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강남이 무너진다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실종을 넘어 멸종상태를 이어가자 급기야 철옹성처럼 여겨지던 강남구와 송파구 소재 대장 아파트들의 거래가도 최고가 대비 급락 중이다.
속절없이 급락 중인 강남 아파트들 하지만 거래는 역대 최저수준
난공불락과도 같았던 강남 소재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최고가 대비 급락을 거듭 중.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대장 아파트인 잠실엘스 전용 84㎡가 19억5000만원에 가격 조정 가능이라는 단서를 달고 매물로 나온 상태. 전용 84㎡는 올 3월에 26억7000만원(24층), 7월에도 22억5000만원~23억4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짐. 최고가 대비 7억원이 7월과 비교해도 3억 이상의 가격 하락이 발생. 송파구의 핵심, 잠실에서 그것도 대장 아파트인 엘스에서 전용면적 84㎡ 매물이 심리적 저지선이라 할 20억원을 깨고 등장한 건 의미심장.
또한 송파구 헬리오시티도 전용 84㎡ 19억3000만원~19억5000만원의 초급매가 속속 출현. 같은 평형 헬리오시티의 올해 최고 거래가격(23억7000만원) 보다 무려 4억4000만원이 저렴.
송파구만이 아님.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도곡렉슬’ 전용 134㎡는 지난달 2일 42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5월) 49억4000만원보다 무려 7억1000만원 급락. 또한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고덕아르테온’ 전용 84㎡는 지난달 6일 14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올해 최고가 19억8000만원보다 3억4000만원 하락.
강남에서조차 최고가 대비 급락한 매물들이 줄지어 등장하고 있음에도 거래는 멸종 수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일 기준 지난 7월 한 달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640건으로 2006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저.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작년 11월부터 1천건대(그 중 2월은 820건, 7월은 640건)를 9개월 연속 이어가는 중. 이 또한 통계 작성 이래 최장.
시사점
2014년 이후 작년까지 8년 연속으로 대세상승을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이 기준금리의 추세적 인상이라는 계기적 사태를 만나 빠르게 조정을 받고 있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가격이 급등할 거라던 자칭, 타칭 전문가들의 예측은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
강남 소재 랜드마크 아파트들의 최고가 대비 급락사태는 비교적 근래까지 견조하게 버티던 부동산 시장의 중심축까지 대세하락의 자장(磁場)안에 본격적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증거. 2014~2021년 대세상승의 기간과 상승폭이 유례가 없었던만큼 조정의 기간과 낙폭도 예측을 불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