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언론 민들레]
서울 아파트 시장이 극심한 비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세부담 증가가 집중될 것으로 예고된 강남과 서초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한 반면 외곽 지역은 상승을 거듭 중이다. 올해 들어 서울 외곽지역의 누적 상승률은 충격적인 수준인데, 신고가를 갱신하는 아파트 단지들도 속출 중이다. 대통령이 강남 집값 급락에 주목하는 사이 서울 집값 안정의 중핵이라 할 비강남의 집값은 불타오르고 있다.
강남과 서초만 하락한 서울 아파트 시장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다섯째 주(8월3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22% 상승했다. 상승폭은 8월 셋째 주(0.22%)와 넷째 주(0.29%) 연속 확대되다 다시 축소로 돌아섰다.
세제개편안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큰 강남2구(강남·서초)는 4주째 약세를 이어갔다.
강남구(-0.41%)는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해 전주 대비 낙폭을 0.3%포인트 키웠고 서초구(-0.23%)는 반포·잠원동 중심으로 하락하며 내림폭을 0.18%포인트 확대했다. 함께 강남3구로 묶이는 송파구(0.01%)도 전주 대비 오름폭이 0.08%포인트 축소되며 보합에 근접했다.
반면 성북구(0.54%), 중랑구(0.52%), 노원구(0.50%), 강북구(0.45%), 강서구(0.45%), 관악구(0.43%), 동대문구(0.42%), 구로구(0.41%) 등 중위권 이하 지역은 강세를 유지했다.
경기(0.19%)는 전주 대비 상승폭이 0.04%포인트 축소된 가운데 수원시 영통구(0.65%), 성남시 중원구(0.54%), 성남시 분당구(0.53%)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인천은 0.01% 올랐고 수도권 전체로는 0.17% 상승했다.
비수도권(0.01%)에서는 4대 광역시(0.01%)와 전남광주(0.04%), 7개 도(0.01%)는 상승했고 세종시(-0.03%)는 하락했다.
전국 매매가격은 평균 0.09% 올랐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직전 주 대비 0.10% 상승했다.
서울(0.21%)은 일부 단지에서 가격 조정된 거래가 체결되는 가운데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상승했다. 상승폭은 직전 주(0.22%)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강남구(-0.13%)는 대치·압구정동 중심으로 하락해 한 주 만에 다시 약세로 전환했고 서초구(-0.10%)는 신규 입주 물량 영향으로 3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성북구(0.38%), 강북구(0.38%), 노원구(0.37%), 금천구(0.37%) 등 중하위권 전세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0.16%)에서는 광명시(0.40%), 성남시 분당구(0.39%), 의왕시(0.33%) 등의 전세 상승률이 높았고 인천은 0.19% 올랐다. 수도권 전체로는 0.18% 상승했다.
비수도권(0.04%)은 4대 광역시가 0.05%, 세종시는 0.06%, 전남광주는 0.01%, 7개 도 지역은 0.04% 각각 올랐다.

올해 들어 로켓처럼 폭등 중인 서울 외곽의 아파트 가격
강남과 서초가 주춤할 뿐 서울 중하위 지역에서는 강남권과는 완연히 다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는 한 주간 0.54%, 중랑구는 0.52%, 노원구는 0.50% 올랐다. 강북구와 강서구도 각각 0.45% 상승했고 관악구 0.43%, 동대문구 0.42%, 구로구 0.41% 등도 0.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부분 전주보다 오름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다.
특히 지난주 성북구와 강북구는 관련 통계가 공표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약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누적 상승률에서도 지역별 온도 차가 확인된다. 성북구는 올해 들어 13.05%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로구 10.69%, 강서구 10.59%, 서대문구 10.45%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노원구는 9.97%, 관악구 9.95%, 동대문구는 9.81% 올랐다. 강남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 1.43%와 격차가 크다.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비강남권역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총량관리 3% 확대, 보금자리론 소득자격 인정요건 기준완화 등 2030세대 무주택자들에게 완화적인 금융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만큼 15억 이하의 중하위 지역들이 서울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순환매 현상’은 강남과 별개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고가! 신고가! 신고가!
사정이 이렇다보니 역사적 신고가를 갱신하는 단지들도 쏟아지고 있다.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아트리치는 지난달 12일 59㎡가 12억6000만원(8층) 최고가를 기록했다. 동대문구 전농동의 전농우성 59㎡ 또한 지난달 22일, 직전달 거래 대비 3000만원 높은 신고가인 8억8000만원(8층)에 새 주인을 만났다. 중랑구 중화동의 한신아파트는 지난달 10일 84㎡가 10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뒤 현재 일반 매물의 호가가 10억을 넘는다.
또한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84㎡는 최근 19억 1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15억 3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무려 3억 8000만원(24.8%) 오른 것이다. 같은 동 길음뉴타운6단지래미안 전용 84㎡도 지난달 15억 4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동대문구와 구로구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아파트 전용 95㎡는 지난달 31일 9억 8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 전용 59㎡도 지난달 28일 9억 500만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보다 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비강남 못잡으면 만사휴의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일부 수정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엑스(X·옛 트위터)에 “공격적인 강성 주장만이 아니라 정책 내용 전체를 살펴보고, 강남 등지의 주택가격이 지금 왜 급락하고 있는지 그 이유도 살펴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유감스럽게도 대통령의 눈에는 조정을 받고 있는 강남만 보이고 올해 내내 활화산처럼 불타오르는 비강남지역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일(3일) 기준 강남3구의 매물 수는 2만6268건으로 1달 전(2만2182건) 대비 18% 늘었다. 한 달 사이 ▲강남구 9453건→1만1194건 ▲서초구 7630건→9048건 ▲송파구 5099건→6026건 등으로 일제히 매물이 늘었다.
1년 전(1만6298건)과 비교하면 매물 증가폭은 61%에 이른다. 1년 전에 비해 서초구는 69%, 강남구 65%, 송파구 45%씩 매물이 급증했다.
반면 대출 접근성이 높은 15억원 아래 중저가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중랑구(-55.3%), 강북구(-50.9%), 성북구(-48.7%) 등 외곽지역에서는 매물 수가 1년 전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지금의 시장상황과 앞으로의 시장상황을 잘 보여주는 데이터다.
기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평당 3억원을 넘어도 상관이 없다. 세금만 제대로 낸다면 말이다. 관건은 비강남지역 아파트들의 가격 안정이다. 여기에 실패하면 결국 주권자들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평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