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경제 제대로 보기]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은 연준의 긴축기조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눈에 띄게 낮아지지 않고 있으며, 소비와 고용이 견조한터라 통화정책의 변화를 기대하는 건 성급할 수 있다.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미국의 소비와 고용지표
1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3% 증가. 미국 소매판매는 지난 2월 1.7%의 증가율을 기록한 뒤 하강 곡선을 그리며 7월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곧 상승 전환해 1%대로 복귀함.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미국 가계의 소비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의미인데, 이는 미 가계가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며 많은 저축을 한 때문으로 분석돼. 미국 가계가 소비여력이 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임.
한편 미국 가계의 소비가 여전히 왕성한데다 고용지표 역시 탄탄한 것으로 나타남. 미 노동부는 지난주(11월 6∼1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4천 건 감소한 22만2천 건으로 집계됐다고 17일(현지시간) 공표.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8천 건)를 하회한 것.
트위터,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연이은 대량 해고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미국인들의 수가 줄어든 것은 미국의 고용상태가 매우 견고함을 의미. 현재 미국에서는 기업들의 구인 건수가 실업자 수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노동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
기준금리 7%를 경고한 연준 이사
17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정책금리가 아직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다”고 밝힘.
심지어 그는 “기준금리는 최소 5%대가 돼야 하며 7%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고 발언하기도.
시사점
지난 10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대비 7.7%)이 전문가 전망치(7.9%)를 밑돌면서 시장은 환호.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꺾였으며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은 물론이고 기준금리 최종목표치도 낮출 것이고 더 나아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기대.
하지만 7%를 훨씬 상회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연준의 목표치 2%를 아득히 상회한다는 점, 강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의 소비와 고용이 견고해 인플레이션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이 상당기간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