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 아파트를 사는 게 맞을까?

이태경 /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 중이다. 강남권역은 꺾였지만 중하위권 아파트들이 상승을 견인 중이다. 일각에선 3040세대가 중저가 아파트들을 매입하면서 시장 전체를 밀어올리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서울 중저가 아파트들을 매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까? 아파트 가격을 결정짓는 금리, 대출, 세금 등을 보면 그렇게 평가하기가 어렵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2주 연속 확대…중하위권이 견인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다섯째 주(3월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1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월 첫째 주 이후 7주 내리 축소세를 이어가 0.05%까지 낮아졌다가 지난주 0.06%로 소폭 확대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상승폭을 0.06%포인트 키웠다.

강남3구의 약세는 6주째 이어졌다. 다만 하락폭이 확대된 곳은 강남구(-0.17%→-0.22%)뿐이었고 서초구(-0.09%→-0.02%)와 송파구(-0.07%→-0.01%)는 내림폭이 축소됐다. 강남3구와 함께 하락 전환했던 용산구는 이번주 0.04% 올라 6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최근 약세로 전환한 한강벨트권 가운데는 성동구(-0.02%)만 3주째 하락을 유지했다. 동작구(0.04%)는 3주 만에 상승 전환했고, 3주 연속 하락한 강동구(0.00%)는 보합이었다.

반면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은 중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져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면서 서울 전체 상승폭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성북구와 서대문구, 강서구가 각 0.27%로 서울 전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구와 관악구는 0.26%, 노원구와 구로구는 0.24% 각각 오르며 상승폭 상위권을 차지했다.


부동산의 저승사자 금리가 무섭게 상승 중

서울의 중저가 아파트를 지금 시점에 매입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길은 없다. 다만 아파트 가격을 큰 틀에서 결정하는 요인들이 아파트 가격 하락을 가르키고 있다는 사실은 꽤 자명해 보인다.

우선 부동산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금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하게 남아 있는데 더해 트럼프 미국이 불법적으로 시작한 미국-이란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인플레이션에 더해 유가 급등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 더해져 인플레이션 쓰나미가 우려되다 보니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미 미국 국채수익률이 무섭게 상승 중이다.

프랑스 등 유로존 주요국들도 인플레이션 쓰나미에 재정악화까지 더해지면서 국채수익률이 무섭게 폭등 중이다.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을 이제 금리 인하는 고사하고 금리 인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국채수익률이 모든 금리의 바닥이다 보니 이게 올라가면 주택담보대출금리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최근 7%대로 치솟은 주담대 고정금리가 이런 현실을 정확히 방증한다. 여기에 환율 불안과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지도 모른다.


대출은 더 조여들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까지 나올 예정

이재명 정부는 아파트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대출도 계속 조이고 있다.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 임차인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을 해주는 것이 맞느냐’는 이재명 대통령이 문제제기를 금융당국이 이행하고 있는 것인데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적지 않은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 중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약 1만 7000가구(4조 1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만 2000가구(2조 7000억원)로 추산된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6·27 대출규제’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부동산 대출을 무자비하게 조인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조만간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규제정책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거주 1주택자는 이 대통령이 지목한 부동산 투기 주체의 한 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 관련 규제가 시장에 미칠 파장이 훨씬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 정의 방식에 따라 규제 적용 대상이 광범위해질 수 있어서다.

당장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만 대거 줄여도 비거주 1주택 투기 수요를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금리만 높였는데도 2022년 하반기에 랜드마크 단지들 무너진 바 있어

지금 여기서 우리는 과거를 복기해야 한다. 부동산가격 하락을 떠받치려고 그토록 안간힘을 쓰던 윤석열 정부 당시에도 한국은행이 미 연준을 따라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니 서울의 대장 아파트들이 폭락했던 2022년 가을과 겨울을 떠올려야 한다.

당시에는 고작 기준금리가 폭등했을 뿐인데도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들이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 휘청거렸다.

그런데 지금은 더 할 수 없이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인해 금리는 우상향 트랙에 올랐고, 이재명 정부는 대출을 빈 구멍 없이 틀어막고 있으며, 세금도 가랑비에 옷 젖듯 상승 중이다. 이재명 정부는 서울 도심을 비롯한 핵심지역에 국공유지를 활용한 주택공급을 대거 할 작정도 했다. 무엇하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는 요소들이다. 이런 마당에 중가가 됐건 저가가 됐건 서울 아파트를 투자나 투기 관점으로 접근하는 건 절대 금물이다.


<NEWS M 2026년 4월 3일>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