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칼럼] 자영업자 대출 폭탄되나…코로나 3년간 51% 폭증




자영업자 대출 폭탄되나…코로나 3년간 51% 폭증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코로나19 발생 전에 비해 51%나 증가했으며, 대출의 질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영업자의 경우 과도한 주택담보대출 비중과 일시상환대출 및 단기대출 등의 차환리스크가 크며, 특히 취약 차주의 연체위험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양과 질 모두에서 악화되는 자영업자 부채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방역조치가 해제된 작년 2분기 이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2019년 말 수준을 상회하고 있지만, 자영업자 소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아득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폭발적으로 증가한 자영업자대출은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1033조 7000억 원으로 작년 1분기 말보다 7.6%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684조 9000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50.9%나 폭증한 수치다. 〈그림 1〉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림 1〉 서비스업 생산 및 자영업자 소득, 자영업자대출 잔액 및 증가율
자영업자대출 잔액 및 증가율



부채의 양만 문제가 아니다. 부채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부채는 취약차주·비은행권·대면서비스업 위주로 증가했다. 모두 부채의 질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이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취약 차주의 대출 비중이 2021년 말 9.0%에서 2023년 1분기 말 10.1%로,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 비중이 2021년 말 35.5%에서 2023년 1분기 말 39.4%로, 경기에 민감한 영세업종 위주인 대면서비스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44.3%에서 46.1%로 각각 상승했다. 한편 그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전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기준)은 2023년 3월 말 현재 1.00%로 과거 장기평균(2012~19년 중 평균 1.05%)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거의 전 부면에 걸쳐 빠르게 증가 중이다. 〈그림 2〉는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림 2〉 자영업자대출 구성 비중, 자영업자대출 연체율
자영업자대출 구성 비중, 연체율

 


사방이 지뢰밭인 자영업자 부채 리크스

보고서는 자영업자 부채 관련 취약 요인도 점검하고 있다. 보고서는 “자영업자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72.7%로 임금근로자 등 비자영업자(54.3%)에 비해 상당히 높아 부동산 가격 하락에 취약할 수 있다. 특히 LTV 규제가 느슨한데다 경기변동에 민감한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58.6%에 달하는 등 최근 상업용 부동산가격이 하락 전환한 가운데 주택에 비해 낙찰가율이 낮은 상가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자영업자대출 특성상 부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자영업자 부채는 일시상환대출과 만기 1년 이내 단기대출 비중이 높아 차환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편으로, 현재로서는 대부분의 자영업자대출이 만기 연장이 되고는 있으나 부동산가격 하락 지속시 대출한도가 일부 축소되거나 재연장이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다 일시상환대출과 만기 1년 이내 단기대출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 부채구조의 취약성을 잘 보여준다.


연말 18.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취약차주 연체위험률

한편 보고서는 향후 자영업자대출의 연체 위험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은 2022년 2분기 말 1.3%에서 2022년 말 2.0%로 높아졌으며,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9.5%에서 14.4%로 상승하였다. 향후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예상 밖의 경기회복 지연, 상업용부동산 부진 등이 발생할 경우 취약차주 위주로 연체위험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중략) 추정결과 금년 말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이 3.1%(12~19년 중 장기평균 3.9%)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장기평균 21.6%)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추정결과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과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이 모두 장기평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2년 2분기에 비해 거의 수직으로 상승하는 건 분명하다. 〈그림 3〉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림 3〉 금년말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 추정
2023년말 자영업자대출 연체위험률 추정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은 제한적

보고서는 끝으로 “다만 연체위험 대출이 전체 자영업자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면서, “단기적으로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취약차주의 채무 재조정을 촉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자영업자 부채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일시 상환에서 분할 상환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알 수 없으며, 설사 기준금리가 인하된다 해도 코로나 팬데믹 당시처럼 실효하한에 근접하는 저금리를 경험하긴 난망이라는 점, 상업용 부동산가격의 하락세가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 경기부진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자영업자 가계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무겁게 느껴지는 건 피할 수 없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3년 6월 27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