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이재명 대통령이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강남이 불패면 대통령도 불패”라며 부동산공화국과 정면으로 대결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래 이 대통령처럼 부동산문제 해결에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는 대통령은 없었다. 당장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없다’고 이 대통령이 거듭 못을 박자 반신반의하던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남을 중심으로 매물이 대거 늘어나는가하면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도 시장에 출회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기서 멈추지 말고 부동산 투기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정책들을 시장에 투사해야 한다.
날마다 나오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다짐하는 메시지를 또다시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대한민국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시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어디 있겠느냐”며 “이번에 안 하면 ‘잃어버린 20년’이 돼서 풍선 터질 때까지 달려갈 가능성이 큰데 지금이라도 막아야 된다”고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번이 아마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아마 이런 기회를 이용해 국민이 중과받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보고하자 “‘아마’라는 표현을 두 번 하셨다”면서 “아마는 없다. 아마는 없다”고 반복했다. 반신반의하는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책은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정말 중요한데, 이건 4년을 유예한 게 아니라 1년씩 세 번을 유예해 온 것이다. ‘이번에는 끝이다, 진짜 끝이다, 진짜 진짜 끝이다’ 이러면 누가 믿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책은 한번 정하면 그대로 해야 한다. 정부 정책을 믿고 잘 따른 사람은 손해보고, 안 따르고 버틴 사람만 득을 보면 공정사회가 되겠나”라며 “앞으론 그런 것 절대 없게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오는 5월 9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되 5월 9일까지 계약을 완료한 거래에 한해 지역에 따라 3∼6개월까지 잔금을 치르기 위한 말미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새해 들어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연일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또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그 엄중한 내란조차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이 명백한 부조리인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겠느냐”며 초고강도 메시지를 내놓았다.

눈치보다 매물던지기 시작하는 서울 아파트 시장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자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3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벨트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강남구 매물은 1월 초 7122건 대비 7956건으로 11.7% 증가했다. 서초구는 같은 기간 5837건에서 6506건으로, 송파구는 3351건에서 3858건으로 나란히 11% 이상 늘었다.
최근 열흘을 기준으로 봐도 매물이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근 열흘 동안 1631건, 2.9% 증가했다. 핵심 지역인 강남 3구와 마용성 한강 벨트에선 6.9%늘었다.
닷새를 기준으로 봐도 매물 증가세는 가파르다.
강남3구 매물은 닷새 만에 625건(3.5%)이 늘었다. 송파구는 3690건에서 3896건으로 5.5% 증가했고, 강남구는 7831건에서 8098건으로 3.4%, 서초구는 6467건에서 6623건으로 2.4% 증가했다.
마포·용산·성동을 중심으로 한 ‘한강벨트’ 지역에서도 매물이 늘었다. 성동구는 1235건에서 1337건으로 8.2% 증가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광진구 5.5%, 마포구 3.2%, 종로구 2.9%, 강동구 2.5% 순이었다. 용산구, 관악구, 영등포구, 강서구, 동작구, 양천구 등 다른 자치구도 소폭 상승했다.
주목할 대목은 매물이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 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SNS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직접 밝힌 이후라는 사실이다. 이후 이 대통령은 SNS에 부동산 관련 글을 10여 차례 올린 바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의 연장을 두고 반신반의하던 소유자들이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보고 매물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호가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매물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 앞서 전용 49㎡ 고층을 24억 5000만원에 내놓았던 매도 희망자가 최근 23억 5000만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직전 매도 희망 금액보다 1억원 낮춘 것이다.
해당 매물은 다주택자 소유로, 양도세 중과 유예가 연장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일몰 전 거래를 마무리하고자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 중층은 직전 거래가인 36억원보다 2억원 낮은 34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해당 매물 소유자는 다주택자가 아니지만 호가를 낮춰 급매물을 내놓은 다른 다주택자와 신속히 거래를 체결하고자 자신이 보유한 매물 가격을 내렸다.
마포에도 호가를 직전보다 5000만 원 이상 낮춘 매물들이 등장했다.
지난 28일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214제곱미터짜리 매물이 호가보다 10억 원 정도 낮은 125억 원에 거래돼 화제가 됐다. 이 거래는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의 종료를 예고한 뒤 체결됐다.

이참에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을 근본적으로 해체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했고 믿을 수 없을만큼 빠르게 그 약속을 지켰다. 물론 빅테크기업들의 AI패권경쟁이 반도체 수요를 폭발시켰고 그 수혜를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본 건 사실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전 부문에 걸친 뛰어난 리더십과 상법 개정 등의 밸류업 정책이 코스피 5000의 견인차였음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코스피 5000시대가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고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불과 6개월 여만에 열리자 거대한 머니 무브가 일어났고, 주식이 불패를 자랑하던 부동산을 밀어내고 재산증식 1순위에 등극했다.
그때까지 이 대통령은 부동산에 대해 종종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곤했다. 물론 미증융의 부동산 대출 관리 정책들을 연이어 투사한데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지역을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묶는 등 강력한 대책들을 동원해 시장의 오름세를 꺾으려했지만, 이 대통령은 보유세 등 세금에 대한 언급은 극도로 자제했다.
그러던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시대가 안착되자마자 SNS를 통해 직접 국민들에게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의 의지를 본격적이고도 강력하게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이 주식시장으로의 거대한 머니 무브 움직임을 확인한 후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 참으로 영민하고 전략적인 움직임이다. 돈의 흐름이 다시 증시에서 부동산으로 회귀하는 걸 차단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차제에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을 확실히 혁파시킬 정책들도 발표했으면 좋겠다. 대뜸 떠오르는 것이 용산국제업무지국 등 도심에 공급될 주택 6만호 중 대부분을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공급하는 것과 종부세의 실효적인 강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