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울 아파트값 대혼선…공공-민간서 상반된 통계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8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두고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8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전월 대비 1.27%에 달하는데 이게 6년 만에 최고치라며 기염을 토했다. 반면 민간기관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8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전월 대비 마이너스 4.5%라는 충격적인 통계를 내놓았다. 상반된 통계 사이에서 해석이 쉽지 않지만, 현장에 밀착한데다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가격 변화를 반영하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통계가 시장의 실제상황을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추정하는 건 합리적이다.
8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6년만에 최고라는 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8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아파트·연립·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평균 0.24% 상승했다. 특히 서울의 상승 폭은 0.83%로 7월(0.76%)에 비해 커지면서 2019년 12월(0.86%) 이래 5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상승 폭 역시 0.53%로 전달(0.40%)보다 커졌다. 2021년 11월(0.76%) 이후 최대 폭이다.
반면 지방(-0.08%→-0.04%)은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하락 폭은 전달에 비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매가 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은 아파트였다.
8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달 대비 1.27% 올라 2018년 9월(1.84%) 이후 7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립주택(0.23%)이나 단독주택(0.24%) 상승률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8월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맹위를 떨쳤다는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와 완전히 상반되는 통계가 민간에서 발표됐다.
20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9% 하락했다. 서울이 4.5% 내렸으며, 수도권은 4.4% 하락했다. 지방은 0.7% 하락해 서울과 수도권의 하락 폭이 전국·지방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용산구는 20.9% 급등했으며, 광진구(5.6%), 중구(2.0%), 강동구(1.6%), 성북구(1.1%), 성동구(1.0%) 등도 상승했다. 용산구를 중심으로 한강과 인접한 강북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가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그러나 강서구는 21.9% 하락했으며, 종로구(-18.0%), 서초구(-11.5%), 도봉구(-8.4%), 서대문구(-6.8%), 영등포구(-6.5%) 등도 하락 폭이 큰 편이었다.
실거래 아파트 위주의 공인중개사협회 통계가 더 미더워
8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실제로 어땠는지를 둘러싸고 공공과 민간에서 상반된 통계가 나오자 시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협회 관계자는 “부동산원의 방식에 따르면 시장 분위기가 통계에 반영되는 속도가 조금 느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민간업체인 KB국민은행 집값 통계와 비교해보면 우리 통계가 한 달가량 더 빠르게 (사장 상황을) 반영한다”며 “다른 기관들 통계도 다음 달에는 비슷한 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시장에 밀착한 공인중개사들이 낸 가격동향 관련 통계가 다른 기관 통계 보다 빠르게 시장을 반영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더욱이 협회 통계는 아파트 매매가격을 지수화하지 않고, 월별로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가격 변화를 반영해 분석한다.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가격 변화를 반영하는만큼 다른 지표 보다 시장 가격 변화를 더 정확하게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상당부분 시장의 신뢰를 잃은 한국부동산원이 민간기관 보다 더 믿을 만한 통계를 생성해 내지 못하는 답답한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