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셜정(정수현)에게 관심을 좀 많이 받는 두 유럽 남성이 있습니다.
한 명은 ‘러시아의 주커버그’라고 불리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가장 핫 이슈인 메시지톡 ‘텔레그램’을 만든 장본인 파벨 두로프(Pavel durov)입니다. VK라는 서비스로 백만장자가 된 그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내놓으라는 러시아의 간섭에 뿔이 나 독일로 망명해 ‘텔레그램’ 서비스를 만들고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킵니다. (소셜정의 마음에도 파장을…)
“돈이 내 인생에서 우선순위였던 적이 없다. 어떤 종류의 부동산이나 요트, 차 등을 소유하거나 소유할 의향도 없다. 내게 중요한 것은 내가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와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것을 지킬 수 있는가이다.” – 팩트TV와의 서면인터뷰 중
30대 초반에 이미 백만장자가 되어놓고는 돈 버는 데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초초초 훈훈남 파벨. 그 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즐겁게 바꾸고 있고, 세계를 놀라게 했고, 소셜정의 마음에 파도를 일으킨 개념남으로 등극했습니다.
최근 이 남자 만큼이나 소셜정에게 관심을 받는 또 하나의 유럽발 훈훈남이 있습니다. 바로 ‘마르크스 보다 더 크다’라고 평가를 받고 있는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입니다.
사실 소셜정은 이제 막 그의 책 <21세기 자본>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그의 주장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책읽기 with 치킨’ 시즌3-1 : 헨리 조지,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해부하다!> 1강에 참여하면서 그의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서두에서 피케티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부의 불평등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300년 정도의 데이터’들을 다 정리해보았다는 것입니다. 그간의 많은 경제학자, 사회학자들이 부의 분배와 불평등 원인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현상 분석을 내놓긴 했지만 300년 통계를 정리해서 분석을 시도한 것만큼은 분명 압도적이죠.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을 통해 경제학자나 정책 집행자 등 전문가들이 아니라 보편적인 시민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서문에서 “부의 불평등 문제는 경제학자나 사회학자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서 다행”이라고 언급하며, 저서 내내 향후 ‘더 큰 세금과 민주주의 발전’으로 이상적인 사회로 만들어갈 것을 주장한다고 합니다. (아직 다 안 읽었으므로 들은 조로 말하면^^)
감사하게도 토지+자유 연구소의 남기업 소장님께서 1강에서 간단히 강의를 진행해주셨는데요.
1강 세미나에서의 핵심은, 이미 피케티에 관심있는 분들은 많이 알고 계신대로 자본주의 구조의 모순에 대한 지적을 어떻게 도식화 하는가 였습니다. 축적된 자본은 ‘이자, 배당’ 등의 자본소득으로 이어지고 이 증가폭은 점점 노동소득과 비교해 커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위, 현재의 자본주의 구조에서는 뭇 사람들이 아무리 열심히 밤낮 일해도 상당한 자본을 축적한 자본가와의 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말이지요.
1강에서 만난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의 핵심
1) 총소득은 노동소득(1-@)과 자본소득(@)
2) 자본소득은 자본주의 구조하에서 계속해서 ‘확장형’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게 됨.
3) 노동소득을 크게 높이는 슈퍼 매니저(변수 등장)가 있다고 해도 그것은 곧 소수의 자본소득을 곤고히 해주는 것으로 고착화 됨. 여전히 노동소득의 수위는 자본소득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되고 빈부격차는 강화되는 구조.
4) 마르크스는 이러한 자본주의의 모순이 ‘파국’을 맞을 것이라 했고 (그런 일은 다양한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고), 피케티는 비슷한 주장을 하지만 ‘유토피아’적인 대안을 이야기함. 가령, 글로벌 단일세.그리고 궁극적으로 ‘민주주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 함.
5) 21세기 자본은 서문과 결론만 읽어도 피케티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 수 있다고 함. 800p의 방대한 분량을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200년의 통계를 정리한 방대한 근거자료.
좀 더 자세한 피케티의 논점을 알고 싶다면, 경향신문에서 이정우 교수님과 피케티의 대담[‘21세기 자본’ 저자 피케티·이정우 교수 대담]“더 많은 세금·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야”을 읽어보시면 좋아요.
이 세미나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 한 분 더 등장합니다. 부의 불평등 근본 원인으로 ‘토지 불로 소득’을 주장했던 19C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Henry George) 입니다.
그는 마르크스와 동시대를 살면서 단순 ‘자본’이 모순의 원인이 아니라 근본적 사회경제 자원인 ‘토지, 토지에서 나오는 가치가 독점되는 것’ 때문에 진보한 사회에서도 빈곤이 증가하고 격차 커지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남기업 소장님은, 피케티 역시 ‘토지’를 단순한 물리적 요인으로만 해석해 헨리 조지를 크게 염두해 두지 않는다고 지적하셨는데. 거기서 매우 흥미진진한 논박 포인트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해주셨지요. 앞으로 <21세기 자본>을 <진보와 빈곤>과 비교하며 읽는 것도 빅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소셜정은 <진보와 빈곤>을 완독했습니다. 짧은 인생 살아오면서 손에 꼽는 기특한 일 중 하나입니다.)
소셜정이 참여하고 있는 이 세미나는 한 30여명이 함께 듣고 있습니다. 직업도 각양각색, 관심도 천차만별이지만 <21세기 자본>을 혼자 읽어내기는 엄두가 안나기 때문에 왔다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용기를 내서 참여하는 걸요. 세미나의 묘미는 좋은 분들 많이 만나 토론과 나눔 하기^^
이후 세미나는 4강이 남았고, 헨리 조지의 <사회문제의 경제학>을 번역한 전강수 교수님의 특강도 이어진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이 이후에 함께 참여하셔도 좋겠습니다. 다만, 1인 1발제 혹은 1토론 진행을 해야한다는 옵션도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소셜정은 헨리 조지의 토지공개념에서 영감을 얻어 공간정보 플랫폼 서비스인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철학은 파벨에게서 배우고, 데이터를 집대성하고 분석하는 열정은 피케티에게서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이 두 유럽남은 소중합니다. 새롭게 부상하는 공유경제나 사회혁신의 움직임은 피케티의 주장 위에서 어떻게 파도 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런 관점으로 이 세미나를 용기를 내어 쭉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여튼, 치킨과 함께 읽는 <21세기 자본>은 계속 된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 신청이나 자료 요청을 성승현 연구원님에게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