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값 하락 전환…입주 물량도 쏟아져



서울 아파트 전세값 하락 전환…입주 물량도 쏟아져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보다 수억 원씩 떨어진 단지가 속출하고, 심지어 전고점 대비 반토막 가까이 난 단지들도 있다.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33%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입주 물량의 대폭 증가는 전환기에 있는 전세값 하락 추세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한 전세가격 추이를 눈여겨 봐야 할 시점이다.


서울 자치구 25개 중 13개 전셋값 하락세 이어가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세를 멈추고 2주 연속 보합(0.00%)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해 12월 29일 조사한 12월 4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13개에서 전 주 대비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자치구가 지난 12월 2주(9일 기준) 9개구에서 12월 3주(16일 기준)에는 13개로 늘어났다.

특히 강동구와 송파구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았다. 강동구는 0.03% 하락으로 11월 2주 이후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파구도 0.03% 하락으로 11월 1주 이후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몇 개월만에 전셋값 수억씩 떨어진 단지 등장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전환 중인 와중에 전세가격이 몇 개월 전보다 수억 원씩 떨어진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아트레온 전용 59㎡는 지난 8월 한때 7억 1000만 원대까지 갔던 전셋값이 지난해 12월 들어 5억 2000만 원을 기록하는 거래가 발생했다. 최근 6개월간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가 1억 9000만 원까지 커졌다. 또한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49㎡에서는 올해 7월 7억 8500만 원에서 12월 6억 8150만 원으로 1억 원 가까이 하락한 거래도 찾아볼 수 있다. 전고점과 대비해서 보면 몇몇 주요단지들의 전셋값 하락세가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
 

 출처: 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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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34평형의 전세 최고가가 2021년 10월에 10억 원이었는데 최근 거래는 4억~6억 원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출처 : 아실


출처 : 아실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선수기자촌은 사정이 더 나쁘다. 이 아파트 34평형은 2023년 8월에 전세최고가가 16억 9500만원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6억에서 7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반토막이 더 난 셈이다.
 

출처 : 아실


출처 : 아실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생기기 전에 가장 큰 단지였던 송파구 헬리오시티도 전셋값이 전고점 대비 많이 하락했다. 33평형의 전세최고가가 15억 8000만 원이었는데 최근 거래가는 6억~10억 원대에 걸쳐져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전년 대비 무려 33%나 증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전환 중인 마당에 올해 입주물량이 지난 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지난해 12월 23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내년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23만 7582가구로 올해(30만 4213가구)보다 6만 6000여 가구(22%↓) 줄었다. 연간 입주 물량이 2021년(23만6천622가구) 이후로 가장 적다.

하지만 걸핏하면 입주물량 부족이 운위되던 서울은 사정이 다르다. 서울에선 지난 해(2만 3507가구)보다 33% 많은 3만 1334가구가 입주한다. 자치구별로 보면 ▲ 동대문구 9522가구 ▲ 서초구 3307가구 ▲ 송파구 3054가구 ▲ 성북구 2840가구 ▲ 성동구 2707가구 순이다.

특히 정비사업이 완료되는 대규모 사업장들이 다수 입주한다. 총 36개 단지가 입주하며 이 중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는 총 9곳이다.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3구역을 재개발한 ‘이문 아이파크자이'(11월 입주 예정)가 4321가구로 가장 규모가 크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3307가구는 6월에, 송파구 잠실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 2678가구는 12월에 입주한다.
 
출처: 직방
출처: 직방



전세가격 추이는 매매시장에 결정적 영향 미쳐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핵인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시점에 입주물량이 쏟아진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전셋값 하락세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에 다른 어떤 요인 보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매매가격의 급락은 역전세난이 밀려올 때 가능하다. 올해 전세가격의 추이를 주시해야 하는 까닭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4년 1월 8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