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전세자금대출 금리 6%가 의미하는 것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최고 금리가 6%를 돌파한 가운데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 무섭게 치솟는 전세자금대출 금리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연 3.61~6.038%로 집계됨.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4월 5%를 넘어선 뒤 6% 선마저 돌파한 것. 전세대출 최고 금리가 6%를 돌파하는 건 2012년 상반기(1~6월) 이후 10년여 만.
이는 다음 주 열릴 한은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이 확실시되는 등 가파른 기준금리의 상승 탓.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혀 줄고 있지 않아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상승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고 따라서 전세자금대출 금리의 상방도 열려 있는 셈.
2. 전세 대신 차라리 월세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사례가 증가 중. 월세가 전세자금대출 이자보다 오히려 싸기 때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은 4월 서울 아파트 기준 4.2%인데 현재 전세대출 금리 상단은 6.038%임.
전세 이자 부담이 월세보다 커지면서 ‘전세의 월세화’는 가속화 될 전망. 이미 5월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은 59.5%(24만321건)으로 6할에 육박.
3. 시사점
본디 전세시장은 매매시장에 비해 금리의 변동에 훨씬 민감함. 매매시장이 시세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많아 주택담보대출금리 등이 상승한다 해도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전세시장은 전적으로 사용가치로 이뤄진 시장인지라 전세자금대출금리 등의 상승에 곧바로 반응함.
상단 6%를 돌파한데다 상방이 열린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전세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며 이미 진행 중인 전세의 월세화 경향을 한결 가속화시킬 것임. 또한 예,적금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다주택자들의 전세공급을 촉진시킴.
하여 전세시장은 하향안정화 경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서울 등의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내년 중에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음. 기준금리의 추세적 상승과 역전세난이 만나는 시기에는 거의 예외 없이 매매시장의 경착륙이 목격됐음. 전세시장의 동향은 매매시장의 가격 변동에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