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금 빙하기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능가하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지금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빙하기라 하겠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보면 작년 9월 2,697건, 10월 2,197건으로 급감하더니 급기야 11월 1,362건으로 떨어진 후 12월 1,126건, 올 1월 1,087건, 3월 1,227건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올 2월에는 810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6년 실거래가 신고 이후 역대 최소건수이다.
1.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분위기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 1천 건 대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을 필두로 한 전 세계를 강타하던 2008년 가을 무렵의 거래량임. 당시 월별 거래량은 2008년 9월 1,849건, 10월 1,519건, 11월 1,163건, 12월 1,523건이었으며 한국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2008년 8월 5.25%에서 2009년 2월 2.0%까지 수직으로 내리꽂으면서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이 2009년 1월 3,778건, 2월 4,898건, 3월 5,382건, 4월 8,306건으로 빠르게 회복됨.
2. 거래량은 가격의 선행지표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거래량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끝장낼 뻔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방불케한다는 사실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큼.
유동성 과잉으로 인해 2014년 이후 장장 8년 동안 이어진 대세상승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긴축적 통화기조와 함께 종언을 고했다고 봐야 옳을 것.사정이 더 심각한 건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도 전이라는 사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미 연준이 단행할 금리인상 폭과 속도는 예측 불허임.
3. 시사점
이런 마당에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믿고 섣불리 주택 매입에 나섰다간 돌이키기 힘든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음. 통상 주택 시장은 입지와 종목이 양호한 경우 꼭지에서 잡더라도 시간을 견뎌내면 전고점을 회복하고 돌파하는 패턴이 반복되긴 했음.
하지만 그것도 시간을 견뎌낼 체력이 있는 시장 참여자들에게나 해당되는 말. 그리고 전고점 회복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는 누구도 모름. 길게 보면 된다고? 케인즈의 말처럼 장기적으로 보면 우린 모두 죽음을 맞이함.
<세이버 2022년 4월 20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