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평균 10억 돌파…강남·강북 격차 사상 최대

서울 집값 평균 10억 돌파…강남·강북 격차 사상 최대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가 10억 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사상 최초다. 도무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강남 아파트 가격은 강북에 비해 평(3.3㎡)당 2000만 원이 더 비싸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초다. 서울과 강남의 집값은 치솟기만 하고 가계대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위주로 폭증한다. 흡사 브레이크가 파열된 기관차 같다. 곧 출범할 민주 정부는 주택 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급기야 평균 매매가 10억을 돌파한 서울 주택

29일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10억 398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KB부동산이 2008년 12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서울 평균 주택가격 상승은 아파트가 이끌었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13억 2965만 원에서 이달 13억 4543만 원으로 한 달 새 1577만 원이 올랐다. 연초(1월 12억 7503만원)와 비교해서는 7000만 원이나 올라간 가격이다. 전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이달 5억 2543만 원이었으며, 수도권은 7억 7018만 원이다.

 

지역별 아파트 평균 매매와 평균 전세 가격. 연합뉴스
지역별 아파트 평균 매매와 평균 전세 가격. 연합뉴스

서울의 ‘똘똘한 한 채’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에 아랑곳없이 신고가를 기록하며 서울 내에서도 아파트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다. 상위 20% 아파트(5분위)와 하위 20% 아파트(1분위)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5월 11.6배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08년 12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30억 942만 원으로, 처음 30억 원을 돌파했다.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 9044만원이었다.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값은 5월에도 계속해서 올라 2024년 6월(0.12%) 이후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북의 아파트 가격 격차 사상 최대로 벌어져

부동산R114는 서울 한강 이남·이북 지역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강 이남 지역 11개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5334만 원으로 한강 이북 14개구 평당가(3326만 원)보다 2008만 원(60.4%)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R114가 아파트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격차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북 지역은 7.4% 상승할 동안 이남 지역은 12.7% 오르며 두 지역 간 편차가 더 벌어졌다.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연합뉴스

자치구별로 이남에서는 서초구가 3.3㎡당 평균 1094만 원 상승한 8370만 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강남구는 1011만 원 뛴 8336만 원, 송파구는 891만 원 오른 6098만 원, 강동구는 475만 원 상승한 407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북에서는 성동구가 537만 원 오른 4917만 원, 용산구가 478만 원 상승한 6013만 원, 광진구가 463만 원 뛴 4500만 원, 마포구가 454만 원 높아진 4514만 원에 3.3㎡당 평균가를 형성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달 5조 터치할 것으로 보이는 가계대출

서울과 강남의 주택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에 더해 주담대 위주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 7033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 6185억 원 증가했다. 전월 한 달간 증가폭(4조 5337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이달 초 긴 연휴로 은행 영업일이 많지 않았지만 가계대출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93조 243억 원으로, 한 달 새 3조 5943억 원 늘었다. 전월 증가폭(3조 7495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 4799억 원으로, 9868억 원 늘었다. 전월의 증가폭(8868억 원)을 이미 추월했다.

은행권에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두고 가계대출이 막힐 것을 우려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한다. 오는 7월 1일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실행되면 수도권에 적용되는 가계대출에 스트레스 금리 1.5%가 적용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한국은행이 경기부양 명목으로 기준금리를 2회 이상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가계대출 증가세는 쉽사리 가라 앉지 않을 성 싶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2.25.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2.25. 연합뉴스

 

새로 출범할 민주정부는 집값 안정에 총력을 경주해야

아파트는 수출할 수 없고, 부가가치도 창출하지 못한다. 금융을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왜곡시키고, 4차 산업혁명 대응을 결정적으로 방해한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서울과 강남 아파트 가격에 일희일비하며 가격 폭등에 사회적 자원과 에너지를 탕진하고 있다.

단언컨대 서울과 강남의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고 서울과 강남으로 유입되는 금융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한 대한민국이 저성장과 저출산과 각종 양극화의 늪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6·3조기대선을 통해 출범할 민주 정부는 부동산에 기댄 성장이라는 마약과 과감히 작별하고 서울과 강남의 집값을 안정시키는데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정치적 저항이 극심해 세금을 정책수단으로 동원하기가 어렵다면 금리와 대출이라는 비세금 정책으로 서울과 강남의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 양질의 공공임대 대거 공급, 획기적 국토균형발전을 통한 집값 압력 분산 등도 병행해야 할 정책이다.

분명한 건 서울 등의 집값 안정이 조기대선으로 출범할 민주 정부의 성패를 결정짓는 주된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5년 5월 29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