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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정확히 진단할까, 따져보니

작성자 : 토지+자유연구소 (220.121.176.***)

조회 : 66 / 등록일 : 21-01-24 23:04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정확히 진단할까, 따져보니

[혁신적·파괴적 주택공급이 필요하다 ①] 대체로 맞긴 맞으나, 일부 오류 있기도

 

 

 

7년 이상 지속 중인 부동산 대세상승이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모든 시민들이 고통받고 경제가 어려운 와중에도 부동산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장을 뽐냈습니다. 사정이 이쯤되자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특단의 공급대책'을 설날 전에 내놓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신년기자회견에서 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팩트체크와 새로운 주택공급방식은 어때야 하는지 다룹니다. 이 글은 그 첫 번째입니다. - 기자 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기조 변화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투기 억제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있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오독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문답 전문을 그대로 옮긴다.   

 

질문 : 최근 우리 사회는 주택가격 급등으로 인한 부동산 양극화가 사회적 격차를 확대하는 또다른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대통령께서 신년사에서 주거불안문제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올해는 특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투기 억제를 강조했던 부분과 크게 달라진 것인데, 부동산 정책 기조의 변화인지 궁금하다. 신속한 공급확대를 위해서 어떤 방안들을 구상하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린다.

 

답변 : "우리 정부에서 과거 정부에 비해서 보다 많은 주택공급을 늘렸다. 그러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를 잘 차단하면 충분한 공급이 될 것이라는 그런 판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부동산 투기에 역점을 뒀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근래에 그 연유를 생각해 보니,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아주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저금리인 그런, 그래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게 돼 있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작년 한 해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했는데도 무려 61만 세대가 늘어났다. 예전에 없던 세대 수의 증가다. 그 연유는 앞으로 좀 더 분석해 봐야 한다. 이렇게 세대 수가 급증하면서 우리가 예측했던 공급의 물량에 대한 수요가 더 초과하게 되고, 그것으로 결국 공급부족이 부동산가격의 상승을 부추긴 그런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기존의 투기를 억제하는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있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 대책에 대해서는 앞으로 국토부가 방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신임 변창흠 장관이 설 전에 발표할 계획이다.

 

대충 개요만 말씀을 드리면, 우리 수도권, 특히 서울시내에서 공공 부분의 참여와 주도를 더욱 더 늘리고, 인센티브도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 재개발 그리고 또 역세권 개발 그리고 또 신규택지의 과감한 개발 등을 통해서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그런 부동산의 공급을 특별하게 늘림으로써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저도 기대가 된다. 그 발표를 함께 기다려주시기 바란다."

 

문재인 정부 들어 크게 늘어난 주택공급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 공급이 이전 정부들에 비해 늘었다는 주장, 저금리와 유동성 과잉이 겹쳐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했다는 주장, 작년 한해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61만 세대가 늘어났고 세대수 폭증이 공급 부족을 야기했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들에 비해 주택공급을 크게 늘렸다는 건 사실이다. 아래 '표1'과 '표2'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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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의 서울 아파트 공급량과 '표2'의 수도권 아파트 공급량을 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아파트 공급량이 폭발적으로 늘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전임 정부들의 준공실적과 비교할 때 심지어 2배 이상 공급을 늘린 해가 있을 정도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압도적이라 할 만한 수준의 준공물량(입주물량)을 공급했다는 것이 통계로 확인된다.

 

저금리와 유동성의 힘

 

저금리와 과잉유동성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대통령의 분석도 설득력이 높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08년 8월부터 현재까지의 기준금리 추이가 확인된다. 2008년 5.25%이던 기준금리는 현재 실효하한인 0.5%다. 정말 드라마틱한 급락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시기만 보더라도 2018년 11월 1.75%이던 기준금리가 지금은 0.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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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추이.   ⓒ 자료:한국은행(2020)  

 

금리가 이렇게 떨어지면 이자비용이 낮아져서 시장참가자들이 레버리지를 일으켜 부동산을 매입하는 걸 주저하지 않게 된다. 또한 최근 우리가 목격하듯 예금 등 안전자산에서 부동산 및 주식 등의 위험자산으로 돈이 대거이동하는, 이른바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게 마련이다.

 

예컨대 예금금리가 연 5%라고 할 때 1억 원을 예금하면 1년에 5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예금금리가 연 0.5%로 떨어지면 1억 원을 1년 동안 은행에 예금해도 고작 50만 원밖에 못 받는 셈이다. 지난해에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5%였으니 이자를 받아도 자산은 전혀 늘지 않는 셈이고, 만약 물가가 더 상승하면 내 자산은 줄어들게 된다.

 

극단적인 저금리 하에서 시장참여자들은 더 가난해지는 걸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등 자산 매입에 필사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우리는 '유동성의 홍수' 시대를 통과 중이다.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http://ecos.bok.or.kr/)에 따르면 광의통화(M2)량은 2000년 1월 676조(평균잔액·원계열 기준)이던 것이 2020년 11월 3183조 원에 도달한다. 불과 20년 새 4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M2의 증가속도는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M2는 2005년 7월 1004조 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돌파한 후 2009년 6월 1501조 원, 2014년 7월 2013조 원, 2017년 10월 2504조 원을 차례로 찍고 마침내 2020년 4월 3015조 원이 됐다. 사상 최초로 3000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 놀라운 건 3000조 원을 돌파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168조 원이 폭증했다는 사실이다. 유동성이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만조시에 밀물이 모든 배들을 띄우는 것처럼 과잉유동성은 모든 자산가격을 밀어올린다.   

 

1인 가구의 증가가 유의미한 주택수요 확대라고 보긴 어려워

 

위에서 살핀 것처럼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공급이 이전 정부들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와 유동성의 힘이 근래 얼마나 커졌는지도 팩트로 확인된다.

 

하지만 대통령이 지난해 주택 초과수요의 원인으로 지목한 61만 세대의 증가가 정말 주택시장에서 유의미한 변수였는지는 회의적이다. 세대 수의 폭증은 객관적인 사실이지만, 그 대부분은 1인 세대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세대 분리가 왜 그렇게 폭발적으로 일어났는지는 상세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추정컨대 청약통장 가입, 증여 목적의 세대 분리가 세대 분리의 주된 원인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건 구매력이 현저히 낮은 1인 세대의 폭증을 유의미한 주택수요라고 볼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이 아닌 바에야 어떤 1인 세대가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해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난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정확하지만, 일부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기사에서는 혁신적, 파괴적 주택공급은 어때야 하는지, 실현가능한지 살펴보겠다.

 

<오마이뉴스 2021년 1월 24일>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정확히 진단할까,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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