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칼럼] 서울 아파트 시장은 벌써 ‘입동’…매물 8만채 쌓여




서울 아파트 시장은 벌써 ‘입동’…매물 8만채 쌓여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채를 돌파하는 등 매물이 무섭게 쌓이고 있다. 치솟는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부동산 시장의 2차 조정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앞다퉈 매물을 던지고 있다. 거기다 시장의 선행지표라 할 매매거래량도 8월을 정점으로 꺾이고 있다. 강남4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 거래된 물량의 상당수가 하락거래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최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연준은 금리인하에 대한 어떤 신호도 주지 않았다. 계절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매물 8만개가 쌓인 서울 아파트 시장

서울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일 현재 서울 아파트 등록 매물건수는 8만 호를 돌파했다. 1월 1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 513호였는데 11월 3일 현재 8만 452호까지 증가한 것이다.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매물이 60% 가까이 폭증한 셈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8월 26일 7만 호를 돌파한 이후 두 달 조금 지나 1만 호가 늘어났다. 아실이 매물 관련 데이터를 수집공개한 이래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 호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기할 대목은 매매매물만 폭증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4일 2만 9026호까지 떨어졌던 전세매물도 11월 3일 현재 3만 4645호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4일 1만 7681호까지 내려갔던 월세 매물도 11월 3일 현재 2만 397호까지 늘어났다.

매매물량의 거침없는 폭증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치솟는 금리를 견디지 못한 집주인이나 데드캣바운스의 끝물이라고 여기는 집주인들이 앞다퉈 매물을 던지고 있다다. 죽은 고양이라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잠시 튀어 오르는 것처럼 주택시장이 하락할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거래량 꺾인 강남,  늘어나는 하락거래

시장의 선행지표라 할 거래량의 감소도 주목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담대로 인해 살아나는 듯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들어 최고치인 8월 3852건을 기록한 후 9월 3362건으로 떨어졌다. 10월은 1140건에 불과하다.

아파트 시장의 태풍의 눈이자 최강자라 할 강남4구의 거래량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강남구는 8월 267건에서 9월 195건을 거쳐 10월 69건으로, 서초구는 8월 194건에서 9월 141건을 거쳐 10월 39건으로, 송파구는 8월 265건에서 9월 256건을 거쳐 10월 90건으로, 강동구는 8월 220건에서 9월 180건을 거쳐 10월 83건으로 각각 떨어졌다.

한편 아파트 상승거래 비중도 8개월 만에 꺾였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중 상승거래 비중은 47.45%로, 전달(47.65%)에 비해 소폭 줄었다. 대폭 상승에 해당하는 직전 거래 대비 5% 이상 상승 거래 비중도 8월 27.46%에서 9월 27.22%로 소폭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부동산 시장에 겨울이 다가온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수직으로 내리꽂히던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으로 반등한 까닭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대출을 확 풀어 빚내서 집 살 것을 강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을 큰 틀에서 규율하는 금리, 대출, 성장 가운데 금리와 성장은 부동산 시장에 적대적인 상황에서 대출만이 부동산 시장에 우호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윤 정부가 임계점을 넘어 폭주하는 가계대출에 겁을 먹고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담대를 조이자 대출마저 비우호적으로 바뀐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 반등을 끝내고 다시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은 정한 이치다.

얼마 전 끝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시장에선 적어도 내년 3분기까진 연준(Fed)이 지금의 기준금리(5.25~5.5%)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계절만 겨울로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도 겨울로 달려가고 있다. 보다 혹독한 시절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