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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태경]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퇴로를 끊었다” [인터뷰/이태경]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퇴로를 끊었다”](https://imgnews.pstatic.net/image/308/2026/02/20/0000037914_001_20260220071312659.jpg?type=w860)
©김흥구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을 만나자마자 던진 말이 그를 자극한 것 같았다. ‘지난 20년 동안 허공에 돌을 던진 것 아닌가? 집값은 계속 오른다.’ 이 부소장은 침울한 표정으로 “참담함과 자괴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라고 답했다.
토지+자유연구소는 2007년 설립 이후 한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에 끈질기게 도전해온, 시민과 학자들의 연구·운동 단체다. 남기업 소장과 이태경 부소장이 저술한 부동산 관련 단행본만 18권에 달한다. 연구소는 ‘남의 토지소유권을 공격하는 빨갱이’라는 식의 색깔론 공세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집값 상승이야말로 광범위한 ‘일하는 사람들’의 소유권을 무자비하게 침해해온 것 아닌가? 집값이 오르면 노동소득의 가치는 상대적 하락을 겪으며 점점 더 많은 몫이 전세와 월세 형태로 부동산 소유자에게 강제 이전된다. 이 부소장은 ‘기여한 만큼 받아가는’ 시장경제 원리를 신봉한다. “효율적인 시장경제 시스템을 만들려면 지대(생산적 기여 없이 부동산 소유만으로 얻는 초과수익) 추구 경향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부동산으로 버는 돈이 노동과 혁신을 통해 얻는 수익보다 훨씬 큰 세상에서 누가 흔쾌히 땀 흘릴 수 있겠는가.”
이 부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기대를 걸었지만, 그 꿈은 번번이 꺾였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부동산 관련 발언들을 들으며, 그는 다시 기대를 품는다. “언론은 ‘험한 말’이라고 시비를 걸지만, 대통령이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자신의 퇴로를 끊어버렸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강력하고 일관된 의지를 보여줘야 시장이 움직인다.”
2025년 9월7일 이재명 정부는 ‘수도권에 주택 135만 호를 임기 내 착공하겠다’는 로드맵을 선포한 바 있다. 지난 1월29일엔 실행 방안으로 서울 도심 등에 소재한 국공유지에 6만 호를 신속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주택자들이 가장 원하는 입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태경 부소장은 “민주당 정부들의 오랜 숙원인 ‘부동산 체제의 대전환’을 개시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보완 수단을 제안했다. “토지와 건물을 함께 분양하는 기존 방식으론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 토지는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방안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요자는 토지 임대료를 내지만 싼값으로 분양받아 평생 살 수 있다. 집값이 오르면 판매해도 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핵심 요지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대거 공급한다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이태경 부소장은 또한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에 대해서도 ‘실효성 종부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강 벨트의 시세를 높이는 것은 다주택자(이미 상당한 규제를 받고 있는)가 아니라 강남 입성을 최종 목표로 ‘상급지 갈아타기’를 하는 1주택자다. 1주택자들은 실소유자라는 명목하에 두터운 보호를 받아왔다. 그러나 ‘갈아타기의 고리’를 방치하면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점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시세 15억~16억원 이상의 주택을 가진 1주택자의 경우 양도소득세를 낮춰주는 한편 보유세는 부과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정부의 기존 정책에 이런 대안들을 잘 조합하면 이번엔 기필코 부동산 체제의 대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