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칼럼] 고금리 못 견뎌…집 내놓는 ‘영끌’ 2030세대들



고금리 못 견뎌…집 내놓는 ‘영끌’ 2030세대들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작년 주택 소유자는 2021년에 비해 22만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주택소유통계에 잡혔다. 특기할 대목은 2030세대의 주택 소유자가 무려 12만 명이 격감했다는 사실이다. 다른 세대에 비해 유독 2030세대의 주택 소유자 수가 급감한 것인데, 이는 2022년부터 부동산 시장을 강타 중인 고금리 충격을 다른 세대에 비해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세대가 흡수하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주택소유자가 전년에 비해 22만명 가량 증가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주택 소유자는 1530만 9000명으로 전년(1508만 9000명)보다 22만 명(1.5%) 증가했다. 이들이 소유한 주택은 1643만 2000호로 전년(1624만 2000호)보다 19만 호(1.2%) 증가했다.

주택 소유자 기준 1인당 평균 소유 주택 수는 1.07호로 전년(1.08호)보다 감소했는데, 이는 하락세인 다주택자 비중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 주택을 1건만 소유한 사람은 1303만 5000명(85.1%), 2건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227만 5000명(14.9%)이었다. 다주택자 비중은 2019년 15.9%를 기록한 뒤 매년 하락세다.

한편 주택 소유 가구의 평균 주택 자산 가액은 3억 1500만 원, 평균 소유 주택 수는 1.34호, 평균 면적은 86.7㎡, 평균 가구주 연령은 56.8세, 평균 가구원 수는 2.58명이었다. 상위 10% 평균 주택 자산 가액은 12억 1600만 원이었고 하위 10%는 3000만 원이었다. 

 


21년에 비해 무려 12만명이나 감소한 2030 주택 소유자수

이번에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 자료에서 특기할 대목은 이른바 ‘영끌러’라고 불리는 2030세대 주택 소유자수가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30세 미만 주택 소유자는 27만 4000명, 30대는 154만 1000명으로 각각 전년보다 1만 7000명, 10만 6000명 급감했다. 주택 소유자 수가 급감한 2030세대와는 달리 다른 세대는 40대를 제외하곤 주택 소유자수가 증가했다.

2030을 제외한 전 세대 가운데 40대만 2021년 333만 5000명에서 2022년 332만 4000명으로 주택 소유자수가 소폭 줄었다. 반면 50대는 379만 3000명에서 385만 2000명으로, 60대는 325만 6000명에서 338만 6000명으로, 70대는 172만 3000명에서 179만 5000명으로, 80세 이상은 72만 4000명에서 80만 8000명으로 주택 소유자수가 각각 증가했다. 

 
 

개인 특성별 주택 소유자 현황, 통계청

개인 특성별 주택 소유자 현황, 통계청

 



고금리 쓰나미를 견디기엔 다른 세대에 비해 너무 취약한 2030

2021년에 비해 2022년 들어 2030 세대 주택 소유자수가 급감한 까닭은 무엇보다 고금리 쓰나미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적인 예로 2021년 말 1%에 불과했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가파르게 올라 작년에 3%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당연히 대출금리는 그 위에서 형성됐다.

2030 주택 소유자들 중 많은 수가 세대 특성상 예기치 않은 고금리의 습격을 견디기에는 소득이 다른 세대에 비해 충분치 않다. 게다가 고금리의 쓰나미에 부동산 시장마저 대세하락 국면으로 진입하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시장에 매물을 던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영끌러’가 많은 2030 세대에게 앞으로의 시간들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조금 하회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레이스가 끝났다고 단정하며 환호작약 중이지만, 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또한 연준의 기준금리 추이와는 별개로 구조적 재정적자 상태인 미 연방정부가 천문학적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는 정부를 운영할 수 없는 처지임을 감안할 때 모든 시장금리의 토대가 되는 미 국채수익률이 극적으로 떨어지는 일은 결코 녹녹치 않다.

어쩌면 영끌을 한 2030들의 집 던지기는 이제 본격적인 시작일지도 모를 일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3년 11월 16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