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경제 제대로 보기] 물가급락에 대한 기대는 금물

[이태경의 경제 제대로 보기] 

 

 

 

 

 

 

물가급락에 대한 기대는 금물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 보다 높은 3.2%를 기록했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노동시장이 매우 강했던 2019년 주간 평균을 하회할 정도로 적었다.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둔화세가 확연했지만, 임금이 근간인 서비스물가는 오히려 상승해 연준이 기대하는 물가 타겟 달성이 녹녹치 않음을 증명했다.

견조한 소비, 더 견조한 고용


2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전기 대비 연율 기준)가 3.2%로 나타남. 지난달 나온 잠정치(2.9%)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치로 미국 경제는 1분기(-1.6%)에 이어 2분기(-0.6%)까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바 있음. 3개 분기 만에 역성장에서 벗어나면서 일단 기술적인 침체에 빠졌다는 우려는 다소 감소함.


3분기 성장률이 반등한데에는 소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함. 개인소비지출 확정치는 2.3% 증가하면서 잠정치(1.7%)보다 높게 나왔는데, 이는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소비가 여전히 견조함을 의미.  


같은 시각 나온 고용 지표 역시 견조.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2월 11∼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6000만건으로 전주 대비 2000명 증가했음.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건)는 물론이고 노동시장이 매우 강했던 2019년 주간 평균인 21만8000명보다도 적은 것으로 여전히 노동시장이 탄탄함을 의미.


개인소비지출 상승세는 꺾였으나, 서비스물가는 오히려 상승해


미 상무부는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1% 각각 올랐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는데,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소폭 상승을 기록.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간주하는 근원 PCE 가격지수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작은 상승폭을 기록.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12월 이후 최소폭인 7.1% 올랐다는 열흘 전 노동부 발표에 이어 11월 PCE 가격지수도 오름폭이 줄었다는 이날 수치는 인플레이션을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

문제는 상품 물가가 전월보다 0.4% 하락한 반면 서비스 물가는 전월보다 0.4% 올랐다는 사실. 이는 노동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각해 임금상승률이 견고하고 이에 따라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얘기.


시사점


미국의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도 확인되는 바임. 문제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사람을 구하기 어려울 만큼 구인난이 심하고 이에 따라 임금상승률이 견고하다는 사실임. 이는 파월 의장이 염려한 것처럼 서비스물가지수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정책목표인 2%수준까지 내려오는 것이 결코 녹녹치 않다는 뜻임.

따라서 미국의 고용시장이 지속적인 구인난에 시달린다는 지표가 계속 발표된다면 연준이 긴축기조를 변경하기가 쉽지 않음. 서비스물가지수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한 물가 급락은 어렵고, 이른바 연준 피벗도 기대하기 힘듦.

 

 

 

<세이버 2022년 12월 26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