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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업] ‘취득세 인하–보유세 강화-양도세 중과 완화’가 최상

작성자 : 관리자 (211.227.108.***)

조회 : 112 / 등록일 : 20-02-05 13:57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월 19일 취임 100일을 맞아 부동산 세제를 전체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득세 감면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과 관련하여 "취득세만 놓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부동산 세제 전면을 놓고 검토해야하는 것이 옳다. 취득세를 낮추고 재산세를 올리겠다.",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는 재산세 쪽에서 조정을 해주면 지자체도 경기변동을 타지 않고 세수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세제개편에 대한 자신의 대략적인 구상도 밝혔다.

 

서 장관은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서 7~8월 중에 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득세를 감면하고 재산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하지만, 취득세는 광역세이고 재산세는 기초세이기 때문에 세수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서 장관은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돌려 재산세에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했지만, 이것도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종합부동산세는 이미 교부세 형태로 지자체에 배분되고 있어 세수보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합부동산세를 재산세로 통합하면 고가의 부동산이 몰려있는 수도권에 세수가 급증하고 다른 지역의 세수는 대폭 줄어드는 세수불균형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지금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중앙과 지방간의 세수조정이나 세율이 아니라, 세제개편의 바람직한 방향과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방향과 원칙을 제대로 세우면 어려워 보이는 복잡한 사안들도 의외로 쉽게 정리될 수 있다.

 

세제개편은 장기과제

 

이와 관련해서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세제개편은 장기과제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 정책에는 시장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DTI, LTV의 조정, 즉 미시적 금융정책인 단기정책도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정책이란 뜻이다.

 

그리고 시장을 통해서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임대료 보조를 위한 주택 바우처 제도 등의 주거복지정책도 있다. 요컨대, 부동산 정책은 장기정책인 세제정책, 단기정책인 미시적 금융정책, 그리고 주거복지 정책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전강수 2012, 281-319).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2013) 연구위원의 주장, 즉 취득세와 보유세를 낮추고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은, 세제개편의 방향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단기 정책과 주거복지 정책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허 연구위원이 위와 같은 개편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전월세 문제였다. 침체된 시장에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취득세뿐만 아니라 보유세도 낮춰야 하고, 전월세 상승 문제를 해결하려면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더 많아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다주택자들의 주택 보유를 억제하는 양도세 중과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 더 많은 수요를 유도하는 것은 단기정책인 미시적 금융정책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고, 전월세가격 상승은 주거복지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매매수요를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미시적 금융정책을 동원했는데도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면, 그것은 시장이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요컨대 부동산 세제는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아래에서는 부동산 세제에서 가장 중요한 취득세ㆍ보유세ㆍ양도세의 최적 조합에 대해서, 과세대상에 대해서, 과세표준에 대해서, 그리고 과세주체에 대해서 바람직한 원칙과 방향을 제시해본다.

 

① 부동산 세제의 최적 조합 :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금에는 매입단계에서 내는 취득세, 보유단계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매도단계에서 양도차익이 있을 시 부담하는 양도세가 있는데, 크게 보면 취득세와 양도세를 거래세라고 하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보유세라고 부른다.

 

시장의 생명은 거래다. 원론적으로 거래는 거래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데, 여기에 부동산이라는 재화도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부동산 세제는 불필한 부동산을 신속하게 처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용하려는 사람이 손쉽게 매입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그런데 취득세는 구입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양도세는 매도인에게 부담을 주어 결국 거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보유세는 거래를 촉진한다. 불필요한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도록 하고 꼭 필요한 사람이 부동산을 소유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므로 시장 원리에 부합하는 세금의 최적 조합은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다.

 

그뿐 아니라 보유세 강화는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는, 다른 말로 하면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많은 사람들이 양도세가 투기억제에 특효약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보유세 강화가 훨씬 좋은 수단이다. 왜냐하면 고율의 보유세는 투기적 보유 자체를 차단하고,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 양도세의 존재 의의를 상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부동산 세제의 원칙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취득세 인하 – 보유세 강화 – 양도세 중과 완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참여정부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보유세 강화를 추진한 유일할 정부였다는 면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거래세의 실질부담도 늘어났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물론 참여정부가 거래세율 자체를 높인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는 2005년부터 취ㆍ등록세의 기본 세율을 5%에서 4%로 낮추었지만, 문제는 거래대금 산정기준이 실거래가격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세금이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서 취ㆍ등록세 세율을 더욱 낮출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거래세의 하나인 양도세 강화에 너무 집착했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양도세는 양날의 칼이다. 양도세 강화는 투기를 억제하기도 하지만, 투기목적으로 보유한 부동산을 그냥 소유하게 만드는 '동결효과(lock-in effect)'라는 부작용도 일으킨다. 즉, 양도세 강화가 부동산 공급을 얼어붙게 만든다는 것이다. 요컨대 참여정부는 보유세 강화에서는 바른 방향으로 갔지만, 거래세 인하에서는 한계를 보였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부동산 세제의 바람직한 방향에 역행한 최초의 정부라고 할 만하다. 지금까지 보유세 뿐만 아니라, 취득세와 양도세 모든 부동산 세금을 무차별적으로 인하한 정부는 이명박 정부를 제외하곤 없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12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으로 보유세 강화 수단을 무력화시키고, 또 다른 보유세인 재산세마저도 여기저기 구멍을 뚫어놓아 보유세 전체를 완화했다. 참여정부가 0.14%에서 0.23%까지 높여놓은 보유세 실효세율을 이명박 정부는 0.20%(2010년)로 떨어뜨려 놓은 것이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제는 전형적인 후진국형이다. 부동산세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는 30.5%밖에 되지 않는데 반해,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는 80%를 초과하고 있고, 복지국가로 알려져 있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도 70~80%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로 가야할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정부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흔들림 없이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주요 국가의 부동산세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율

(2010년, 단위: %)

한국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30.5

87.9

100

84.6

81.7

95

72.3

80.8

68.8

자료: OECD. 2012. Revenue Statistics 1965-2011.

 

② 과세대상: 건물 → 토지

 

부동산은 건물과 토지의 합을 의미한다. 하지만, 부동산 세제는 건물이 아니라 토지에 집중시키는 것이 경제학적으로 맞는 방향이다. 보유세가 낮을 때는 별 문제 없지만, 보유세가 높아지면 건물을 짓는 생산 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주택가격은 4억 원으로 같지만, 어떤 주택은 지은 지 얼마 안 되어서 건물가격이 2.5억 원 토지가격이 1.5억 원인데, 어떤 주택은 노후주택이어서 건물가격이 0.5억 원 토지가격이 3.5억 원이라고 하자.


그런데 현재의 제도 하에서 두 주택은 가격이 같기 때문에 부담하는 세금도 같다. 앞의 주택은 전체 세금에서 건물에 대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것이고, 뒤의 주택은 토지에 대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것인데, 이렇게 되면 보유세가 강화됨에 따라 건물을 짓는 생산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윌리엄 비크리가 "부동산 보유세는 최선의 세금 중 하나(토지보유세)와 최악의 세금 중 하나(건물보유세)가 결합된 세금"이라고 한 것이다(Vickrey, William 2001).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미국 피츠버그의 경험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피츠버그는 1979년을 전후하여 토지와 건물의 세율을 3:1, 곧이어 6:1로 차등 적용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즉, 토지보유세는 높이고 건물보유세는 낮춘 것이다. 그 결과, 1979년을 전후하여 피츠버그 시는 건축 활동이 크게 활발해진 반면(70% 증가) 다른 도시들의 경우 건축 활동이 위축되었다(Robert V. Andelson 2000, 171). 이를 통해 우리는 보유세를 토지에 집중시키는 방안이 인위적인 건설 경기 부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건설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게 된다.

 

보유세는 건물이 아니라 토지에 집중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은 모든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바다. 이미 학자 출신인 서승환 장관도 이미 자신의 저서에서 토지에 대해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토지보유세는 자원배분의 비효율을 초래하지 않는 효율적인 세금라고 써놓고 있다(김경환ㆍ서승환 2002, 153-155).

 

③ 과세표준: 지가 → 지대

 

현재 우리나라는 지가를 과세표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가는 매우 불안정한 개념이다. 지가라는 것 자체가 미래에 소유할 수 있는 지대를 현재 시점으로 할인해서 다 더한 것인데, 문제는 경제 분위기에 따라서, 이자율에 따라서 변동이 굉장히 심하다는 것이다.
가령 어떤 지역의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현재의 사용가치를 나타내는 지대에는 변동이 없는데도 지가가 폭등하는 것을 우리는 종종 경험한다. 또 그린벨트 지역은 어떤가? 실제 지대는 형편없이 낮은데도 땅값은 개발에 대한 기대 때문에 엄청 올라 있다. 농지도 마찬가지다. 농지의 현실 지대는 상당히 낮지만, 지가는 ― 수도권일수록 ― 용도 변경에 대한 기대 때문에 엄청 비싸다.
이렇게 지대와 지가 사이의 엄청난 괴리가 있기 때문에 거품이 잔뜩 낀 지가를 과세표준으로 삼게 되면, 그 땅을 이용해도 수입이 별로 없는데 토지세를 많이 내야 하는 불공평이 발생한다. 따라서 당해 연도의 토지가치를 나타내는 지대를 과세표준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안정적이다. 그래야 과세체계도 간편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시지가를 평가해서 발표하듯이 공시지대를 평가ㆍ발표해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가보다 지대 평가가 어렵다고 하지만, 실제는 지대를 평가하는 것이 더 쉽다. 매매사례보다 임대사례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사무실 임대와 주택의 전월세가 바로 임대의 전형적인 예인데, 여기에서 건물분 임대료만 빼면 토지만의 지대가 쉽게 산출된다. 지대 평가가 어렵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근거 없는 고정관념이다.

 

④ 과세주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균형 있는 과세권

 

일각에서는 보유세는 응익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좀 더 자세히 말해서 기본적으로 지방정부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준 대가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지방세로 해야 하고, 부동산의 이런 특성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보유세를 지방세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 이런 주장은 한두 가지 질문만 해보면 그릇된 것임을 금방 알 수 있다.

 

부동산의 가치가 지방정부의 정책에만 영향을 받는가? 아니다.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중앙정부도 부동산 가치에 영향을 준다. 이것은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비싼 까닭이 오로지 서울특별시가 서비스를 잘 해서 그런가 아니면 중앙정부의 정책, 특히 서울중심적인 정책도 크게 작용했을까, 하고 질문하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응익적 성격'을 근거로 보유세를 지방세로만 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양측 모두가 부동산 가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과세권을 균형 있게 나누는 것이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나라가 보유세를 지방세로 하는 것도 아니다. 스웨덴과 벨기에는 보유세가 완전 국세이고 영국은 국세와 지방세로 반반씩 징수하고 있으며, 연방국가인 멕시코도 국세로 80% 이상 징수하고 있다. 나라들마다 정치적ㆍ사회적ㆍ경제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보유세 체계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노영훈 2007, 54-56). 그러므로 보유세는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여건을 고려하여 국세와 지방세의 적정 비율을 정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되밟지 않으려면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특징 중 하나가 '철학 부재'인데, 이것은 세제정책에서 유감없이 드러난다. 이명박 정부는 단기정책으로 해야 할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장기정책인 세제로 하려고 했기 때문에 세제정책의 원칙과 정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가 이런 전철을 되밟지 않으려면 지금 원칙과 방향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원칙이 바로 서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부동산에 짓눌려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

 

따라서 서 장관은 취득세ㆍ보유세ㆍ양도세의 최적 조합이 무엇인지, 과세대상은 무엇으로 해야 할지, 과세표준은 지가와 지대 중 어느 것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과세주체는 지방정부로 할 지 아니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과세권을 나눌지를 잘 검토해서 정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원칙이 정해지고 그 원칙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으면 구체적인 문제들의 해결책들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2013년 7월 9일자 프레시안>

 

남기업 /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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