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1년 만에 약 14.7% 상승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는 KB부동산이 집계한 수치로는 198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정부 출범 초기 1년 가운데 최고의 상승률이다. 전세와 월세도 무섭게 상승했다. 이른바 트리플 강세장인데 무주택자들에겐 재앙과도 같은 일이다. 하지만 ‘계곡 정비보다 부동산 잡는 게 쉽다’던 대통령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서울 집값을 잡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세금은 오히려 깎아주고 공급은 말 뿐이니 말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파죽지세로 우상향하는 서울 아파트값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14.73%다. 이는 역대 정부의 집권 초기 1년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 1년 9.41%, 노무현 정부 초기 1년 11.68% 상승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다른 조사에서는 서울이 15% 이상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R114가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1년간의 시세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15% 이상, 전국 아파트 가격은 약 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 조사에서는 서울 광진구·동작구·중구·강동구·성동구 등 비강남권 일부 지역의 상승률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도 성남·광명·하남·안양·용인·과천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10% 이상 상승했다.
한편 KB부동산 등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줄곧 상승 곡선을 그리며 이달 10일 기준 16억 739만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6억원 선을 돌파했다. 중간 수준의 집값을 보여주는 중위가격도 가파르게 올라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12억 9167만원으로 1년 새 무려 24.2%(2억5167만원)이나 상승했다.
이번 상승의 핵심은 서울과 수도권, 특히 서울 아파트에 상승세가 집중됐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지방 주택시장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만 강하게 오르면서 지역 간 가격 격차가 커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 자료에서도 상위 20%와 하위 20% 아파트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전 11.6배에서 1년 뒤 13.4배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지방, 고가와 중저가 주택 사이의 자산 격차가 커졌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전세와 월세도 덩달아 뛰어
문제는 매매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KB부동산 기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77% 상승했다. 월세 역시 8.99% 올라 KB 월세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후 주요 정부 출범 초기 1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상승은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일부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매가와 전세가와 월세가가 모두 상승하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장’이다. 무주택자에겐 지옥이나 다름 없는 시간들이다.
세금폭탄은 고사하고 오히려 감세에 착수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이재명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8·2세제개편안은 구윤철 경제부총리의 발언으로 정리가 된다.
한 방송에 출연한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8·2세제개편안을 통해)30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거의 세 부담을 줄여줬다. 이게 99% 정도 된다”며 “상위 1%만 과세를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도 줄어들고 나중에 팔 때 양도세도 줄여줬다. 둘 다 올린 게 아니라 둘 다 내려줬다”고 강조했다. 8·2세제개편안이 사실상의 감세정책이었다는 실토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 큰불이 났는데 기대수익률을 낮출 증세 대신 감세를 한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하다.
더 놀라운 건 민주당이 사실상의 감세안이라 할 8·2세제개편안도 과하다며 적극 조정할 의사를 피력하자 세제 당국이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상향 여부, 세부담상한 축소 등에 관한 검토에 착수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은 가뜩이나 구멍이 숭숭뚫린 세제개편안을 거의 누더기로 만들 작정인 것처럼 움직이는 중이다. 이쯤되면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 아니라 초부자들을 위한 정당이라고 봐야 옳다.
‘닥치고 공급’은 선언에 불과했던가?
‘세금폭탄’을 퍼붓지 못하겠으면 ‘공급폭탄’이라도 투하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용산공원예정부지조차 오세훈 서울시에 끌려다니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도 오세훈 서울시의 반대에 막혀 진척이 없다. ‘닥치고 공급(닥공)’이라던 이재명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무색한 지경이다. 시장은 서울 요지에 있는 국공유지에 얼마나 많은 주택이 공급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이재명 정부는 그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야 대기수요가 구축시장에 몰릴 수 밖에 없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서울 아파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세금과 공급이 동시에 파격적으로 집행되어야 옳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세금은 깎아줄 궁리만 하고 공급은 무척 소극적이다. 도대체 서울 집값을 잡을 마음이 있는 정부와 정당이 아니다.
