트→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신축 아파트→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구축 아파트→서울과 거리가 원격한 경기도 신축 아파트→서울과 거리가 원격한 경기도 구축 아파트 순서로 말이다.


즉 똘똘한 1채 수요가 집중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일종의 기준이 되어 인근의 아파트 가격을 견인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실수요 1주택자’ 프레임을 극복해야


기실 ‘실수요 1주택자’ 프레임은 1주택자를 실수요자로 간주하고 실수요자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분점해도 좋다는 관념이 반영된 프레임이다. 하지만 이 프레임은 ‘부동산공화국’을 지탱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 중의 하나로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지난 12년(2007~2018) 동안 발생한 부동산 불로소득(순임대소득과 양도차익의 합)은 가장 보수적으로 잡아도 GDP의 평균 20.5%에 이른다. 연평균 300조원을 훌쩍 넘는 천문학적 액수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규모도 문제지만, 발생할수록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치명적인 독소를 내장하고 있다. 남 소장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동산불로소득이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기여도는 11년(2008~2018년) 동안 약 15~38%, 연평균 25.3%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부동산 불로소득이 2018년의 경우 임금소득, 사업소득, 기타소득과는 반대로 그 양이 증가할수록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한계효과를 갖는다는 점이다. 즉 남 소장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양적 측면에서 부동산불로소득이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은 임금소득 다음으로 크고, 질적 측면에서는 악성도가 가장 높다.


당연한 말이지만 최악의 불로소득이라 할 부동산 불로소득에 실수요 1주택자가 획득한 부동산 불로소득도 상당 부분 포함된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부동산 공화국을 혁파하기 위해서 ‘실수요 1주택자’프레임을 반드시 지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중의 소리 4월 30일> ‘실수요 1주택자’ 프레임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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