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 앞둔 서울 아파트 시장…눈치 보며 거래 급감

[기고 / 시민언론 민들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격감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6월 거래량이 전월 대비 크게 감소한 것이다.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보유세 인상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 발표를 준비 중인 가운데 시장은 부동산 관련 세금이 얼마나 강화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출한도가 줄어들고 기준금리까지 올라가는 마당에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까지 정상화된다면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5월 정점 찍고 거래량이 빠르게 줄고 있는 서울 아파트 시장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총 8892건(계약일 기준)으로,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해당 거래량 집계에는 계약 해제와 무더기 계약으로 시장 추이를 왜곡할 수 있는 공공기관 거래는 제외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정부가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기 위해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는 경우에 대해선 양도세 중과를 하지 않기로 거래 조건을 유예하면서 4월(8643건)에 이어 5월에도 거래량이 급증했다.

5월 9일이 임박해 허가 신청을 하고, 2∼3주가량의 지자체 허가 기간을 거쳐 5월 중하순 이후 막판 계약 체결이 몰렸다. 그러나 6월 들어선 거래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5월 9일 전에 매매 약정을 맺은 물건의 일부는 계약이 6월로 이월된 것으로 보이지만, 6월 서울 아파트 계약 신고 건수는 19일 기준으로 총 4807건으로 5월의 54% 선에 그치고 있다.

6월 계약은 아직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열흘 이상 남아 있지만 현재 신고 추이로 볼 때 5월 거래량의 60% 안팎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7월 거래량도 현재까지 신고분이 1585건에 그쳐 6월보다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는 그만큼 매물도 많지 않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6만 768건으로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인 5월 9일(6만 8495건) 대비 11.3% 감소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인 결과다.

구별로 거래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강동구로 5월 466건에서 6월 155건으로 66.7%가 줄었고, 이어 용산구가 지난달 54건으로 5월(153건) 대비 64.7% 감소했다. 서초구는 5월 386건에서 6월은 현재까지 60.1% 감소한 154건에 그치고 있다.

송파구(-59.8%), 구로구(-59.7%), 동작구(-58.8%), 종로구(-57.8%), 강남구(-56.2%), 광진구(-55.3%), 마포구(-55.1%), 관악구(-52.9%) 등도 5월 대비 거래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

구로구와 관악구를 제외하면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이에 비해 영등포구는 5월 312건에서 6월 현재까지 235건이 신고돼 감소폭이 24.7%로 가장 낮았다. 또 노원구(-26.3%), 도봉구(-26.8%), 양천구(-31.3%), 은평구(-34.7%), 동대문구(-34.7%) 등도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영등포구와 양천구는 지난 6월 여의도 삼부, 목동 신시가지7단지 등 재건축 조합설립인가가 임박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전 막판 매도·매수세가 늘었고, 강북 지역은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곳이어서 거래 감소폭이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

세제 개편 앞둔 서울 아파트 시장…눈치 보며 거래 급감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 및 거래량, 자료 :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세제 개편 앞두고 시장은 지금 관망 중

한편 현재 주택시장은 이르면 이달 말∼내달 초 공개될 세제개편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주택자 및 고가주택, 비거주 1주택 등 증세 방향과 강도에 따라 매매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평가다.

강북 등 비강남 지역은 오히려 세제개편안 공개 후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보유세 등이 증가한다고 해도 초고가 주택이 몰린 강남권역에 해당되는 예기라는 말이다.

이에 비해 반포·압구정 등 초고가주택 밀집 단지에선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급매물이 늘어나는 반면, 같은 강남권 내에서도 보유세 상승폭이 크지 않은 곳은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출과 금리는 상방을 강하게 누르는 중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대출과 금리는 시장의 상승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달 10일부터 주택구입자금대출 최대 한도를 3억 원으로 제한했다.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및 규제지역 주담대 한도는 최대 6억 원인데 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추가 축소한 것이다. 25억 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서는 한도 2억 원이 적용된다.

비수도권의 경우 기존에는 별도 한도 제한이 없었으나 이번 자율 규제로 3억 원으로 일괄 축소하기로 했다. 단 집단대출(중도금, 이주비, 잔금), 기금대출, 보금자리론, 전세사기피해자구입·경락잔금대출은 별도로 한도를 축소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이 한도 자체 축소라는 초유의 규제를 도입한 것은 금융당국이 4.1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은행권 한정, ‘월별 주담대 총량 목표치’를 부여한 영향이다. 기존에는 가계대출에 대해 월별 목표치를 부여했으나 4월부턴 주담대도 별도 목표치를 두고 증가세를 관리하고 있다. 분기별로 총량 관리 목표의 25% 내에서 취급하도록 하며, 1분기 관리 목표를 초과하면 2분기 관리 목표에서 즉시 차감토록 해 관리 수준을 더 강화했다.

또한 국민은행은 한도 축소 외에도 타은행 상환조건부 대출도 이미 제한하고 있다. 타은행 신용대출 상환 후 국민은행에서 다시 대출받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타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의 갈아타기 접수도 중단한다.

국민은행이 자발적으로 대출한도를 급격하게 줄이면서 다른 은행들도 국민은행을 추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금리도 오른쪽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2.50%에서 2.75%로 올렸다.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이다.

물가와 집값과 환율이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지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유일한 요인인 성장률은 3%전망치까지 나오는 등 근심할 필요가 줄어들었다.

시장에선 이번 0.25%포인트 인상 이후 10월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7.16 [사진공동취재단]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의 정상화 강도가 단기 부동산 시장방향성 좌우할 듯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큰틀에서 결정하는 금리와 대출이 시장가격의 우상향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마당에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주택 보유자 및 매수 대기자들이 지금까지 유지해 온 기대수익률 전망치를 유의미하게 잠식할 수준으로 변경된다면 서울 등의 아파트 시장 공기는 여름에서 늦가을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이재명 정부에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강하게 정상화시켜서 시장을 하향안정화시킬 의지와 용기가 있는가이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매물판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들레 2026.07.20>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