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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승현] 종합재산세, 종부세 폐지하려는 박근혜 정부 꼼수?

작성자 : 관리자 (211.227.108.***)

조회 : 121 / 등록일 : 20-02-05 14:01

지난 7월 28일자 언론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인 나성린 의원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를 통합하여 누진세율을 가진 종합재산세를 지방세의 하나로 신설하는 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종부세 폐지'라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기로 작정한 것이다.

 

종부세 폐지는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일이다. 이명박 정부가 종부세를 폐지하려고 많은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현하지 못하고 결국 종부세를 형해화하는 수준에서 임기를 마쳤는데,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박근혜 정부도 전 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밍이 관건이었는데 생각보다 그 시기가 빨랐을 뿐이다.

 

종부세 폐지 움직임은 6월 19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래세를 인하하고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향의 부동산 세제개편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래세 인하에 있어서는 취득세율을 영구 인하하는 것으로 그 방안이 확실했지만,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안이 없었다. 보유세 인상의 여러 방안 중에 하나로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고 재산세의 세율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되었을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7월 22일 정부가 관련부처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취득세율의 영구적 인하'를 먼저 기정사실화하자 이어서 여당의 정책위 부의장의 입을 통해 종부세를 폐지하겠다는 방안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어떤 '정상화'를 바라는가?

 

종부세 폐지는 박근혜 정부 부동산 정책의 화룡점정과도 같다. 지난 4월 1일, 박근혜 정부는 첫 부동산 정책인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 일명 4.1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종부세 폐지'를 제외한 다양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쏟아놓았었다.

 

그러나 4.1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넉달이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6월 30일자로 취득세 한시적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거시경제 여건마저 둔화가 뚜렷해지는 상황이 이어지자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확실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공급축소방안, 취득세율 영구 인하 같은 부동산 정책들을 쏟아놓더니, 결국 기다렸다는 듯이 종부세 폐지 정책까지 들고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부동산 정책들을 보면 정부는 시종일관 '정상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말은 주택거래가 실종되고, 전월세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인지에 대한 분명한 그림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을 살펴보면, 기존의 수요억제-대량공급 체제가 아닌 '시장원리에 의한 자율조정기능 회복'에 부동산 정책의 초점을 두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주택가격의 추가하락'을 막아 위축된 거래를 활성화하고, 전세시장의 동반안정을 도모하겠다고 천명하였다.

 

종합해보면 정부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부동산 시장이란 시장원리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자율적으로 조정되는 시장이며, 부동산 시장을 정상적인 시장이 되지 못하도록 만든 원인에는 주택가격의 하락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일은 시장원리에 따르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주택가격의 하락을 시장원리에 반하는 현상으로 표현하는 것은 모순이다. 정부의 인식이 논리적인 일관성을 갖기 위해서는 주택가격 하락이 무언가 비정상적인 시장 외적요인에 의해 일어난 것이어야만 한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아닌 '부동산 시장 투기화'

 

지금의 주택가격 하락의 원인을 따져보면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1인 가구 증가로 대표되는 인구구조의 변화, 저성장 경제로의 돌입,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내적인 요인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요인들의 바탕에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버블로 인해 치솟았던 부동산 가격수준이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지금의 상황은 지극히 정상적인 '시장조정적' 흐름으로 보는 것이 옳다.

 

정부가 이러한 정상적인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든 주택가격을 떠받치는 정책들을 계속 쏟아놓는 것은 문제가 크다. 아무래도 정부는 어떻게든 주택가격을 끌어올려 투기이익, 즉 불로소득을 발생시킨 후에, 이 불로소득을 노리고 건설사들은 건설 투자로, 그리고 소비자들은 주택 구입으로 유도하여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정부가 현재 내놓고 있는 부동산 정책들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아닌 부동산 시장 활성화이며,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정상적인 시장상황을 거스르는 비정상적 '부동산 시장 투기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지금의 주택가격 하락이 정상적인 상황임을 인정하고 실효성 있는 주거복지정책을 추진하여 폭등하고 있는 전월세값 문제를 해결하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데 꼭 필요한 부동산 세제, 즉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한국적 상황에서 보유세 강화의 일환으로 탄생한 종부세를 폐지하겠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종부세를 폐지해서는 보유세를 강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정부의 발주를 받아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에서도 재산과세제도 개편의 기본방향으로 '보유과세 증대, 거래과세 인하'를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으로 살펴보면, 정부에서 추진 중인 취득세율의 영구인하 방침은 거래세를 인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나쁜 정책은 아니다. 하지만 보유세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면 실제로는 보유세 강화가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에 최악의 조합이 된다.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면 종부세를 통해 거둬들이던 1조2000억 원 가량의 세수를 재산세를 통해서 더 거둬들여야만 한다. 또한 나성린 의원은 중산층에게는 추가적인 세 부담이 없이, 상위 10%의 고액 자산가들이 더 많은 세 부담을 지게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누진적인 재산세의 세율 구조에서 고액 자산가들에게 1조 5000억 원의 세 부담을 더 지우려면 상위 구간에 매우 높은 세율을 적용해야 하며, 최소 1조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취득세 인하분까지를 고려한다면 상위 구간의 세율은 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여기에 전국의 부동산을 인별로 합산하여 부과하던 종부세를 주택의 경우 각 물건별로 부과하는 재산세 구조로 전환하면 세액이 적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도 세율의 추가적인 인상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이렇게 초 누진적인 구조가 가능할지도 의문이지만, 이런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추진을 하려고 할지도 심히 의심스럽다.

 

종부세 폐지는 지방정부의 세수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킨다

 

종부세의 도입목적 중 하나는 지방재정의 균형발전이다. 종부세는 국세로서 전국의 모든 부동산을 합산하여 과세한 후에 지방재정의 균형발전을 위해 교부금 형태로 각 지자체에 모두 배분되고 있다. 고가의 부동산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지만, 그 높은 가치가 중앙정부의 수도권 중심 정책에 힘입은바가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종부세의 이런 사용 방법이 충분히 납득이 된다.

 

그런데 전체 지방세에서 단일세목으로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의 인하로 발생하는 지방세수 손실을 종부세의 재산세 편입을 통한 보유세 인상 방식으로 보전하는 것이 쉬워보이지가 않는다.

 

먼저 재산세의 세원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 교부세 형태로 배분되던 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합하면 수도권의 세수는 늘어나는 반면, 그렇지 않아도 재정자립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지방의 세수는 줄어들어 지역 간 세수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취득세는 광역세이고 재산세는 기초세이기 때문에 세주조정도 쉽지가 않다. 취득세율 영구인하 방침이 나오자 지자체장들을 중심으로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안전행정부에서 취득세율을 1%로 인하하는 기준 금액을 낮추자고 제안하는 것도 모두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공급확대론자들의 부활

 

참여정부 시절, 특히 2005년을 전후로 하여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는 심각한 과열상태에 직면했었다. 그 당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방법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토지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사람들과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사람들(공급확대론자)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공급확대론자들은 당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여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공급을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시장이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와 반대 입장에 섰던 사람들은 당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이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가수요에 의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공급확대가 실수요가 아닌 투기적 가수요만 충족시킬 뿐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투기적 수요가 갑자기 사라지는 순간이 오면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여 오히려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게 될 뿐이라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후자의 사람들에 의해 토지불로소득 환수 장치로서 도입되었던 것이 바로 종부세였다.

 

이러한 논쟁이 있었던지 불과 10년이 채 못 되어, 그 당시 공급확대를 주장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정반대의 공급축소방안과 종부세 폐지 정책을 들고 다시 등장했다.

 

7월 24일,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인 '수도권 주택공급 조절방안(이하 공급축소방안)'을 발표하면서 수도권의 주택 공급량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하더니, 4일 뒤인 28일에는 종부세 폐지를 위한 수순에 착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급축소방안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가격 급등기에 추진된 대규모의 주택건설로 인해 초과공급 상황이며, 이로 인해 추가적인 집값 하락의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공급에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리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정부가 개입하여 공급물량을 조절하는 일은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앞서 살펴본 여러 환경의 변화로 가격 하락 압력이 강하고, 매수에 대한 심리적 위축이 심한 상황이어서 공급축소방안이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공급축소방안이 차후에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공급축소와 보유세 인하가 만나면

 

보유세 인하와 공급축소가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얼마 있다가 경기가 다시 상승기로 접어들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렇게 되면 공급축소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초과수요 상황이 되어있고, 비탄력적인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공급을 바로 늘릴 수도 없기 때문에 투기이익을 노린 투기적 가수요가 발생할 것이고, 부동산 시장은 순식간에 투기국면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은 끝났다" 혹은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보기도 하는데, 그것은 말 그대로 '단견(短見)'이다. 우리보다 잘사는 선진국의 경험은 부동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부동산 투기는 재발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투기는 개도국이든 선진국이든, 1인당 GDP가 4만 달러이든 5만 달러이든, 복지 시스템을 잘 갖춰놓은 나라든 아니든, 경제가 좋아지려고 하면 언제나 '먼저' 찾아오는 불청객이고 거품이 꺼지면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주는 골칫거리다.

 

요컨대 투기이익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한 부동산 투기는 언제든 다시 나타나 우리를 괴롭힐 것이 너무나 분명하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 정부는 '시장 정상화'라는 미명하에 공급을 줄이고 투기수요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보유세마저 후퇴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은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부동산을 투기화 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우려스러운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바로 '종부세 폐지'이다. 부동산 세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보유세 강화 – 거래세 인하'를 통한 불로소득 환수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종부세를 폐지해서는 이러한 원칙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우리 역사상 최초로 부동산을 '정상화'의 궤도에 올려놓은 정권으로 남기를 원한다면 종부세를 폐지하려는 모든 시도부터 중단해야 할 것이다.

 

<출처 : 2013년 7월 31일자 프레시안>

 

성 승 현 / 토지+자유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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