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필요한 건 ‘공원’이 아니라 ‘공공주택’이다

[기고/오마이뉴스] 용산공원부지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채워야

용산에 필요한 건 ‘공원’이 아니라 ‘공공주택’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용산공원 부지 내 주택 공급방안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용산구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 어린이정원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며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용산구청은 “용산공원은 단순한 개발 가능 부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상징성, 공공성이 담긴 국가적 자산”이라며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없이 주택공급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용산공원 조성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은 국민 모두를 위한 국가공원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9일 용산공원 일대 전경. 2026.8.9 ⓒ 연합뉴스

서울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려는 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서울시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정부는 어린이정원을 포함한 공원부지 추가 개발 추진 의지가 굳건해 보인다. 주택공급이 절실한 서울시에 대량의 주택을 공급할 최적의 입지가 용산공원 부지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당시 용산에 주택 1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재 용산공원부지에 긴절한 건 ‘공원’이 아니고 ‘주택’이다. 여기서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기존과 같은 토지건물 일체형 분양주택의 공급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기존과 같은 분양방식으론 부동산 투기와 주거불안을 완화시킬 수 없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이 용산공원부지에 공급되어야 하는 이유다.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김윤덕 장관

용산공원부지 전체에 대한 주택공급 방안에 관한 정부의 입장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입에서 나왔다.

지난 14일 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어린이정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에 관한 질문에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용산의 크고 작은 부지들을 놓고 오염 문제나 미군과 협의 문제 등을 극복해 집을 짓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주택 공급에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장관은 “용산공원에 실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법적 문제를 비롯해 국회와 서울시, 용산구, 미군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주택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서울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 주택 공급을 둘러싼 서울시와 이견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용산공원부지 및 그린벨트 등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오 시장과 면담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서울시에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권한이 있으니 행사하겠다면서 서울시와 견해가 달라도 ‘우리는 갈 길을 간다’고 말해서도 안 된다”면서도 “그렇다고 정부가 서울시가 반대한다고 아무것도 못 하는 무능함을 보여주는 쪽으로 가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용산어린이정원 등을 포함한 용산공원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서울시가 반대논거로 내세운 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과 후대의 삶이다. 서울시는 같은 논거로 정부가 서울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서울에는 용산공원부지만한 땅이 전무해

주지하다시피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국이 반환한 용산미군기지의 부지 중 본체부지 전체는 반드시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하고, 공원 이외의 목적으로 용도변경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재까지 용산공원 일대에서 개발이 추진되는 곳은 미군기지 이전과 공원 조성 비용 목적으로 ‘복합시설조성지구’로 지정한 유엔사와 캠프킴·수송부 등 공원 주변의 산재 부지들이 전부다.

정부가 용산공원 부지 전체에 대한 주택공급을 전면적으로 고민하고 나선 것은 주택을 지을 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에 용산공원 부지만한 땅이 전무한 탓이다. 아울러 용산 주택개발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서울 도심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용산공원 일부 부지와 주변 반환 부지에 총 10만가구의 주택을 짓고 전량 청년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용산공원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의 개정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정부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다. 법 개정과 함께 공원부지내 공공주택용지 지정은 지자체 동의 없이도 정부가 할 수 있다.

용산공원부지에 일반분양주택 공급은 절대 금물

이제와 생각해 보면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이 용산공원 본체부지를 공원으로만 조성하도록 한 역사적, 사회적, 도시계획적 맥락과 배경은 당시로선 타당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서울은 부동산지옥을 방불케 할 만큼 극심한 주거난에 신음 중이다.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선 대량의 주택공급이 필요한데 정비사업은 주택순증효과는 적고 전월세난 및 주택가격 폭등 등의 부작용이 너무 크다. 문제는 서울에 주택을 지을 땅이 없다는 것인데 용산공원부지가 최적의 주택공급지로 부상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용산공원부지가 모든 면에서 최적의 주택공급입지라는 건 설명할 필요가 없을만큼 자명하다. 용산공원부지는 서울 3대 일자리인 광화문 및 종로, 강남, 여의도와 모두 가까운데다 교통 인프라도 최고다.

더구나 국공유지이기 때문에 정부가 대안적 주택을 대량으로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고, 먼 훗날 주택공급 필요성이 소멸하면 다시 공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용산공원부지의 25%인 75만㎡위에 평균 주택 면적 60㎡, 용적률 800%를 주면 대략 10만 채의 공공주택 공급이 가능하다. 만약 용산공원부지 전체에 공공주택을 공급한다면 40만채를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40만채는 분당신도시 4개 규모다. 또한 한해 평균 서울에서 입주하는 공동주택이 5만호 안팎임을 감안할 때 8년치 물량이다.

만약 용산공원부지에 무주택자와 청년들을 위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최소 10만호 이상 공급할 수만 있다면 서울시의 주거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정책사에서도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용산공원부지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할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몽골기병의 속도로 집행해야 한다. 그런 혁명적 조치 없이는 서울 등의 주택문제는 해결할 길이 없다.

<오마이뉴스 2026.08.19>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