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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시장은 정부를 이기지 못한다

작성자 : 토지+자유연구소 (220.121.145.***)

조회 : 94 / 등록일 : 20-06-19 14:31

 

 

 

시장은 정부를 이기지 못한다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문재인 정부가 6.17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스물 한 번째 부동산 대책이자, 2017년 8.2대책, 2018년 9.13대책, 2019년 12.16대책에 어깨를 견줄 네 번째 주요대책이다.


정부가 15억 이상의 초고가 아파트와 9억 이상의 고가 아파트를 주된 타겟으로 삼아 내놓은 12.16대책의 효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은 올 5월 초까지 하향안정세를 유지했다. 물론 시장이 하향안정세로 돌아선 건 코로나 쇼크 탓도 컸다. 문제는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 시장과 고가 아파트 시장이 잠잠해진 사이에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9억 이하 아파트 시장 및 경기도의 비규제지역 아파트 시장이 풍선효과로 맹렬하게 타올랐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서울의 대표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과 강남권의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들이 가격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코로나 쇼크로 인해 경기침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6.17대책을 내놓은 배경이 여기에 있다.


법인, 재건축, 갭투기, 풍선을 정조준하다


6.17대책의 핵심타겟은 법인, 재건축, 갭투기, 풍선이다. 그 중 법인에 대한 규제가 이번 대책의 백미다. 정부가 가계와 개인을 중심으로 대출 및 세금 등의 규제를 집중하자 근래 투기 우회로로 급부상한 루트가 크게 네 개다. 법인, 임대등록사업자, 신탁, 증여가 그것이다. 이를 인지한 정부는 임대등록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고 있으며 증여세 탈루를 철저히 추적 중이다. 신탁은 아직까진 보조적 투기 우회로에 가깝다. 법인을 만들어 대출 및 세금규제를 피해나가며 투기를 일삼고 불로소득을 추구한 것이 근래의 주된 흐름이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경기와 인천 지역의 아파트 거래 건수 가운데 법인 거래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그 실증적 증거다. 이에 정부는 칼을 빼들었다. 이번 대책 중 법인에 대한 대책은 ■주택 매매·임대사업자 주택담보대출 금지 ■주택 처분시 적용하는 추가 법인세율을 현재의 10%에서 20%로 상향 ■법인 보유 주택 종부세 세율 3~4%단일세율 적용 및 6억 공제한도 폐지 ■법인의 조정대상지역내 신규 임대주택에 대해 종부세 부과 등이 망라됐다. 법인을 이용한 투기행태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근래 원기를 회복(?)중인 재건축 단지들도 정부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조합원 입주신청 자격에 2년 거주 의무가 부과된 것이다. 재건축은 투기수단일 뿐 거주수단이 아니므로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안전진단에 대한 시·도 권한이 강화되는 등 안전진단의 투명성 및 공정성이 강화됐고 재초환에 기반한 재건축부담금의 징수도 본격화됐다.


갭투기에도 규제가 한결 강화됐다. 9억 이상에 집중됐던 갭투기 규제가 규제지역 내에선 사실상 3억까지 내려왔고 전입의무도 한층 강화됐다. 또한 경기도 일원을 투기광풍으로 몰아넣었던 이른바 풍선효과에도 메스가 가해졌다. 조정대상지역이 현재의 44곳에서 69곳(경기·인천·대전·청주 대부분), 투기과열지구가 31곳에서 48곳으로 대거 늘어났다.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대출, 세금, 청약 등에 강력한 규제가 적용된다. 대규모 개발호재가 있는 강남, 잠실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건 덤이다.


투기 잡을 때까지 대책 내놓는다


6.17대책은 발표시점과 타게팅, 강도 면에서 모두 호평할만 하다. 무엇보다 이번 대책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쇼크 및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함을 넘어서 6년 동안 대세상승을 거듭하며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키겠다는 뜻이 분명한 듯 싶다.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대책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촘촘해지고 있으며, 빈틈을 메우고 있고, 대책의 발표시점도 몽골기병처럼 신속해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들이 누적되고 정교해질수록 정책효과는 반드시 발휘될 수 밖에 없다. 인디언 기우제가 반드시 비를 부르는 건 인디언들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확실히 하향안정화될 때까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들을 투사하면 시장은 반드시 하향안정화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문재인식 인디언 기우제의 백미는 역시 부동산 관련 세금과 공급방식이어야 한다는 주문이 그것이다. 시장참여자들이 부동산 투기에 광분하는 건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를 하면 돈을 벌긴커녕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확실히 주면 시장참여자들은 그 신호에 맞춰 스스로를 조직한다. 기대수익률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정책수단이 바로 부동산 관련 세금이며, 그 중에서도 보유세와 양도세다. 공제와 감면 혜택을 최대한 줄인 보유세와 양도세의 획기적 강화는 시장참여자들의 투기 의욕을 결정적으로 꺾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향후 공급될 용산 미니신도시와 3기 신도시의 공급방식을 기존의 분양이 아닌 토지임대부로 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기존의 분양방식은 공공, 기업, 가계가 토지불로소득을 사이좋게(?) 분점하는 방식이라면 토지임대부 공급방식은 토지불로소득을 공공이 공익목적으로 원천환수한다는 패러다임의 쉬프트를 의미한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용산 미니신도시와 3기 신도시를 토지임대부로 공급하겠다는 발표를 한다면 시장은 이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끝으로 임대차 3법이라 불리는 전월세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까지 입법된다면 임대차 시장까지 안정될 것이다. 임대차 시장의 안정은 매매가격이 안정되면 전세가격이 치솟고 줄어든 갭이 다시 매매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말들을 대부분의 미디어와 자칭, 타칭의 전문가들은 입버릇처럼 한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시장은 동원가능한 자원이 제한적이지만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들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다. 시장은 정부를 이기지 못한다.


<민중의 소리 6월 19일자> 시장은 정부를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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