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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부동산에 대한 박근혜의 짝사랑 : 박근혜는 이제 부동산에 대한 짝사랑을 멈춰야

작성자 : 관리자 (211.227.108.***)

조회 : 1,659 / 등록일 : 20-02-05 23:27

박근혜는 부동산을 사랑한다. 그것도 집요하게. 박근혜가 입만열면 외치는 창조경제의 실체도 기실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이 몸통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한 두 번의 신년기자 회견에는 어김없이 부동산이 주요한 화두 중 하나로 등장한다. 작년에 그녀가 신년기자 회견에서 한 발언을 보자.

 

“하우스푸어는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이고 이 문제를 잘 해결하는게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렵게 빚을 내 집을 장만했는데 이자를 갚느라 쓸 돈이 없다 보니까 소비가 안 되고 내수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하우스푸어 문제를 완화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까지 있었던 부동산 규제들은 오래전 부동산 과열기에 만들어진 규제인데 지금은 시장 상황이 달려졌는데도 계속 (규제가) 있다보니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왜곡되고 있다. 이번에 다행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 취득세 영구인하, 수직증축 허용 등 부동산 관련 법들이 통과됐다.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들이었다. 올해부터는 주택매매가 활성화되리라 기대한다. 그동안 두 채 가운데 한 채를 팔고 있어도 세금 때문에 팔지 못하던 사람들도 이제 골칫거리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살 사람이 생기고 팔 사람이 생기면서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기저리대출도 계속 확대해서 주택매입에 부담이 없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이익공유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등도 최대한 확대하려 한다.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다양하고 쾌적한 공공임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전·월세를 안정시키겠다. 주택 바우처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관련기사 : 연합뉴스 / <朴 대통령 회견중계> ④주택정책·증세)

 

 이번에는 올해 신년기자 회견에서 박근혜가 한 발언을 보자.

 

“소비심리를 살려내고 내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간 부동산시장을 옭아매던 과도한 규제들을 바로 잡은 결과,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8년 만에 최대치에 달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규제혁파, 저렴한 토지공급, 과감한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 주거비 인하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단기·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하여 가계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이를 내수진작으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관련기사 : 경향신문 /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전문)

 

어떤가? 부동산 정책에 관한 한 놀랄 정도로 일관성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숨가쁘게 쏟아냈던 부동산 관련 정책 중 핵심은 취득세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제한적 양도세 면제,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손익공유형 모기지 및 정책 모기지 확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재건축 규제완화 등이다. 모두 매매시장에 방점을 찍은, 주택가격을 띄우고 주택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들이다.

 

거기에 더해 이른바 부동산 3법 (‘주택법’,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더해졌다. 부동산 3법은 주택법의 경우 민간택지에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 기준 완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의 경우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3년간 유예, 도정법의 경우 재건축 조합원이 최대 3주택까지 보유 등의 개정내용이 각각 담겨있는데 모두 주택가격상승 및 거래활성화를 겨냥한 것들이다.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기획하거나 구현할 능력이 없는 박근혜 정부로서는 강박적으로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정부가 희망하는 부동산을 통한 경기회복은 대략 이런 시나리오일 것이다.

 

극심한 임대차난에 신음하는 시장참여자들(구매력이나 상환능력은 불문)이 주택을 구매 → 주택매매가격 상승 및 거래활성화 → 부의 효과(자산가 계급의 경우) 및 부채 축소(하우스푸어들의 경우)로 인한 가처분 소득 증가 → 내수진작을 통한 경기회복 & 부동산 연관 산업 성장→ 경제성장률 상승

 

허망하기 이를 데 없는 기대다. 이명박 정부이후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주택 가격 상승에 올인하고 있지만 2007년 고점 대비 주택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각종 거시경제지표와 생산가능인구, 수급 등에 좌우되는 주택가격이 인상적인 상승을 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박근혜는 여전히 부동산에 목을 매고 있다. 박근혜는 이제 부동산에 대한 짝사랑을 멈추어야 한다. 그건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고, 이루어져서도 안 되는 사랑이다. 

 

<출처 : 2014년 1월 13일자 미디어오늘(http://goo.gl/u1dZEr)>

 

이 태 경 / 토지+자유연구소 연구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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