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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용산공원에 토지임대부 주택 10만호를 짓자

작성자 : 토지+자유연구소 (220.121.176.***)

조회 : 234 / 등록일 : 21-01-25 17:54

 

 

 

용산공원에 토지임대부 주택 10만호를 짓자

[혁신적·파괴적 주택공급이 필요하다 ②-끝] 재건축이 아니라 '토지임대부'가 답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시장의 예상을 넘는 특단의 공급대책'을 언급했다. 어떤 공급대책이 나올지 심히 궁금하다(관련 기사: 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정확히 진단할까, 따져보니).

 

분명한 건 온갖 플랫폼과 디지털 디바이스로 완전 무장한 시장참여자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혁신적·파괴적 공급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개발이익 환수를 전제로 한 역세권 과밀개발이나 공공재건축 등은 그것대로 추진하되, 다만 그걸 공급대책이랍시고 발표하면 정말 곤란하다. 이미 시장참여자들은 그런 수준의 공급대책은 예상하고 있다. 

 

뻔한 공급대책은 시장의 혼란만 가중

  

단언컨대 역세권 과밀개발 및 공공재건축 등의 공급대책이 발표되면 입 달린 모든 자들이 '그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재건축 및 재개발 관련 규제를 전부 풀어 공급을 대거 늘려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결국 용적률도 풀고, 안전진단도 헐겁게 하고, 분양가상한제도 풀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없애라는 요구가 봇물 터지듯 터질 것이다. 시장참여자들이 그런 흐름을 예상하기에 강남재건축 단지가 벌써 꿈틀대는 것이다.

 

첨언하자면 재건축은 공급대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예컨대 역대 분양가 최고(평당 5668만 원)를 찍은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는 총 2990세대 중 일반분양 물량이 고작 224세대에 불과하다. 이처럼 재건축은 순증효과가 극히 미미하다.

 

그렇다면 혁신적·파괴적 공급의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이며 어떻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이 공급대책의 필요충분조건은 새로운 유형, 압도적 물량, 최적의 입지, 최대한 빠른 입주타이밍, 시장중립성이라는 다섯 가지 조건이 아닐까 싶다. 이를 풀면 기존의 분양·임대 이외의 공급유형을, 서울 아파트 1년 입주물량을 상회하는 물량으로, 직주근접(직장-주거지 근접지역)의 위치에, 3~4년 내 입주가 가능하면서도, 시장에 투기재료로 기능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좋다. 그런 공급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충분히 가능하다. 예컨대 용산공원 예정부지 100만 평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용적을 최대한 많이 줘서 짓는다고 가정해보자. 용산정비창(면적 약 51만㎡)이 용산공원 예정부지의 1/6 크기다. 그런 용산정비창 부지에 정부는 1만 가구를 지을 계획이다(관련기사 보기). 준주거지역 예정인 용산정비창을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하면 2만 가구도 가능하다고 한다. 용적률이 배 이상 늘기 때문이다.

 

단순히 계산해 봐도 용산정비창에 1만 가구가 들어갈 수 있다면 용산공원 예정부지에는 6만 가구가 가능하다. 만약 용산공원 예정부지를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하면 10만 가구도 너끈히 가능할 것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준공물량(입주물량)이 2011년 이후 압도적 최대인 5만3000호였다. 만약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최대 10만 호의 주택이, 토지임대부 형식으로, 일시에 공급된다면 시장참여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압도적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이를 공급한다면... 시장 안정 역할할 것

  

앞서 혁신적·파괴적 공급대책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새로운 유형, 압도적 물량, 최적의 입지, 빠른 입주타이밍, 시장중립성의 다섯 가지를 들었다.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최대 10만 호의 아파트를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한다면 위의 다섯 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며 투기의 재료는커녕 시장 안정의 트리거 역할을 할 것이 틀림없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공급유형이다. 건물을 분양받는 사람은 전용 25.7제곱미터 아파트를 대략 2억 원 남짓에 매수한 후, 매년 공공에 시장 가치 상당액의 토지임대료를 납부하며 평생 자가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다. 건물에 대한 재산권 행사는 전적으로 보장된다.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공급되는 10만 호 토지임대부 아파트는, 분양 혹은 임대라는 선택지 이외의 선택지라는 차원에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주택공급방식이 될 것이다. 또한 최대공급 물량 10만 호는 서울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의 2~3년 치에 해당하는 압도적 물량이다. 입지는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곳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국유지인 만큼 정부가 결심만 하면 3~4년 내에 입주 가능하다.

 

끝으로 재건축·재개발은 투기유발형 공급인 반면, 토지임대부 방식은 시장중립을 넘어 시장안정형 공급이다.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토지임대부 주택 10만 호를 공급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만약 문재인 정부가 용산공원 예정부지를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한다면, 주택시장은 중대 변곡점을 맞을 것이다. 무주택자들의 매수세는 꺾일 것이고, 다주택자들은 시장의 대세하락을 우려해 소유 주택을 매물로 던질 것이다. 매수세가 사라진 시장에 매물이 쌓이면 시장은 빠르게 대세하락 추세로 진입할 수 있다. 주택은 가격이 폭등하고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으면 모두가 사려고 혈안이지만, 가격이 하락하고 매물이 쌓이면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이상한 재화다.

 

과거의 공급대책은 오히려 투기수요를 촉발시켰으나,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공급하겠다는 토지임대부 방식은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다. 또한 이 방식은 공급대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부동산공급정책 기축은 토지 불로소득을 공공, 기업, 가계, 금융이 분점하는 방식이었다. 택지공급이든, 청약제도든, 심지어 분양가 상한제조차 모두 토지 불로소득의 분점에 기반한다. '누가 더 토지 불로소득을 차지하느냐'가 관건이었을 뿐이다.

  

반면 토지임대부 방식의 공급은 토지 불로소득의 분점에 기반한 공급대책과의 결별 선언과도 같다. 용산 이전에 판교와 광교와 위례를 전량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했다면,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것이다.

 

용산공원 예정부지에 토지임대부 주택 10만 호를 공급한다면, 이는 무주택자들에겐 한 마디로 '복음'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현 정부 민심 이반의 주된 원인인 부동산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으며, 부동산 공급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 자명하다. 이런 걸 두고 일석삼조라고 하는 것 아닐까.

 

청와대와 민주당은 깊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 용산공원 예정부지를 예정대로 공원으로 조성해 인근에 사는 사람들에게만 '로또'를 선물하는 게 옳을지,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개발해 부동산 시장안정과 공급 패러다임 전환의 결정적 계기로 삼을지를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후 무주택자들이 절망과 분노에 휩싸인 채 뉴욕 센트럴파크를 연상케 하는 용산공원을 산책할 때 과연 무주택자들이 공원의 존재를 고마워할까? 아니면 청와대와 민주당을 원망할까? 답은 자명할 것이다. 

 

<오마이뉴스 2021년 1월 25일> 용산공원에 토지임대부 주택 10만호를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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