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기준금리 폭등에 붕괴되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

[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기준금리 폭등에 붕괴되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드라이브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들의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수직으로 낙하 중인 미국 주택 시장


미국 주택 시장이 급락 중. 20대 도시 모두 전월 대비 하락. 2012년 이후 집값이 처음 떨어졌던 7월(-0.8%) 당시에는 20곳 중 8곳은 상승했는데, 8월에는 20곳 모두 하락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침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주택가격이 한 달 전보다 4.3% 급락한 것을 비롯해 워싱턴주 시애틀(-3.9%),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2.8%),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2.3%), 콜로라도주 덴버(-2.3%),애리조나주 피닉스(-2.1%), 오리건주 포틀랜드(-1.9%) 등의 지역도 급락 중.

가격만 주저앉고 있는 것이 아니라 거래량도 급감 중.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집계를 보면,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 대비 1.5% 감소한 471만건으로 나타났다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봉쇄 기간을 제외하면 201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 최근 8개월 연속 줄면서 2007년 이후 최장기 감소 기록을 세웠고, 1년 전과 비교하면 매매 건수는 무려 23.8% 급감.

미국 주택 시장이 급랭 중인 건 미 연준이 유례 없이 강력하게 추진 중인 긴축적 통화정책 탓이 큼. 예컨대 올해 초 3% 안팎이었던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현재 7%를 돌파.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도 붕괴 중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모니터링한 세계 주요 18개국 중 9개 국가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 추세가 뚜렷하게 포착됨. 대표적으로 캐나다와 스웨덴은 지난 2월 이후 현재까지 8% 이상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뉴질랜드는 전년 최고치와 비교했을 때 12% 이상 부동산 가격이 폭락.

코로나 펜데믹 당시 유동성 홍수로 인해 폭등했던 각국의 부동산 시장은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긴축에 돌입하자 눈사태처럼 허물어지고 있는 중.

현 시점에서 특히 부동산 시장 붕괴가 위험한 이유는 가계부채 폭탄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글로벌 경제 전반이 극심한 침체에 빠질 우려 때문.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을 비롯해 북유럽 국가들의 가계부채 수준이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르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는 위험 선상에 놓여있다고 평가. 특히, 개인 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중이 높은 캐나다, 호주, 스웨덴 등에선 이미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고 평가.


시사점


유동성 홍수 시대에 폭등했던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유동성 가뭄의 시대를 맞아 급락 중.

폭등하는 금리는 신규 부동산 구매자들의 구매 능력을 저하시켜 수요를 침체시키고,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구매한 사람들은 빚에 허덕이게 만들며, 부동산 중개 시장과 건설업계엔 감원 칼바람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완성시키는 트리거로 기능.

특히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선호하는 미국·영국과 달리,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선호하는 유럽·호주·아시아권 국가 등에선 기준 금리 급등이 가계를 직격.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 시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격감시키고 이는 바로 소비 위축으로 직결.

글로벌 경제는 지금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인상, 자산가격 붕괴,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중. 기간과 강도는 알 수 없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는 불가피.  

 

 

 

<세이버 2022년 10월 27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