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폭등하는 환율과 무역수지 적자, 1997년의 데자뷰?

[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폭등하는 환율과 무역수지 적자, 1997년의 데자뷰?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뚫었고, 믿을 구석이던 무역수지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중이다. 경기침체를 넘어 1997년 IMF외환위기 때가 연상될 지경이다.


 

1.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 중인 무역적자  


대한민국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 6월 무역수지 적자가 25억75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4월 -24억8000만 달러, 5월 -16억1000만 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적자에 해당함. 3개월 연속 적자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임.

특히 충격적인 것은 대한민국 무역수지 흑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조차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 연속으로 발생 중이라는 사실. 전년 기준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25.3%에 달하는 대한민국은 1994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월별 기준으로 28년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온 바 있음. 중국의 존재야말로 대한민국의 고속성장과 외환위기 등 경제 위기 극복의 결정적 요인이었던 셈. 한데 대중국 무역수지가 이달 10일까지 수출액(34억6500만달러)보다 수입액(43억900만달러)이 커서 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할 위기에 처한 것.

올해 들어 6월까지 무역수지는 103억56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종전 상반기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는 1997년 91억6000만 달러였음.


2. 132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


최근 발생 중인 무역수지 적자가 정말 뼈 아픈 건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돌파할 정도로 급등하고 있는 타이밍에 벌어지고 있기 때문. 물론 달러 대비 주요국 통화가 전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고, 대한민국은 세계 9위의 외환보유국이며, 해외에 보유 중인 자산이 많은 것도 맞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1,320원 돌파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님. 한국은행은 지난 6월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382억8천만달러로 5월말(4477억1천만달러) 대비 94억3천만달러 감소했다고 밝힘. 이는 월간으로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감소) 이후 13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었음.


3. 시사점


미국이 금리를 급격하고 올리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동시에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 현실인데, 이는 마치 1997년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음. 환율이 폭등하고 무역수지 적자는 폭증하고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외환위기가 발생하고 IMF 구제금융을 받던 바로 그 1997년 말임.

정부에선 미국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에 기대를 거는 모양인데,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올리고 양적긴축까지 단행하며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는 마당에 달러를 해외에 뿌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할 통화 스와프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임.

시장참여자들은 무역수지 적자가 언제까지 진행될지, 원달러 환율 추이는 어떻게 될지 등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함. 무역수지 적자 폭이 누적되고 원달러 환율이 계속 폭등하면 외환보유고가 급속도로 줄텐데 그런 상황이 전개되면 국가부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대두될 것이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에 빠질 것.


 

 

 

[세이버 2022년 7월 18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