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칼럼] IMF 이어 한경협도 "내년에도 고금리 계속"
조회 : 80 / 등록일 : 23-11-20 16:33
IMF 이어 한경협도 "내년에도 고금리 계속"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인플레이션 제압을 위한 고금리 기조 유지를 권고하는가 하면, 일각에선 내년도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75%로 예상하는 등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이를 예감이라도 하듯 대출금리의 토대가 되는 코픽스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의 조속한 급락을 기초로 한 의사결정의 위험성이 빠르게 증가 중이다.
한국 인플레이션 잡으려면 고금리 기조 유지해야 한다는 IMF

한미 기준금리 추이 (2023년 10월)
IMF는 17일 펴낸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0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밝힌 물가상승률 전망치(3.4%)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일 뿐 아니라 기획재정부(3.3%)나 한국은행(3.5%)의 물가 전망치보다 높다.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2.3%를 기록하며 바닥을 찍었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월 3.4%로 튀어오른 후 9월 3.7%, 10월 3.8%로 계속 상승 중이다. 또한 겨울이 다가오는데다 올 겨울은 동장군이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측되는만큼 연료비 등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 물가상승을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를 잡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셈이다.
내년이라고 물가가 확연히 꺾일 것 같지는 않다. IMF는 내년 물가 상승률도 2.4%로 한 달 전 전망치(2.3%)보다 0.1%포인트 상향하면서, 내년 말에야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2%)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여러 기관들도 고물가가 예상보다 길어진다고 보고 있다.
특기할 대목은 IMF가 인플레이션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고금리(기준금리 3.5%) 기조를 흔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IMF는 “현재 고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를 지양해야 한다”고 한국정부에 조언하면서 경솔한 금리인하에 대해 경고했다.
내년 기준금리 3.75% 될 수도 있다고?
국내외 기관들이 고금리 기조 유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에서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내년에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경련)는 최근 ‘경제동향과 전망 2023~2024년’ 보고서에서 올해 기준금리는 3.5%를 유지하지만 내년도 기준금리는 최종적으로 3.7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3% 수준으로 내려오고 미국 내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한 경계감이 유지됨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미 최종금리(상단기준 5.50%)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보고서는 “미 연준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변하지 않을 경우, 상당기간 동결기조를 유지하다 하반기를 경과하며 인하시점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은의 경우 “(내년)상반기 중 0.5%p 이내의 금리인상을 단행 후 미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후행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의 근거로 “미국과 2%포인트까지 벌어진 금리차를 줄여 자본유출 가능성을 낮추고 대내 민간부채 증가 속도조절”을 들었다.
물론 내년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3.75%까지 올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민간에서도 내년 기준금리가 적어도 현재 수준이상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중 최고치를 찍은 코픽스 금리… 주담대 8%를 넘보나?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금리는 3.97%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다. 잔액기준과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각각 3.9%와 3.33%로 오름세를 지속했다.

코픽스 금리추이, 은행연합회
주지하다시피 코픽스 금리는 대출금리의 토대가 되는 금리다. 코픽스 금리가 고개를 들면 주담대 등의 금리도 따라 오를 수 밖에 없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주담대가 상단 기준 8%를 터치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연중 최고치를 찍은 코픽스 금리, 국내외 기관들의 인플레이션 및 고금리 장기화 전망 점증 등의 사정을 정확히 알고 부동산을 위시한 자산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