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세금정책을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건 굉장한 오산”이라며 “시장안정이나 주거복지를 위한 일이라면 수단이 제약돼선 안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시장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동원하는 걸 주저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로 읽힌다. 이에 앞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주택공급을 포함한 고강도 대책의 사전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김 정책실장의 부동산 세금 관련 발언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안정을 위해 세금도 정책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는 사실을 함의하고 있어 의미심장하다. 한편 전국아파트 매매가는 11주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6.27대책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부동산 대책에 수단의 제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책실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일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부처 간 협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과 주거복지는 너무나 중요한 목표”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 기조가 이어지느냐는 질문에 김 실장은 “시장안정이나 주거복지를 위한 일이라면 그 수단이 제약돼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세금정책을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제일 센 대책을 안 쓴다’, ‘손발을 묶고 한다’는 얘기도 하던데 이는 굉장한 오산”이라며 “주거복지 등 상위목표가 더 중요하다. 정부는 필요한 수단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약속이나 공약이 아닌, 그냥 말씀하신 것”이라며 “세금을 활용해 집값을 잡는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다만 “그렇다고 마구 (세금정책을) 쓰겠다는 얘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부동산 시장 안정과 주거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금정책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건 지대한 의미를 가진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시장안정을 최상위의 정책목표로 두고 동원가능한 정책수단을 전부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어서다.

주택공급 포함한 고강도 대책을 주문한 강훈식 비서실장
또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18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했다. 강 실장은 6·27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부동산 대출 증가 폭이 줄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 9000억 원 감소했다”며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영역에 집중되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기업이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투자가 이어지는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다만 강 실장은 “꾸준히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월 첫 주에 일시적이나마 상승세로 전환된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부채 동향,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주택공급 방안을 포함하는 고강도 대책 시행도 사전에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강 비서실장의 발언은 대통령실이 부동산 시장안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증좌로 해석할 수 있다.

전국아파트 매매가 11주 만에 보합전환, 서울도 상승폭 0.09%까지 떨어져
한편 고강도 대출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6·27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 주(8월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로 직전 주와 동일한 가격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2일(0.00%) 마지막으로 보합을 기록한 뒤 서울 등 수도권의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오름세를 이어가다 11주 만에 다시 보합으로 돌아섰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중핵이라 할 서울(0.09%)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직전 주 대비 상승폭은 0.01%포인트 축소됐다. 서울은 6·27대책 이후 0.40%(6월 30일)→0.29%(7월 7일)→0.19%(7월 14일)→0.16%(7월 21일)→0.12%(7월 28일)→0.14%(8월 4일)→ 0.10%(8월 11일)→0.09%(8월 18일)로 상승폭이 급감 추세다.
부동산 시장의 최정점에 있는 강남 3구도 상승폭 축소가 지속됐다.
강남 3구 중 서초구(0.16%→0.15%)와 강남구(0.13%→0.12%)는 각각 0.01%포인트, 송파구(0.31%→0.29%)는 0.02%포인트 각각 상승폭이 줄었다.
강북권에서는 성동구(0.24%→0.15%)와 마포구(0.11%→0.06%)가 상대적으로 상승세 위축 정도가 컸고 용산구(0.10%)도 직전 주보다 0.03%포인트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