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칼럼] 압구정 현대 115억 신고가 기록…”집값 띄우려 낚시질”

 


압구정 현대 115억 신고가 기록…”집값 띄우려 낚시질”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대한민국 아파트 피라미드의 최정점에 위치한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평당 1억4300만 원, 1채당 115억 원에 이르는 역대 최고가 거래 신고가 나와서 화제다. 지난 2021년 직전 최고가보다 무려 35억 원 높은 금액인 데다 당시 거래도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라는 의혹이 있었다.

이번 거래도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 매매당사자간 ‘직거래’이기 때문이다. 통상 가격이 많이 뛰는 직거래는 ‘특수 관계자간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흐르면 이번 거래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중요한 건 압구정 아파트의 115억 원 거래를 미끼로 낚시질하는 레거시미디어의 보도에 현혹되지 않는 소비자의 자세다.

 
압구정 현대 7차 80평이 115억원에 신고된 것으로 알려져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압구정동 구현대 7차 76동 전용 245㎡(80평형) 10층 매물이 무려 115억 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 종전 최고거래가격은 2021년 4월 80억 원이다. 종전 최고가 대비 무려 35억 원 상승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해당 아파트는 1978년 준공됐다.

76동은 한강변에 위치한 동도 아니고 압구정현대 아파트 단지 내 한 가운데 있는 동이다. 통상 같은 단지라고 해도 한강변에 위치한 동이 그렇지 않은 동 보다 가격이 비싼 걸 생각하면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구현대에서 가장 큰 80평은 76동에만 있다. 대지지분 역시 37.75평으로 3구역에서 가장 넓다.


 압구정 현대 7차 76동 80평형은 과거에도 특수거래 의혹이 불거져

이번 압구정 80평 아파트 115억 원 거래가 미심쩍은 이유는 ‘직거래’인데다 아직 등기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흔히 기존 거래보다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의 직거래나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낮은 가격의 직거래는 ‘특수관계인’간의 거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압구정 현대 7차 76동 80평형은 과거에도 특수거래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3년 전 반도건설은 계열사인 케이피디개발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76동의 공급면적 264.87㎡(80평) 아파트를 압구정동 아파트 매매거래 사상 최고가인 80억 원에 팔았다. 이 아파트와 같은 동 같은 층 옆옆집은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의 자택이다.

케이피디개발은 2013년 5월 경매 시장에서 이 아파트를 33억1000만 원에 낙찰받았다. 당시는 대한민국 아파트 시장의 최정점에 있는 압구정 현대 80평형이 경매에 헐값(?)으로 나올만큼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였다. 특기할 대목은 이 아파트 매입자금을 2013년 반도건설이 케이피디개발에 빌려줬다는 사실이다. 케이피디개발의 자본금은 3억 원이고 2013년 당시 적자를 내고 있어 30억 원짜리 아파트를 경매로 사들일 자금 여력이 전무했다.

케이피디개발은 비업무용부동산인 이 아파트를 반전세(보증금 5억 원,월세 500만 원)로 세 놓다가 2021년 80억원에 매각했다. 취득세 등 부대비용을 제외한 케이피디개발의 양도소득은 약 49억원인데, 케이피디개발은 거액의 결손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양도 관련 세금은 고작 15억 원가량에 불과했다. 

만약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이 개인명의로 이 아파트를 매입했다 80억 원에 매각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납부해야 할 양도소득세는 무려 약 29억 원(1가구 2주택자 양도세율 55% 적용, 지방세 포함)에 달했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세무·회계전문가들은 반도건설이 케이피디개발에 ‘결손금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케이피디개발의 지분은 100% 반도건설 소유이고 반도건설은 창업주인 권홍사 회장과 그의 아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케이피디개발의 압구정 아파트 매각차익은 사실상 권 회장 부자에게 귀속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절세신공(?)이 발휘되기도 했다. 

한술 더떠서 이 거래는 자기들끼리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았다. 서울시가 이런 의심을 했는데 당시 이 아파트 매수자는 같은 현대아파트 24동이 주소지였던 70년대생 2명으로, 아파트 매수대금에서 일부를 남긴 채 명의를 변경했다. 그리고 매수자 측이 마련하지 못한 돈 19억5000만 원은 근저당 설정을 하기도 했다. 

 

압구정 115억 신고가로 낚시질하는 레거시미디어에 속지 말아야 

전례가 있었던데다 ‘직거래’라는 점에서 이번 115억 원 신고가는 여러 모로 미심쩍다. 더욱이 이번 거래에서 특이한 점은 같은 단지에서 직거래가 한 건 더 있었다는 사실이다. 115억 거래신고가 있던 3월 27일 압구정 현대 48평이 51억 원에 거래됐는데 현지 공인중개업소에선 ‘교환 직거래’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 중이다. 

압구정 115억 원 신고가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인지 ‘작전’이 걸린 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레거시미디어들은 압구정 115억 원 신고가를 부동산 시장이 다시 기력을 차린 신호로 제시하며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런 언론에 속는다면 가난을 면할 길이 없다는 사실을 명심할 때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4년 4월 1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