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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전세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작성자 : 토지+자유연구소 (210.91.10.***)

조회 : 1,600 / 등록일 : 22-01-04 10:19


[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전세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전세시장이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가? 

  

민중의소리 2022년 1월 3일 

토지+자유연구소 이태경 부소장 

 

전세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고, 전셋값의 상승 폭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2월 24일 기준 서울 전세 물량은 3만1845가구로 1년 전(1만6520가구)과 비교해 93%가량 폭증했다. 또한 전국의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폭이 12주 연속 축소되며 지난주 0.0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월 18일 이후 최저치다. 서울의 경우 지난주 아파트 전세값 상승률은 전주보다 0.02%p 줄어든 0.06%로 나타났다.

 

매수자 우위로 바뀐 공동주택 전세수급지수

특히 눈길을 끄는 건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전국 공동주택 전세수급지수가 아래 그래프와 같이 100이하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미 경기도는 11월 29일에, 서울은 12월 6일에 100이하로 떨어졌고 낙폭이 커지는 중이다.

01045502_30.jpg전세 수급 동향ⓒ한국부동산원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하여 100이상이면 공급 보다 수요가 많고, 100이하면 공급이 수요 보다 많다는 뜻이다. 요약하면 매도자 우위이던 전세시장이 전국, 서울, 경기 공히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급격히 재편 중이라는 것이다.

 

전세시장이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재편되는 까닭은?

전세시장이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돌아서고 매물이 쌓이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다. 통상 시세차익을 노리는 매매시장 보다 사용가치에 방점을 둔 전세시장이 금리의 변화에 훨씬 민감한 법이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실효하한까지 내려갔던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융불균형 해소 등의 이유로 현재 1.0%까지 올라왔고, 올해는 1.75%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거기에 더해 극단적이라 할만큼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했던 미 연준이 테이퍼링은 물론이거니와 금리인상까지 예고한 상황이라 고개를 든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상승할지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기준금리의 추세적 상승기조 유지는 전세시장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 할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의 추세적 상승과 함께 전세가격 상승의 주된 이유 중 하나였던 전세대출에 대한 규제도 올해부터 더해질 예정이다. 1월부터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는데다, 신규 전세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분할상환 조건이 적용돼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간과할 수 없는 전세시장의 불안요소들

전세시장에 불안요인도 상존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서울에서 월세를 조금이라도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6만28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 중인데, 이는 전세공급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게다가 올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작년 보다 40%가량 격감한 1만 8천호로 이 역시 전세시장 불안요인이다. 서울에 청약을 노리는 대기수요의 존재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 8월이 되면 주택임대차 보호법에 따라 임차인이 행사한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다. 올 8월에 임대인들이 신규계약 시 주변 시세에 맞춰 전세금을 크게 올리려 시도할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라 전세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세시장의 변화에 따라 매매시장도 큰 영향을 받아

올 전세시장이 작년 말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하향안정화 추세를 지속할지, 아니면 8월경에 다시 요동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만약 전세시장이 빠르게 하향안정화 될 경우 매매시장의 하향안정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전세제도는 다른 나라의 주택시장과 구별되는 대한민국 주택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전세제도가 있기 때문에 전세를 낀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하다. ‘갭투자’는 자기자본 및 금융기관 대출의 필요성을 현격히 낮춘다. 근래의 주택시장을 살펴보면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상승한 매매가격이 전세가격을 견인하며, 올라간 전세가격이 다시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패턴을 반복 중이다.

전세가격이 부러지는 이른바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매매시장도 큰 타격을 받는다.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임대인들 중 상당수가 주택매각 압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매물의 대량 출회는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14%에 불과하던 서울주택시장의 갭투자 비율이 작년 7월 41.9%로 3배가량 폭증했고, 지난 1년 4개월 동안 서울에서 주택을 구입한 2030의 절반 이상이 갭투자를 했다는 실증적 통계를 감안할 때 전세시장의 빠른 하락은 매매시장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이렇듯 전세시장의 변화를 주목해야 할 이유들이 차고 넘친다. 정책당국자들과 시장참여자들은 전세시장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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