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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토지+자유 이야기] 국내 및 해외에서 들려오는 공정국가에 대한 열망!

작성자 : 관리자 (211.227.108.***)

조회 : 1,174 / 등록일 : 20-02-09 15:36

소설  『흑산』을 통해 우리 시대의 아픔을 보다 

 

최근 김훈의 장편소설 『흑산』 (학고재, 2011) 앞부분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새로운 세상을 열망한 천주교도 정약전과 황사영 등 지식인의 내면을 다룬 것입니다. 당시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조선 사회는 부패한 관료들의 학정에 시달렸으며, 백성들은 성리학적 신분 질서의 부당함을 깨닫기 시작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소설에서 인상적인 내용으로, 인권이 유린되던 소작농의 아내 오동희가 천주교를 믿고 동네 사람들에게 퍼뜨린 기도문 내용입니다. 그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58-59쪽). 

 

주여, 매 맞아 죽은 우리 아비의 육신을 우리 아들이 거두옵니다.
주여, 당신이 십자가에서 죽었을 때 당신의 주검을 거두신 모친의 마음이 어떠했으리까.
하오니 주여, 우리를 매 맞지 않게 하옵소서.
우리를 매 맞아 죽지 않게 하옵소서.
주여, 우리를 굶어 죽지 않게 하소서.
주여, 우리 어미 아비 자식이 한데 모여 살게 하소서.
주여, 겁 많은 우리를 주님의 나라로 부르지 마시고 우리들의 마을에 주님의 나라를 세우소서. 

 

매 맞아 죽지 않게 해 달라는, 굶어 죽지 않게 해 달라는, 그리고 가족이 한데 모여 살게 해 달라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기도의 형식으로 간구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시대를 초월해 존재하는 국가나 사회의 특권적 본질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백성들의 울부짖음과 새로운 나라에 대한 열망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열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에서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과 관련하여 국내와 해외에서 전해오는 소식들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정우 교수(경북대 경제학과) 퇴직 기념 토론회

 

한국의 대표적인 조지스트 경제학자인 이정우 교수님이 올 해 봄학기를 마지막으로 퇴직하시게 됩니다. 퇴직을 기념하기 위해 5월 29일에 ‘헨리 조지, 토마 피케티, 그리고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경북대에서 작은 심포지움을 개최했습니다. 공정한 사회에 대한 열망으로 지금까지 연구와 강의 및 정책 활동에 헌신해온 이정우 교수님께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남기업 소장, 『공정국가 2.0』 집필을 위한 연속 칼럼 발행 

 

2010년에 『공정국가』 (개마고원)를 출판한 남기업 소장이 이전보다 더 진보된 책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먼저 책에 포함될 내용을 [2017년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모색]이라는 큰 주제 하에, 연속 칼럼 형식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벌써 3호 칼럼이 인터넷을 통해 나갔습니다.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있는데요, 벌써 반응들이 좋습니다.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책이 준비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2017년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모색] 
 1. 2017년, ‘획기적 사건’, 정의론의 필요성, 토지+자유 칼럼, 2015-3(8호)
 2. ‘상식’에서 ‘대한민국 정의론’ 찾기, 토지+자유 칼럼, 2015-4(9호)
 3. ‘상호보완성’, 새로운 국가가 갖춰야 할 핵심 요건, 2015-5(10호)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의 부유세 방안이 주는 아쉬움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은 정치권에서도 조심스럽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는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해 부유세를 도입하고,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부유세 도입과 관련해, 종부세를 개편해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을 합산한 후 부채를 뺀 나머지 순자산이 10억원 이상일 경우 1%, 50억원 이상일 경우 2%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입니다. 

 

남기업 소장은 비평(2015-2)에서, 조세부담률을 높이려는 새로운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성격이 다른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합산하여 과세하는 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증세의 최우선 대상은 부동산(토지)임을 강조했습니다. 종합부동산세가 더 좋은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에콰도르와 독일에서 전해오는 바람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은 멀리 에콰도르와 독일에서도 전해오고 있습니다. 연구소 후원자이신 이진수님이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에콰도르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Rafael Correa)는 ‘토지투기자 과세법’(Law to Tax land Speculators)을 제안했습니다.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도 했네요. “부동산 소유자의 직접적인 노력 없이 생긴 어떠한 부가가치도 불법적인 소득이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코레아 대통령의 발언을 언제쯤 여기 ‘코리아’에서 우리 대통령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을까요? 

 

포브스(the Forbes) 기사를 통해 독일 경제의 성공 비결은 집값 하락이라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제목이 상당히 인상적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잘 돌아가는 경제, 주택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왜냐하면 주택가격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게 될 거였으니까”였습니다. 독일의 경제 성장이 지난 10년간 최고를 보였고, 노동자들 역시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았으며, 실업률이 낮은 중요한 이유로 집값이 30년 전보다 10% 감소한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택가격이 부담가능한 수준을 유지한 이유로, 재미있게도 지방 공무원이 집주인과 세입자 또는 구매희망자 사이를 매개하여 가격을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방정부가 정기적으로 개발용 토지를 공급하여 주택공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주택 매입보다는 임대를 권장한다고 하네요. 물론 세입자의 권리가 강하게 보호되고 있어 임대료를 납부하는 한 함부로 쫓겨나지 않으며 임대료도 급격하게 상승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구요. 

 

속히 시대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펼쳐지면 좋겠습니다. 

 

조성찬 토지+자유연구소 통일북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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