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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잡힐 때까지 한다’

작성자 : 토지+자유연구소 (121.161.76.***)

조회 : 304 / 등록일 : 20-07-16 16:49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잡힐 때까지 한다’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은 이 정부 출범 이후 21번째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다. 그중에서도 정책 패키지의 규모와 종합성을 기준으로 2017년 8·2 대책, 2018년 9·13 대책, 2019년 12·16 대책 등을 꼽는데, 6·17 부동산 대책도 그 반열에 들어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난해 12·16 대책 이후 경기도의 비규제지역 아파트 시장이 폭발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까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자,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쇼크에도 불구하고 신속히 내놓은 것이 바로 6·17 부동산 대책이다.

 

6·17 대책의 표적은 법인, 재건축, 갭 투기, 풍선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법인에 대한 규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가계와 개인을 중심으로 대출과 세금 부문에서 규제를 강화해왔다. 그러자 새로운 투기 우회로들이 부상했다. 법인, 등록임대사업자, 신탁, 증여 등이다. 이를 인지한 정부는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면서 증여세 탈루를 추적 중이다. 신탁을 활용한 투기와 세금 회피에 대한 대책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최근의 투기 트렌드는 법인을 만들어 대출 및 세금 규제를 피해나가며, 투기를 일삼고 불로소득을 추구한 것이었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경기와 인천 지역의 아파트 거래 건수 가운데 법인 거래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그 실증적 증거다.

 

정부의 6·17 대책은 법인을 우회로로 이용한 부동산 투기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6·17 대책 중 법인을 향한 것은 다음과 같다.

 

△주택 매매·임대사업자 주택담보대출 금지 △주택 처분 시 적용하는 추가 법인세율을 현재의 10%에서 20%로 상향 △법인 보유 주택 종부세 세율 3~4% 단일세율 적용 및 6억원 공제 폐지 △법인의 조정대상지역 내 신규 임대주택에 대해 종부세 부과 △부동산 매매업 관리 및 법인 거래조사 강화.

 

법인을 이용한 망국적 투기 행태에 강력한 제동이 걸린 셈이다.

 

또다시 투기의 뇌관 구실을 하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도 정부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조합원 입주 신청 자격에 ‘2년 거주’ 의무가 부과된 것이다. 재건축은 투기 수단일 뿐 거주 수단이 아니므로 재건축아파트 단지들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리라 보인다. 여기에 안전진단에 대한 시·도 권한이 강화되는 등 이 부문에서 투명성 및 공정성이 강화되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기반한 재건축 부담금의 징수도 본격화됐다.

 

갭 투기에 대한 규제도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9억원 이상 건물에 집중됐던 갭 투기 규제가 규제지역 내에서는 사실상 3억원까지 내려왔다. 전입 의무도 더욱 강화됐다.

 

경기도와 인천을 투기 광풍으로 몰아넣었던 이른바 풍선효과에도 메스가 가해졌다. 조정대상지역이 현재의 44곳에서 69곳(경기·인천·대전·청주 대부분), 투기과열지구가 31곳에서 48곳으로 대거 늘어났다.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대출, 세금, 청약 따위에 좀 더 무거운 관리가 적용된다. 가뜩이나 투기 수요가 집중된 데다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있는 강남·잠실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2년간은 사실상 갭 투기 등이 어려워진다.

 

6·17 대책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할 것이다. 나는 이번 대책을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굳건하다는 쪽으로 읽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네 개의 중요 부동산 대책 가운데 2017년 8·2 대책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018년 9·13 대책은 종부세 강화, 2019년 12·16 대책은 대출(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규제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이번 6·17 대책의 표적은 법인과 재건축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촘촘해지고, 더 정교해지고, 더 강력해지고, 더 신속해지고 있다. 특히 고무적인 건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쇼크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크게 훼손될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6·17 대책을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부동산을 통한 경제성장’을 포기(?)하겠다는 신호인 동시에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한 듯하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부동산 세제 개편 추진안을 곧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추진안의 핵심 내용은 ‘공시가격 현실화로 종부세 강화’ ‘양도세 실거주 요건(일정 기간 이상 실제로 거주해야 양도세 혜택을 주는 제도) 조정을 통한 양도세 강화’ ‘2주택자(현행 3주택자) 전세보증금 과세 등을 통한 갭 투기 방지’ 등일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면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될 때까지 관련 대책들을 줄기차게 투사할 작정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닐 성싶다. 마치 인디언들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곧 끝나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도 7월 하순이면 시행된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도 사실상 곧 금지된다. 쉽게 말해 세금을 올리고 대출도 어렵게 만들어 부동산 가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것. 이에 더해 저렴한 양질의 주택들이 줄줄이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될 요인들로 가득하다.

 

문재인 정부에 조언하자면 머지않아 개발될 용산 미니신도시와 3기 신도시의 공급 방식을 기존의 분양이 아닌 토지임대부로 하면 금상첨화일 듯싶다. 기존의 분양 방식은 공공, 기업, 가계가 토지 불로소득을 사이좋게(?) 분점하는 방식이었다. 1기 신도시를 필두로 수도권에 그토록 많은 공동주택들을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혁명적인 ‘신도시 토지임대부 공급’

 

이에 비해 토지임대부 공급 방식은 건물만 입주자에게 분양하고, 해당 건물이 있는 토지는 일정 기간 빌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입주자는 일정 기간 이후 건물은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지만, ‘빌려 쓰는’ 토지에 대해서는 임차료를 내야 한다. 토지로부터 나오는 불로소득을 공공이 공익 목적으로 원천 환수한다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용산 미니신도시와 3기 신도시를 토지임대부로 공급하겠다는 발표를 한다면 시장은 이를 혁명적인 변화로 받아들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임대차 삼총사라 불리는 전월세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를 입법 취지의 훼손 없이 최대한 조속히 입법하길 바란다. 그동안 주택 매매가격이 안정되면 전세가격이 치솟으면서 다시 매매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계속되어왔다. 대한민국처럼 전세제도가 발전된 나라에서 임대차 시장의 안정은 주거 안정뿐 아니라 매매 시장의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사인 7월 15일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잡힐 때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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