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4000조 첫 돌파…GDP의 1.6배 넘어



부동산금융 4000조 첫 돌파…GDP의 1.6배 넘어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지난해 말 국내 부동산금융 리스크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4000조 원을 돌파했다.  눈길을 끄는 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불과 4년 만에 1000조 원 넘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수출할 수도 없는, 미래산업도 아닌 부동산이 블랙홀처럼 금융을 빨아들이는 형국인데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경 4000조원을 돌파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5년 3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잔액은 4121조 6000억 원으로 전년(3937조 원) 대비 4.7% 증가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란 국내 부동산 부문 충격이 금융기관과 금융투자자 등 경제 주체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손실 규모를 말한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잔액이 연말 기준 4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2549조1000억 원의 161.7%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관련 대출(잔액 2681조 6000억 원)과 부동산 관련 보증(1064조 1000억 원), 금융시장을 통한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375조 9000억 원)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이들 각 부문은 취급·실행 과정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들을 단순 합산하면 관련 위험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구성 및 부문별 규모 추이. 자료 : 한국은행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구성 및 부문별 규모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윤석열 정부의 정책금융이 밀어올린 부동산 가계대출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부동산 대출 잔액은 1년 새 3.6% 늘어난 1309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8.8%에 달한다.

상업용 부동산 등 비주택 담보대출이 상가 공실률 상승 등 시장 여건 악화로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특히 가계 부동산 대출 중 정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말 17.0%에서 지난해 말 23.7%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일반기업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94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비주담대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면서 1년 전보다 11.3% 증가했다. 

부동산·건설업종 기업 대출은 1.8% 늘어난 623조 3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2023년 4.4%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축소됐는데, 건설업이 금융기관들의 위험 관리 강화 영향으로 잔액이 줄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187조 3000억 원,  전년 대비 11.8% 감소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부문 고위험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38만 6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금융부채를 가진 가구의 3.2%에 이르는 수준이다. 고위험 가구는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고, 자산을 매각해도 부채를 전부 상환하기 어려운 가구 등을 의미한다. 한은은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방 고위험가구의 채무상환 부담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경기가 부진한 지역은 고위험가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 현황
부동산 관련 대출 현황

 


과도한 부동산금융, 금융 불안정성 증폭에 경제성장도 저해할 위험

한은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 일부에서 잠재적 위험이 누적되고 있다”며 “부동산 부문으로의 금융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부동산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일부 부문에서는 잠재 리스크 누적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 여건 완화가 부동산 등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자산매입을 위한 대출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부동산 부문으로의 금융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금융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경기 부진 시 금융 불안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에 몰빵하는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는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사상 최초로 4000조 원을 뜷었다는 소식은 정말 충격적이다. 특히 심각한 건 코로나 사태 이후 1000조 원이 늘었다는 사실이다. 이쯤되면 정부를 비롯해 기업과 가계와 금융이 모두 부동산에 몰빵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지하다피시 부동산금융의 비대화는 부동산 가격을 밀어올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가격의 진폭을 크게 만든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락은 금융의 불안정성을 극대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기능한다. 또한 부동산 금융의 팽창은 생산부문으로 가야 할 금융을 비생산 부문인 부동산이 모두 빨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동산은 수출할 수 없고, 부동산으로는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없다. 부동산에 몰빵해서는 양극화 심화를 가속시키고, 인구소멸을 부채질할 뿐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주도한 부동산 몰빵에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정녕 근심된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5년 3월 27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