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2009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내린 전국 아파트값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전국 아파트값이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고 거래는 올스톱 상태다. 기준금리 인상이 어디까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형국이라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은 폭락하고 거래는 멈추고
15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 월간 주택종합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전달인 7월보다 0.31%포인트 커진 0.51% 하락. 이는 지난 2009년 1월(-0.68%) 이후 처음. 심지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서는 최고가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까지 등장.
서울도 주택가격 폭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 서울 아파트값은 7월(-0.22%)보다 두 배 이상 낙폭이 커져 0.45% 떨어졌는데, 이는 2013년 8월(-0.47%) 이후 10년만에 최대 낙폭.
수도권 아파트값(-0.66%)도 2013년 1월(-0.66%)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 경기(-0.71%)와 인천(-0.96%) 공히 크게 하락함.
시장참여자들의 매수심리도 급랭 상태. 16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2를 기록하며 19주 연속 하락. 이번주 지수는 2019년 6월 24일(78.7) 이후 가장 낮은 것인데,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매도자 우위시장, 100보다 낮으면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판단.
가격 하락과 매수심리 급랭은 거래량 급감으로 이어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43건으로 2006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를 기록.
시사점
금리 인상 쓰나미에 이어 경기침체 경고까지 이어지는 터라 주택시장은 눈사태처럼 무너지는 중.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한참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고금리 기조도 최소한 내년까진 지속될 확률이 높다는 점.
여기에 더해 세계은행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내년에 본격적인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 성장률이 높으면 설사 기준금리가 높아도 주택시장이 양호할 수 있으나 성장마저 부진하다면 주택시장은 활로가 없음.
긴 호흡으로 유가 등의 원자재 가격, 금리, 고용, 성장 등의 거시지표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