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기준금리 밑도는 코픽스…윤 정부 ‘양날의 검’ 잘 다룰까

 

 

 

기준금리 밑도는 코픽스…윤 정부 ‘양날의 검’ 잘 다룰까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5일 현재 3.44%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하락했다.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3.98%) 보다 낮아졌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은행은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져 대출금리도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앞서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 후 지난 3월 넉 달 만에 반등했지만, 4월에 다시 하락했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가 기준금리(3.5%)를 밑돈 것은 2010년 2월 코픽스가 공표되기 시작한 이래 이번까지 단 세 차례뿐이다. 아래 〈그림 1〉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의 1년간 추이를 보여준다.

 
 

출 처 : 네이버 증권

              출처 : 네이버 증권

 

작년 12월 15일 4.34%를 찍었던 코픽스는 3월 15일 3.44%까지 떨어졌다. 코픽스가 하향 조정되면서 은행권의 신규 코픽스 연동 금리도 일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를 연 3.97~5.37%로, 우리은행도 연 4.33~5.53%로 기존보다 0.12%포인트 내렸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심지어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3.64%로 3%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떨어질 전망이다. 현재 연 3.69~5.09%인 국민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3.57~4.97%로 하락할 예정이다.

대출금리 인하는 이자 부담에 신음하는 이들에겐 복음이겠지만, 가뜩이나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팽창한 가계대출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이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11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1052조 3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 3000억 원 늘었는데, 은행권 주담대만 한 달 새 무려 2조 8000억 원이 늘어났다. 심지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지난 2월과 3월에 각각 2조 4000억 원, 3조 원 감소했지만 4월 들어와 5000억 원 감소로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주담대 등 가계대출의 증가는 주택거래량의 회복과 더불어 부동산 연착륙을 가로막고 가계부채를 다시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7만 787호에서 올해 1월 5만 228호까지 줄었다가 2월 7만 7490호, 3월 7만 7199호로 회복 중이다. 또한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올해 1월 1만 7841가구에서 3월 3만 8926가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2월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6만 호 정도로 1월(4만 8000호)보다 늘었다.

시장금리 인하는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을 경감시키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가계대출 폭증 및 부동산 가격 재상승의 역기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시장금리 인하의 순기능은 순기능대로 살리되 역기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터인데 통 미덥지가 않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3년 5월 18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