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서울 아파트 평당 매매가 3000만원대 진입



1월 서울 아파트 평당 매매가 3000만원대 진입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1월 서울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가격이 4000만 원을 밑돌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장 침체가 두드러진데다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 탓이라는 풀이가 뒤따른다. 서초구와 대형 평형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오세훈 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잠실 등도 극심한 경기불황 속에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통상 자산 가운데 부동산은 다른 자산에 비해 늦게 오르고 늦게 내리는 속성을 지닌다. 너무 무거운데다 환금도 여의치 않아서다. 하지만 조정이 늦게 오더라도 피할 수는 없는 법이다.  


서울 아파트 1월 3.3㎡당 매매가 4천만원 아래로 떨어져 내려

18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거래가격은 평당 3996만 원으로 전월 대비 무려 5.2%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거래가격이 평당 3000만 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늘 부동산값 상승을 부추겨 온 조선일보조차 “얼어붙은 시장…서울 아파트 3.3㎡당 매매가 4천만원대 아래로”라고 제목을 뽑을만큼 1월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거래가격 하락 폭은 컸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7월 3987만 원을 기록한 후 8월 4011만 원을 찍어 최초로 4000만 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9월 4033만 원, 10월 4036만 원, 11월 4103만 원을 기록했고 급기야 12월에 4213만 원을 찍었다. 

 

출처: 직방

출처: 직방

 

 

서초구와 대형 평형이 하락세 견인해

자치구별로 보면 서초구의 낙폭이 컸다. ▲서초구 -12.6% ▲강북구 -5.9% ▲관악구 -5.6% ▲은평구 -4.3% ▲강서구 -3.7% 순으로 평당 매매가격이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특히 서초구의 1월 평균 매매가격은 평당 7639만원으로 지난해 12월(평당 8742만원)과 비교해 무려 12.6% 하락했다. 거래량 자체도 87건으로 전월(146건)대비 40%가량 감소했다. 래미안원베일리 등 랜드마크 고가 단지 거래 비중이 줄며 평균 거래가격이 낮아졌다고 직방은 설명한다. 1월 서초구의 15억 원 초과 매매 거래 비중은 74.7%로 작년 12월(83.6%)보다 8.9%p 줄었다.

강북구는 전용 85㎡ 이하의 소규모 단지의 저가 매물이 거래된 영향으로, 관악구는 신림동 삼성산주공 전용 113㎡가 6억 7000만 원, 관악산휴먼시아2단지 전용 82㎡가 5억 75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시세 대비 저렴한 거래가 이뤄진 영향으로 평당 매매가격이 내렸다. 전월 대비 평균 매매가격이 오른 지역은 ▲종로구 31% ▲서대문구 10.7% ▲영등포구 6.3% ▲용산구 5.8% ▲도봉구 5.7% 순이다.
 

 출처 : 직방

출처 : 직방

 

특기할 대목은 대형 평형의 낙폭이 컸다는 사실이다. 전용 면적별 평균 매매 거래가격을 보면 1월 서울 전용 85㎡ 초과 구간의 평균 매매가격은 평당 5068만 원으로 전월(평당 5389만 원)보다 6% 낮았다. 그 외 면적구간으로는 전용 60㎡ 이하는 -2.8%, 60~85㎡ 면적대는 -4%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환금성, 구입자금과 유지관리비 부담 등으로 대형 평형이 다른 평형에 비해 낙폭이 컸을 가능성이 높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잠실, 삼성, 청담, 대치는 다를까?

얼마 전 오세훈 서울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던 잠실, 삼성, 청담, 대치에 대한 규제를 풀었다. 초고가 주택들이 밀집한 이들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가 해제됨에 따라 일각에선 서울 아파트 2월 매매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 지역의 아파트들은 일종의 사치재 성격이 짙으니 제한적이나마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 지역에 소재한 아파트들은 워낙 초고가인터라 거래가 조금만 이뤄진다 해도 전체 시장의 평균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착시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가격을 큰 틀에서 규율하는 금리, 성장, 대출이 모두 엉망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금리를 좌우하는 미국의 시장금리가 당분간 내려오기가 어려운데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시간이 갈수록 1%대 초중반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고, 7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등으로 대출 역시 점점 조여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인 지역들이 조금 활력을 찾는다고 해도 그 기운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긴 어렵다.

 
모든 자산 중 가장 늦게 조정받는 부동산 시장

부동산 시장은 모든 자산 중에서 제일 늦게 오르고 가장 늦게 내리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가계자산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만큼 고가인데다, 거액의 대출을 일으켜야 하고, 환금성도 떨어지는 탓이다. 부동산은 사는 것도, 파는 것도 결심이 어렵고 실행은 더욱 어렵다.

하지만 늦게 와서 그렇지 조정이 오지 않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중핵이라 할 서울 아파트 시장의 기력이 떨어지는 기색이 역력한 건 조정이 도래했다는 증거다. 주식시장이 먼저 혹독한 조정을 겪고 있듯 부동산 시장도 조정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5년 2월 18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