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드라이브 거는 민주당…집값 안정 포기했나

[시민언론 민들레]

민주당이 사실상의 감세안이라 할 8·2세제개편안도 과하다며 적극 조정할 의사를 피력하자 세제 당국이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상향 여부 등에 관한 검토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가뜩이나 구멍이 숭숭뚫린 세제개편안을 거의 누더기로 만들 작정인 것처럼 움직이는 중이다. 온갖 세부담 감면 방안들이 백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움직임을 보고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시장은 예민하게 반응 중이다. 전례없이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는 와중에도 감세에만 혈안인 민주당을 보고 있자니 어안이 벙벙하다. 민주당은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안정을 거의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1년 8개월도 남지 않은 총선에서 얼마나 무시무시한 후폭풍이 민주당을 휩쓸지 모르겠다.

민주당 아우성에 종부세 감세 방안 들여다보는 재경부

2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전날 고위당정협의회 결과를 바탕으로 종부세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공제 범위에 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 공제를 정부안의 9억원에서 현행 12억원으로 되돌리거나, 실거주자와 동일하게 14억원까지 상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정부와 청와대가 그간 ‘실거주 원칙’을 강조해온 만큼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 공제를 정부안보다 상향하되 실거주자와는 차등하는 12억원 수준에서 절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당국자는 “비거주 기본공제를 14억원으로 높이는 것은 거주와 비거주를 차등하는 원칙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부 공동명의 기본공제를 각각 9억원으로 유지한 상황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 금액만 도로 상향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 사안은 청와대의 최종 판단에 달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앞서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에서 1세대 1주택자의 기본 공제 금액을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면서,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축소했다.

실거주에 혜택을 줌으로써 주택은 사는 곳(Buying)이 아닌 거주하는 곳(Living)이라는 인식을 확립하기 위한 취지였다.

감세 드라이브 거는 민주당…집값 안정 포기했나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당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8.23, 연합뉴스

민주당의 관심은 오직 부자감세 뿐

그러나 세법 개정안 발표 이후, 이사가 많고 전세살이가 보편화한 우리나라 실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게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정부도 부득이한 사유 등으로 비 거주할 시 그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지만, 이런 사유 역시 취학, 직장 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으로 열거돼 실제 현실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부모가 손주 돌봄을 위해 다른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자녀 학업을 위한 전세살이 등을 포괄할 수 없다는 게 주된 주장이다.

이에 정부는 비거주 기본공제 금액 상향과 함께 부득이한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다만 이는 국회 의결이 필요하지 않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비거주 하는 것이 합리적인 부분에는 과감하게 거주로 전환해서 문제를 해결해 드리려고 한다”며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서 보다 더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 부담 상한선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정부안은 종부세율 인상 효과가 반영되도록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리기로 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 종부세 증가 충격을 최대한 완화하기 위해서는 세 부담 상한선이라도 150%로 유지해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를 반영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이다.

정부가 최종 조율을 거쳐 세법 개정 정부안을 수정하는 경우 법제처의 해석과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부동산 개편안과 관련한 천차만별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정부안을 기존대로 제출한 후 국회에서 심층적으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전날 고위당정회의 모두발언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 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세제 개편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부담 상한선, 공정시장 가액 비율 변경 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종부세 ‘역시 똘똘한 한채’ (PG). 연합뉴스

감세 드라이브 건 민주당에 시장은 반색?

24일 업계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에게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당정 간 논의가 진행될 경우 고가 주택이 많은 서초·강남구에서는 기존에 세 부담을 고려해 내놓은 급매물을 거두거나 앞서 이전 시세 대비 낮췄던 호가를 상향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물이 거의 하루에 10건 이상 나왔다가 1∼2주 지나 여당에서 비거주 1주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좀 지켜보면서 가격을 조정하자’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어제 고위당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문의가 없지만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1억∼2억원 올리겠다는 반응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당장 매물을 거두겠다는 문의는 없었지만 주말에 고위당정 논의 발표를 보고 매도자들이 고민했을 것이고 하루 이틀 지나면서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등 여론을 반영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함에 따라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한 급매물 출회 흐름이 둔화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사진은 24일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2026.8.24,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이 주장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면 철저하게 실거주자에게 세제상 이익을 주는 쪽으로 설계된 이번 세제개편안의 틀에 일정 부분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위축된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이같은 ‘세 부담 완화’ 시그널의 영향으로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개편안의 강도가 일부 완화된다는 기대감이 생기면 지금과 같은 매물 출회가 줄고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가격 조정이 수그러들 수도 있다”며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고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뚜렷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서는 향후 예상되는 세 부담을 피하고자 호가를 낮춰 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강남구 압구정현대 1·2차 전용 198㎡ 3층 매물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전인 7월13일 119억원에 등록됐으나 발표 이후인 이달 8일에는 같은 면적 2층 매물이 92억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인 8월 둘째 주 0.02%, 서초구는 0.04% 각각 하락해 약세로 전환한 뒤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세제 방향에 일관성이 결여되면 혼란과 불만을 가중할 것이라고 지적도 나온다.

대치동 공인중개사는 “앞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발표할 때도 앞으로는 유예나 완화가 없다며 팔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하더니 불과 몇 달 만에 기조를 바꾸지 않았나”라며 “정부 정책을 믿고 집을 판 사람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반복되니 시장에는 정부 불신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강남 3구의 한 아파트 단지

고양이만도 못한 세제개편안조차 형해화시키려는 민주당

주지하다시피 서울 아파트값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폭등을 거듭해 왔다.

21일 서울시가 한국부동산원이 공표한 2026년 6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 동향과 아파트 거래 통계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50%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1년 6월(2.44%)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작년 6월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값은 1년 만에 13.79% 폭등했다.

최근 5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 및 변동률 추이, 자료 : 서울시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재명 정부는 세제를 강화해 서울 아파트 소유에 따른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요지에 공급폭탄을 퍼부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 방송에 출연한 구윤철 경제 부총리는 “(8·2세제개편안을 통해)30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거의 세 부담을 줄여줬다. 이게 99% 정도 된다”며 “상위 1%만 과세를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도 줄어들고 나중에 팔 때 양도세도 줄여줬다. 둘 다 올린 게 아니라 둘 다 내려줬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이는 8·2세제개편안이 사실상의 감세정책이었다는 자백이다.

세금을 실효적으로 정상화시킬 배포가 없다면 서울 등의 요지에 공공주택 공급폭탄이라도 퍼부어야 하건만 정부는 용산공원예정부지조차 오세훈 서울시에 끌려다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제 민주당까지 나서서 호랑이는 고사하고 고양이에도 미치지 못하는 세제개편안을 사실상 형해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쯤되면 민주당이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안정을 포기하고 집값 폭등에 올인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만약 그렇다면 민주당은 당강령 전문에 나오는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고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를 원한다”는 문구부터 삭제해야 할 것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만나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를 협의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과 관련해 당 차원의 여론조사 추진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내 용산어린이정원의 모습. 2026.8.20. 연합뉴스

<민들레 2026.08.24>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