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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투기꾼 대다수는 평범한 우리 이웃… 혹시 당신도?”

작성자 : 토지+자유연구소 (175.213.122.***)

조회 : 1,370 / 등록일 : 20-06-01 23:36

 

 

 

“투기꾼 대다수는 평범한 우리 이웃… 혹시 당신도?”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자 일각에선 서울 집값 급등은 ‘투기세력’의 소산이 아니라 정책 실패의 결과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와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투기꾼은 실존하며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거칠게 말하면,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하겠지만 한발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투기꾼인 사례가 적지 않다고도 했다.


19일 부동산 전문가 등의 말을 종합하면 투기꾼들이 시세를 조정하는 방법을 알고 보면 허무할 정도로 쉽다. 부동산 카페나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모인 이들은 일명 ‘임장’이라 불리는 현장답사를 다닌다.


주말이나 휴일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가 하면 때로는 관광버스를 빌려 전국을 누빈다. 이들은 매물을 둘러보다 마음에 들면 그 자리에서 계약을 맺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몇 건의 거래가 성사되면 기존에 매물을 올려놨던 집주인들은 시세보다 호가를 올린다.


오른 호가에 대기 수요자가 추격매수에 나서면 집값은 단기간에 치솟는다. 집값이 올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근 지역의 집값도 덩달아 뛰기 시작한다. 매물이 많은 단지라도 해도 통상 30건 내외여서 최초 몇 건만 거래돼도 파장은 눈덩이처럼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한발 더 나아가 유튜브 방송이나 스타 부동산 강사 등이 아예 특정 지역을 지목, 노골적으로 집값을 띄우는 사례도 있다. 투기를 부추기는 이들의 행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6일, 투기꾼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정부가 민간택지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과 함께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등 이른바 ‘해수동’에 대한 조정 대상 지역 해제를 발표한 탓이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거래 현황을 보면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 전체 아파트 거래는 1624건으로, 전달(763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중 외지인이 사들인 아파트는 305건으로 전달(102)의 약 3배로 늘었다.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건수도 14건에서 46건으로 3배가량 늘었다.


수영구와 동래구의 외지인 매입 비율 역시 한 달 사이 각각 2.6배와 1.9배로 늘었다. 투기꾼들에 더해 지역 주민도 매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부산 집값은 2017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례로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는 조정 대상 지역 해제 직후 77건이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거래량을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단지의 전용면적 118.38㎡는 2개월여 만에 1억5000만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11월 초 비슷한 층이 8억4000만원대에 매매됐으나 이달 14일 9억9500만원(32층)에 팔린 것. 그나마 12·16대책 전후로 다소 떨어진 금액으로 지난달 6일 10억2500만원(39층), 19일에는 12억원(49층)에 거래됐다.


부산 H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한 그 주 주말에서 다음 주 주말까지 갑자기 많은 사람이 찾아와 인기 단지를 쇼핑하듯이 사갔다”면서 “이렇다 보니 불과 며칠 사이 호가가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접 찾아오지 못한 이들은 전화로 이것저것 문의했다. 십 분이 멀다 하고 전화가 계속 오는 통에 업무를 제대로 보기 힘들 정도였다”며 “내가 본 투기꾼들은 누군가의 부모, 친구, 동료, 선후배였다. 그냥 우리 주변의 아주 평범한 이웃이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투기와의 전쟁이 길어질수록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주택에 대한 인식이 돈을 벌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삶의 질을 보장해주는 보편적 재화로 자리 잡게 하려면 변혁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투기꾼들이 서울을 비롯한 특정 지역의 집값이 좌지우지하지 못할 거라고 믿는 건 너무 낙관적인 분석”이라며 “투기꾼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그 수가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다주택자, 갭 투자자, 매매차익을 내려는 1주택자, 집값을 담합하는 이들도 모두 투기꾼에 속한다”며 “투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무척이나 많은 고난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투기꾼들이 불로소득을 올리는 건 당연한 권리가 절대 아니다”면서 “투기와의 전쟁은 어쩌면 건강한 사회로의 복귀를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옳은 일을 한다고 항상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의지를 굳게 다져야 할 것”이라고 권면했다.


<출처: 매일일보 2020년 1월 19일자> “투기꾼 대다수는 평범한 우리 이웃… 혹시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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