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경제 제대로 보기]
도리어 3개월만에 상승한 소비자물가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상승세가 꺾이는가 싶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근원물가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을 자임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소비자물가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5.7% 상승.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8월 5.7%, 9월 5.6%로 꺾이는 듯 싶었는데 이번에 다시 상승세로 반전.
석유류 상승률이 지난 6월 39.6%까지 오른 뒤 7월 35.1%, 8월 19.7%, 9월 16.6%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상승세로 돌아선 건 간단히 볼 일이 아님.
한편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역시 4.8% 올라 전월(4.5%)보다 되려 상승세를 키움.
내년 1분기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 5%대를 전망한 한국은행
문제는 5%대의 고물가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한은은 2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내년 1분기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
한은은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국내외 경기하방 압력 증대 등은 하방리스크로, 고환율 지속과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은 상방리스크로 잠재해있다”고 밝혀.
시사점
한국은행이 유례 없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좀체 잡히지 않고 있음. 7월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가 싶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다시 상승세로 반전한 건 현재 직면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게 난제라는 사실을 방증함.
여튼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고, 환율 방어를 위해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도 적정 수준에서 유지해야 하며, 급속한 경기둔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고차원의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입장에 봉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