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말이 아니라 정책이 말하게 해야
![[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망국적 투기 타파하겠다는 대통령의 호언장담, 믿어도 될까? [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망국적 투기 타파하겠다는 대통령의 호언장담, 믿어도 될까?](https://archivenew.vop.co.kr/images/1812aa30a3115891f596d208ed3743f3/2026-08/1787623862_K0ZYRW2S_334.jpg)
이재명 대통령이 또다시 부동산 관련해서 강력한 메시지를 냈다.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타파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그것이다. 이 대통령은 조세정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이미 상반기에 이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수차 냈지만, 뒤이은 정책들은 말과 상반되는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시장은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정책에 반응한다.
또다시 부동산투기 관련해 엄포 놓는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민주권 정부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이라며 “금융·세제 개혁은 물론이고 주택 공급 물량 확대와 신속한 공급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투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조세제도를 조세 정의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시정할 것”이라며 위와 같이 적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다음 세대의 희망을 위해 부동산 투기 ‘폭탄 돌리기’와 잃어버린 30년의 위험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은 공급책에 있어서는 “주택 건설 조기 확대는 반드시 시행한다. 수도권과 서울은 2022년부터 3년 이상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급감했는데, 구청장에게 500세대 이하 규모의 인허가권을 부여하는 등 조기 인허가와 착공에 최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토장관 표현대로 ‘공급을 못 해 미친’ 것처럼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을 늘리겠다”며 “국무총리가 매일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청와대도 정기 점검을 실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언론 기사에 나온 ‘내년 1분기 한은 금리 3.5% 예상’ 부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금리는 정부가 관여하지 않으며 관여도 못 하게 돼 있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금리 정상화를 가로막던 저성장이 신속하게 극복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말과 대척점에 있는 부동산정책들
이 대통령의 말은 나무랄 데가 없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말을 이미 너무 많이 해서 효능감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지난봄 이 대통령은 ‘부동산공화국 혁파’와 ‘표 계산 없이 집값을 잡겠다’는 등의 강력한 메시지를 수차 발한 바 있다. 당황스러운 것은 대통령의 말과 실제로 나온 정책들이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등을 돌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게 세금 정책과 공급 정책이다.
이재명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8·2세제개편안은 구윤철 경제부총리의 발언으로 요약된다.
한 방송에 출연한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8·2세제개편안을 통해)30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거의 세 부담을 줄여줬다. 이게 99% 정도 된다”며 “상위 1%만 과세를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도 줄어들고 나중에 팔 때 양도세도 줄여줬다. 둘 다 올린 게 아니라 둘 다 내려줬다”고 강조했다.
8·2세제개편안이 사실상의 감세정책이라는 말인데, 서울 아파트 시장이 온통 불바다인데도 강남과 서초를 제외한 서울 전역의 기대수익률을 오히려 높여줄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참고로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14.73%다. 이는 역대 정부의 집권 초기 1년과 비교해 가장 높다. 심지어 부동산R114가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1년간의 시세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서울 광진구·동작구·중구·강동구·성동구 등 비강남권 일부 지역의 상승률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더 충격적인 건 민주당이 사실상의 감세안이라 할 8·2세제개편안도 과하다며 적극 조정할 의사를 피력하자 세제 당국이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상향 여부, 세 부담 상한 축소 등에 관한 검토에 착수했다는 사실이다.
세금을 통해 기대수익률을 낮출 용기가 없으면 적어도 서울에 공급 쓰나미라도 일으켜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용산공원 예정부지조차 오세훈 서울시에 끌려다니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도 오세훈 서울시의 반대에 막혀 진척이 없다. 일단 서울 요지에 위치한 국공유지에 공공주택을 퍼부어야 무주택자들이 구축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대기할 텐데 이 정부는 무주택자들을 대기수요로 대거 이동시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데에도 실패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서울은 매매가와 전세가와 월세가가 동시에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집 가진 사람과 집 없는 사람 모두에게 손가락질 당하고 있는 것이다.

혁명적 정책들을 투사하지 않으면 만사휴의
사족을 덧붙이자면 대통령이 한 발언을 보건대 대통령은 금리가 서울 등의 아파트 시장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물론 금리는 중요하고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금리가 부동산 시장 가격을 극적으로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상방이 열려 있어야 하고 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폭력적이어야 한다.
2022년 하반기와 2023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 폭락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2021년 10월 12일에 0.75%였던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13일에 3.50%까지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상방이 열려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예상하는 기준금리 상단이 3.5%에 불과하며 이미 상당 부분은 시장금리에 반영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투자 수익과 일부 대기업의 높은 성과급 등으로 자금 여력이 커진 수요층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결국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서울 등의 아파트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강력한 세제 정책과 대안적 공급 정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제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이 한 말들을 현실화시킬 정책들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펼쳐야 한다. 말은 이미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