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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업] 용산정비창에 '불로소득 차단형' 주택을 공급하자

작성자 : 관리자 (211.227.40.***)

조회 : 29 / 등록일 : 20-05-14 18:02

 

 

 

용산정비창에 '불로소득 차단형' 주택을 공급하자
8000 가구 부작용 막으려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정답

 

 


남기업 /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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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부가 지난 6일 미니신도시급인 8천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한 서울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 ⓒ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5월 6일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에 주택 7만 호를 공급해서 공급 부족 염려를 일소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목표로 보인다.


여기에 눈에 띄는 것은 용산철도정비창 부지에 공급될 80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 급의 주택공급계획이다. 용산은 서울의 젖줄인 한강을 품고 있고,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과 강남을 연결하고 있으며, 더구나 정치·금융권 중심인 여의도와 인접한 이른바 '노른자위 땅'이다.


이런 곳에 8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라고 하니(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비율은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것은 규모 면에서 이미 완공된 헬리오시티와 재건축을 앞둔 둔촌주공아파트의 일반분양 물량을 합한 것에 견줄 수준이다.


본래 이 부지는 불과 2년 전인 2018년 6월 박원순 시장이 '용산·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을 계획했다가 무산된 바 있는 땅이다. 이런 전력이 있는 이 위치에 어떤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좋을까?


투기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기존 주택공급 방식

 
좋은 방안을 찾기 위해 기존 방식으로 공급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자. 기존의 분양주택을 공급하면 분양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이다. 분양가가 높으면 고분양가 논란과 함께 건설사의 폭리 문제가 불거질 것이고, 분양가가 낮으면 최초 분양자가 시세차익을 누린다는 이른바 '로또 아파트' 문제가 생길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기존 방식대로 분양하면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가 된다. 물론 전매제한을 걸고 해당 지역에 의무거주 기간을 설정하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워낙 좋은 위치이기 때문에 분양된 주택가격이 폭등하면 잘못하다간 서울 아파트 전역으로 투기가 번져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방법이 없을까? 있다! 불로소득 차단형 분양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어야 하는가


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어야 하는지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무엇보다 저렴한 주택, 즉 기존주택 가격의 1/3~1/2 사이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왜냐면 주택 가격의 50~60%를 차지하는 토지가격이 주택가격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건물은 어디서나 평당 500~600만 원이면 공급이 충분히 가능하다.


게다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실수요만 시장에 등장한다. 저렴하게 공급하면 투기수요가 몰릴 거 같은데 어떻게 실수요만 등장할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해할 수 있어서 설명해본다.


주택은 토지와 건물의 합인데, 여기서 가치가 (투기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토지다. 건물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토지를 임대하고 임대료를 제대로 환수하면 토지의 가격은 계속 제로에 가깝게 되고, 집값은 상승할 일이 없어진다.


매매차익이 기대되지 않으니 투기수요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세무조사도, 자금출처조사도, 의무 거주기간 설정도, 전매금지 제한도 애당초 불필요하다.


공공의 토지개발비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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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 서부이촌동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내건 시세 안내. ⓒ 연합뉴스


그러면 공공의 토지개발비를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공공은 토지를 수용·개발해서 공동주택용지와 단독주택용지, 상업용지 등을 매각해왔다. 매각해서 토지 수용비와 개발비를 조기에 회수하고, 환수한 개발이익으로 공사의 운영자금과 공공임대주택 운영에서 나타나는 적자를 메꾸어온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투기가 유발될 수밖에 없다.


토지개발비를 조달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토지전세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입주 가구와 상가 소유자가 토지임대료를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금으로 내고 집이나 상가를 팔고 이사할 때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토지개발비는 전액 커버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발표된 용산 부지는 사유지가 아니고 70%는 코레일 소유이고, 30%는 국공유지이다. 토지를 매입하는 데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다. 물론 전세가 아니라 순수월세를, 혹은 전세와 월세의 혼합형을 선택하는 입주자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월세를 기본으로 하는 자산유동화증권(Asset Backed Securities : ABS)이나 장기 채권을 발행해서 재원을 조달하면 된다.


2011년 강남·서초의 교훈


이 지점에서 우리는 분양에는 성공했지만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투기를 차단하는 데는 실패한 강남·서초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2011년 11월에 분양)의 경험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강남·서초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가격은 주변 시세의 1/4 수준인 2억 2천만 원이었고 토지임대료는 35만 원(강남 세곡지구 84㎥ 기준)이었다. 임대료가 이렇게 낮았던 이유는 토지임대료를 토지의 감정가액도 아니고, 시장가액은 더더욱 아니고, 택지조성원가를 기준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를 조성했기 때문에 파격적인 택지조성원가가 가능했고, 결과적으로 임대료가 턱없이 낮게 설정된 것이다.


이런 까닭에 강남·서초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는 5년 전매제한기간을 둘 수밖에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매제한기간 끝난 2018년 기준으로 8억 3천만 원이었던 집값이 2020년 1월 기준 10억 원이 넘어버렸다.


건물가격이 이렇게 오른 이유는 환수되지 않은 토지임대료가 자본화되어 건물가격에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변 시세의 1/4 수준으로 공급했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10년도 되지 않아 4~5배나 뛴 것이고, 최초 분양자만 혜택을 보게 된 로또 아파트로 변질된 것이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토지임대료를 시장 임대료에 가깝게 붙이고, 임대료는 3년에 1번씩 재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토지개발비를 조기에 회수할 수 있고, 명실상부한 불로소득 차단형 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불로소득 유발형 주택공급은 이제 그만


그동안 우리는 기존의 주택공급 방식, 즉 토지까지 매각하는 주택공급 방식이 국민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중소득층까지도 주거 불안에 떨게 하고, 투기를 조장하여 불평등을 심화시켜왔다는 것을 경험해 왔다. 최근 10년(2008~2018)간 신규주택의 절반을 다주택자들이 소유해버렸고 다주택자들의 평균 보유 주택수가 3.5채에서 7.0채로 증가했다는 점, 그리고 비(非)주택거주가구의 비율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2년 전 서울 집값 폭등의 신호탄이 되었던 용산에 불로소득 환수형 분양주택을 공급하자. 그렇게 하면 로또 분양 논란이나 고분양가 논란은 사라진다. 실수요만 시장에 등장한다.


그리고 토지전세제도를 이용하면 토지개발비를 바로 회수할 수 있고, 재정적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이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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