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칼럼] 전세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민들레 광장] 

 

 

 

 

 

 

전세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아파트 매매가격 낙폭이 주는 반면, 전세시장은 다시 하락 폭이 확대됐다. 실수요로만 구성된데다 매매가격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전세시장이 유의미한 추세적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는 한 매매시장의 하락을 막을 길은 찾기 어렵다.



낙폭이 축소된 매매시장, 다시 낙폭이 확대된 전세시장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은 전국 기준 0.49% 하락해 전주(-0.52%)보다 낙폭이 줄었다. 서울 (-0.45%→-0.35%), 경기(-0.72%→-0.71%), 인천(-0.73%→-0.66%) 등도 낙폭이 줄었다. 이로써 아파트 가격은 낙폭이 올해 들어 3주 연속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전셋값은 최근 2주 연속 둔화하던 하락폭이 다시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낙폭은 지난주 -0.76%에서 이번 주 -0.84%로 확대됐다. 서울(-1.05%→-1.11%), 경기(-1.06%→-1.19%), 인천(-0.96%→-1.14%) 등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낙폭이 확대됐다.

최근 전셋값 하락세는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위협적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당 매매 가격은 4235만원, 전셋값은 2076만원으로 매매·전셋값 이격도가 2159만원에 달했다. 이는 부동산R114가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치인데,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이렇게 낮아지면 매매가격이 견딜 재간이 없어진다. 다주택자건, 비거주 1주택자건 이른바 갭을 끼고 집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전세가가 속절없이 무너지면 이른바 역전세난이 발생하고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길이 없는 임대인들은 보유주택을 급매로 시장에 던질 수 밖에 없다.



전세시장에 드리운 암운(暗雲)

전세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고금리가 여전한데 더해 아파트 입주물량마저 만만치 않아 올해 전세시장도 하락추세를 면하는 것이 녹녹치 않을 듯 싶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5만2031가구로 작년(33만2560가구)보다 5.9%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월 수도권 입주예정물량은 작년 동기(1만3287가구)보다 무려 88%나 폭증한 2만5096가구(서울 6213가구, 경기 1만5009가구)로 전세시장의 하락세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전세시장의 추세적 반등 없이는 매매시장의 반전(反轉)도 난망

윤석열 정부는 집값 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해 세제부터 금융을 거쳐 분양까지의 전 부문에 걸쳐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정책수단을 시장에 투사했다. 이제 윤석열 정부에게 남은 카드라고는 강남3구 및 용산에 대한 규제 해제, 양도세 한시적 면제, DSR완화 정도다.

윤석열 정부가 최후의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설사 최후의 카드를 쓴들 매매시장이 극적으로 반전할지도 의문이다. 대한민국 주택시장의 구조적 특성상 전세시장이 하락을 멈추고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전까지는 매매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대세상승이건 대세하락이건 언제나 잔파도는 발생하는 법이다. 지금은 잔파도가 아니라 매매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세시장에 주목할 때다.
 

 

 

 

<민들레 2023년 1월 20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