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토지+자유 이야기 여름호] 지리멸렬한 개혁, 연구소가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할 이유

빛의 혁명으로 출범했지만 개혁에 소극적인 이재명 정부

이른바 ‘빛의 혁명’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남짓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12.3 내란을 신속히 청산하고 검찰 개혁 등을 위시한 개혁과제들을 몽골기병의 속도로 처리해 나갈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이어지는 정국을 보고 있으면 아쉬움과 함께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내란청산은 요원하기만 하고 이재명 정부의 1호 공약이었던 검찰개혁조차 1년을 끌며 형소법 개정을 통해 9부 능선을 넘은 상태입니다. 사법개혁과 언론개혁은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했습니다.

경제도 어렵기만 합니다. 반도체 메가사이클에 힘입어 수출과 경상수지 등을 비롯한 거시 경제지표들은 매우 양호해 보입니다. 3대 메가프로젝트로 표상되는 적극적 산업정책도 호평할 만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약진 덕택에 코스피도 무섭게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층위에 걸친 소득 및 자산의 극심한 양극화, 거의 붕괴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치솟는 물가 등 한국사회의 기반을 허물만한 위험요인들이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때 1만포인트 돌파가 기정사실처럼 보이던 코스피는 전고점 대비해서 한달 여만에 거의 30%가 폭락하는 참극이 벌어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투자자들을 혼비백산케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고점론의 부각도 무시할 순 없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주가의 변동성을 크게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출시를 허가하고 이 상품들의 폐해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서울 및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부동산은 매매가격·전세가격·월세가격이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장에 진입했습니다. 대통령이 대출관리와 구두개입에 치중하고 시장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킬만한 보유세 강화 및 획기적인 공급정책을 발표하지 않은 탓이 적지 않다 할 것입니다.

이렇듯 거의 전 부면에 걸쳐 개혁이 부진합니다. 2022년 여름부터 내란을 거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기까지의 거의 3년 가까운 세월 동안 촛불을 들었던 연구소의 상근자 3명(남기업 소장과 이태경 부소장과 이진수 연구위원)에게는 고통과 불면의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지를 사수하는 심정으로 달려온 시간들

표류하는 개혁을 보며 답답해하면서도 연구소는 올 상반기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우선 저희는 상반기에 선대인 연구소로부터 연구과제를 발주받아 완성본을 제출했습니다. 연구 결과물의 제목은 “국민연금의 택지조성채권 매입 투자를 통한 주택문제 해결과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입니다. 이 연구는 막대한 자금운용능력이 있는 국민연금이 택지매입을 위해 발행된 채권을 매입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수도권에 대규모로 공급하면 주택문제 완화와 국민연금 이미지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이 연구가 현실에서도 실행되길 바라는 마음 큽니다.

한편 남기업 소장은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우선 남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올 1월 하순부터 우리 연구소가 주창해 온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을 주장함에 따라 처음에는 ‘공개서한’ 형식으로 그 이후에는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을 쫓아가며 11개의 칼럼을 써서 제법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남 소장은 재경부(기재부)가 주최하는 부동산 세제 경청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하여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주제로 발언하였고, 각종 방송과 유튜브 채널에 나가 부동산 개혁의 방향과 방법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태경 부소장은 상반기에도 현안에 대한 이슈 대응에 총력을 경주했습니다. 이 부소장이 경제평론가 타이틀을 달고 상반기에 각종 현안 관련해 시민언론 민들레, 민중의 소리, 뉴스M 등의 다양한 매체에 100건이 훨씬 넘는 컬럼을 기고했습니다. 아울러 이 부소장은 양대노총 등이 주최한 ‘자산과세 정상화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보유세 현실화 및 기본소득으로의 전 국민 분배를 주장했습니다.

이진수 연구위원은 기존 땅값지도 ‘모두의 땅’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3D로 제작 중입니다. 아마 하반기에는 출시될 수 있을 듯 합니다. 또한 이 연구위원은 OECD 부동산 실효세율 리포트를 작성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이 연구위원의 외부활동도 주목할 만 합니다. 이 연구위원은 해마다 발행하는 민주연구원 ‘불평등 보고서’ 작성에 서울편을 맡아 참여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에서 주거금융전문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 연구위원은 영국에서 6월 29부터 7월2일까지 진행된 지공주의 컨퍼런스에 온라인 방식으로 참여하여 각국의 지공주의 활동 동향을 파악하고, 여러 나라의 지공주의 활동가들과 교류하였습니다.

후원자님! 형편이 여의치 않으실텐데도 올 상반기에 저희와 동행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록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궁 속이지만 저희는 하반기에도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진력하겠습니다. 이제 곧 장마가 끝나고 불볕 더위가 찾아올 듯 합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여름이지만 적응은 늘 어렵습니다. 모쪼록 댁내 무탈히 여름을 건너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