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전국의 주택 구입에 따른 금융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가 3분기 연속 하락하며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하지만 서울은 3분기 만에 반등했다.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5.2인데, 이는 주담대원리금 상환에 소득의 40%를 부담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한편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를 넘어갈 정도로 주담대 금리가 고공행진 중이다.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할 때 주담대 금리가 내려가기 어려운만큼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도 내려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서울의 3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 155.2가 의미하는 것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59.6으로, 전 분기(60.4)보다 0.8포인트(p) 하락했다. 이 지수가 60선을 밑돈 것은 2020년 4분기(57.4) 이후 19분기 만에 처음이다.
분기마다 산출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한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의 정도를 보여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25.7%에 더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7.9%의 2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을 표준 대출로 가정했다.
이 지수가 59.6이라는 것은 가구당 적정 부담액의 59.6%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부담하고 있다는 뜻이다. 적정 부담액은 소득의 25.7%이므로 주담대 원리금은 소득의 약 15%인 셈이다.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3분기 89.3으로, 2004년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4년 2분기(61.1)까지 7분기 연속 하락했다. 이후 2024년 4분기(63.7) 반등했다가 지난해 1∼3분기 내리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로 눈을 돌리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해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5.2로, 전 분기(153.4)보다 1.8p 뛰었다. 소득의 약 40%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 셈이다. 서울 지역 지수는 2024년 4분기 157.9에서 지난해 1분기 155.7, 2분기 153.4 등으로 점차 하락하다가 3분기 들어 다시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 지역 지수가 가장 높았으며, 지수 상승 폭도 가장 컸다. 전국 지수 하락은 서울을 비롯해 세종(+1.6p), 울산(+0.7p), 제주(+0.5p), 광주(+0.3p) 등 5개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 지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 이외에 지수가 100을 넘는 지역은 없었다.

주담대 금리 상단 6%를 거침없이 돌파해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를 짓누르는 악재가 있으니 치솟는 대출이자가 그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달 2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3.94~6.24% 수준이다. 반년 전과 비교하면 하단은 약 0.7%포인트, 상단은 약 0.5%포인트 높아졌다. 주담대 변동금리 역시 하단이 오르며 연 3.77~5.87% 범위를 형성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은행권 대출총량관리가 완화됐지만 대출금리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6개월 5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금리 추이를 보면 금리 오름세가 확연하다.
지난해 7월 3.85~4.15% 구간으로 나타났던 평균금리는 2개월만인 9월에 4.00~4.11%로 평균하단 4.00%가 무너졌으며 12월에는 4.40%까지 치솟았다. 평균 상단금리 역시 지난해 3분기 4% 초반대를 유지했으나 4분기에는 4% 중반대를 넘어 12월 4.52%까지 높아졌다.

내려오기 쉽지 않은 금리, 영끌족의 숨통을 조여
문제는 대출금리가 내려오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데 있다.
우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졌다. 미국 경제가 제법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는 탓이다.
여기에 더해 환율, 서울 집값 등의 영향으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곤란한 처지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고공비행을 거듭 중인 ‘한강벨트’위주의 서울 아파트 때문에 정부가 대출을 더 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7조 6781억 원으로 전월말 대비 4563억 원 감소했다. 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만으로 대출금리 인상 등을 통한 엄격한 대출관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장에서 올해 주담대 평균금리를 4%후반에서 5% 중반대로 예상하는 것도 이런 요인들 때문이다. 심지어 신용도가 낮은 사람의 경우 주담대 7%적용까지 가능하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래저래 서울에 영끌을 해서 집을 마련한 사람들의 고통과 고민이 깊어갈 수 밖에없는 상황이다. 치솟는 이자를 견디는 것도 정도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