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천정이 열린 환율, 한은의 빅스텝 불가피

[이태경의 부동산 제대로 보기] 

 

 

 

 

 

천정이 열린 환율, 한은의 빅스텝 불가피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터치하며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환율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밟는 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추경호 부총리가 한은의 빅스텝에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

상방이 열린 원달러 환율


28일 달러·원 환율이 1440원을 돌파하며 이틀 만에 연고점을 갱신. 환율이 144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고가 1488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와 확대된 경기침체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국 화폐가치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강달러를 견인.


추경호의 부적절한 발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다음달 열릴 금통위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을 밟을 것은 기정사실에 가까움. 하지만 기재부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간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야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미국과 (국내) 금리 격차가 커지면 외환 시장과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그걸(금리인상) 가파르게 쫓아가자니 국내 경기 문제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 여러 대출자들이 금리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발언. 또한 추 부총리는 이날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부채 증가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6배에 달한다”고도 발언함.

가계부채 이자 증가를 근심하며 한국은행의 빅스텝 결정에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추 부총리는 폭등하는 환율에 대한 대책으로는 외환보유고를 푸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 이는 추 부총리의 “외환보유고는 금고에 쌓아두라고 있는 게 아니라 이럴 때 시장안정조치하라고 있는 자금”이라며 “외환보유고가 아직 많으므로 이런 부분을 활용해서 적절한 시장안정 조치를 할 것”이라는 발언이 증거.

급등하는 환율을 외환보유고를 푸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해 보이지도 않지만 통화정책은 한국은행의 소관임에도 기재부 장관이 이에 간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부적절.


시사점


환율 급등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억제해야 하는 현안임. 그런데 기재부는 외환보유고를 헐고 민간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금융자산의 매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음.

그런데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사용을 억제하면서 달러를 공급해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건 무모하기 짝이 없음. 해외 투기자본들이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국내에서조차 달러매수에 나선다면 환율은 정말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음.

한국은행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빅스텝을 연달아 밟아 인플레이션 및 환율 폭등에 대응해야 할 것임.  

 

 

<세이버 2022년 9월 29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