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기고/ 뉴스M]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경제·사회 문제로 ‘부동산 및 주거불안정’이 꼽혔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다른 걸 아무리 잘 해도 국민들은 박한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가 정권의 명운을 걸고 부동산 문제 해결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정상화하고 청년들을 위한 토지임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해야 부동산 문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주거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듣고 답하고 있는 모습. KTV 유튜브 화면 캡처.

주거불안에 짓눌려 사는 대한민국 국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9일 서울 정동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민간 전문가와 ‘미래전략자문회의’를 하고 국민·청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점검했다.

기획처가 만 19세 이상 국민 1천명과 만 19∼34세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23∼29일 웹서베이 방식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경제·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국민(25.7%)과 청년층(27.8%) 모두 ‘부동산 및 주거 불안정’을 꼽았다.

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에서는 세대별 차이가 확인됐다.

국민은 ‘주거비 및 생활비 부담’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응답(24.0%)하며 안정적인 삶의 기반 확보를 중시했지만, 청년층은 ‘일자리 및 사업 불안정’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응답(36.4%)했다.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에는 국민 및 청년층 상당수가 20년 후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경제·사회 상황이 현재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20년간 대한민국의 변화를 좌우할 핵심 불확실 요인으로 국민(47.8%)과 청년층(43.8%) 모두 ‘인구구조 변화’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선택했다.

중장기 국가 발전전략 수립 시 고려해야 할 핵심 가치에 관해서는 세대별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국민은 ‘국민 삶의 안정 및 행복 증진’(27.2%)을, 청년층은 ‘경제성장과 산업경쟁력 강화’(31.6%)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평가했다.

기술·산업 분야에서 국민은 ‘산업 간 격차 완화 및 동반성장 환경 마련’(35.5%)을, 청년층은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개발(R&D) 지원 확대’(34.6%)를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평가했다.

노동시장 분야에서는 국민이 ‘사회안전망 강화’(33.2%)를, 청년층은 ‘신규 일자리 창출’(31.4%)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부동산이라는 악성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치료제가 보유세

주권자들 중 가장 많은 수가 ‘주거비 및 생활비 부담’을 가장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면 이재명 정부는 이를 해결할 의무가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부정평가 원인 중에서 단연 1위로 꼽히는 것이 부동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재명 정부 1년 동안의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를 모두 제친 압도적 1위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울 등에 전세가격과 월세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가 대통령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부동산 문제를 솜씨있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식상한 감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무주택자들로부터 유주택자에게 부가 이전되는 것으로, 무주택자들 입장에선 시지프스의 신화 속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지대경제의 추구를 통한 혁신경제의 고사, 금융 등 자원배분의 왜곡, 저출산, 다양한 층위의 양극화 등의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더욱이 서울 등의 부동산 시장은 2014년부터 잠시의 조정을 제외하곤 끊임없이 대세상승을 지속 중인터라 여기서 다시 한번 급등한다면 정말 통제불능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수행 동력은 급속히 소진될 것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국정수행 지지율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재명 정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결사의 각오를 가지고 부동산공화국 혁파에 나서야 한다. 급등한 증시에서 시세차익을 얻은 사람들과 수억원대의 성과급을 받을 수만명의 노동자들을 감안할 때 서울 등의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 홍수에 직면한 상태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는 유동성 홍수가 부동산 시장을 휩쓸지 못하도록 높고 튼튼한 제방을 구축해야 한다. 보유세 등을 포함한 부동산 관련 세금의 정상화가 바로 그 제방에 해당한다. 대출이나 금리에 연연하지 않고 서울 등의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위협은 기대수익률의 저하이고, 이를 가능케 하는 정책수단이 바로 보유세 등의 부동산 관련 세금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실효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만약 개혁을 하는 시늉만 했다간 정말 큰 코 다칠 것이다.

청년 등을 위한 주택공급은 토지 임대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으로

한편 무주택자들과 2030청년들을 위한 주택공급대책도 긴절하다.

무주택자들의 경우 상당수가 청약가점이 낮아 당첨이 어렵다는 점, 설사 어렵사리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분양가가 도저히 부담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 등의 난점이 존재한다. 부모를 잘 만나지 못한 대부분의 청년들에겐 입주 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들을 위해서 정부가 용산 미군 기지 반환부지, 태릉 육사 터, 대법원 및 대검찰청, 동작동 국립묘지 등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면 어떨까 싶다. 입지, 타이밍, 시장 안정효과, 구매부담 등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좋은 대안들도 드물 성 싶다. 물론 2030청년들 중 일부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못한 2030들에겐 1, 2인 가구 위주로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면 좋을 것이다.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 등 등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면 조기에 대량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 등에 토지임대부 분양방식 등으로 입주가 완료되면 매년 임대료 수입이 엄청나게 발생할 것이므로 그 임대료를 재원으로 사유지를 수용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 주택 공급이 가능해진다. 국민연금이 재무투자자로 참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국공유지 위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지구는 한 마디로 말해 마르지 않는 화수분과도 같다.

기존과 같은 분양주택을 아무리 많이 공급해봐야 시장은 안정되지 않고 대다수 국민들의 주거불안도 해소되지 않는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같은 투기차단형 주택을, 요지의 국공유지에,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만이 서울 등의 주택공급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뉴스M 2026.08.03>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